기업은 만들어 키우기도 힘들지만 수성(守城)이 더 힘들다. 대기업 총수들이 평생을 바쳐 키운 회사를 이어받을 후계자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폭넓은 현장 경험과 해박한 경제 · 경영 지식을 바탕으로 전문경영인 못지않은 능력을 키우는 게 후계자 교육의 관건이다.
몇 년 전 일이다. 국내 한 이미지컨설팅 회사에 한화그룹 비서실 사람들이 비밀리에 찾아왔다. 당시 한화 측은 이미지컨설팅 회사에 “김승연 회장 일가를 미국 명문가인 케네디 가문처럼 만들고 싶다”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실제 ‘현대판 귀족’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배경이 좋다. 한국화약 설립자인 부친 고(故) 김종희 회장으로부터 그룹을 물려받은 데다 장인은 서정화 전 내무장관이다. 게다가 경기고, 미국 멘로대 경영학과, 드폴대학원 국제정치학과 졸업이라는 화려한 학력까지 붙어 있으니 그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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