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의 위기가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로 번지면서 세계 경제의 ‘슈퍼 파워’ 미국이 기우뚱거리고 있다. 순망치한이라고 했던가. 미국의 대안 격이라던 유럽연합(EU) 국가나 중국 등도 미국발 위기의 폭풍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들 나라는 오히려 미국보다 혹독한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세계은행은 2009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0.9%로 예상했다. 유례 없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한국 경제가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나라인데,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사정이 여의치 않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3대 선진 경제권은 마이너스 성장이 예견되는 판이다.
그렇다고 내수가 탄탄한 것도 아니다. 세계 여느 나라처럼 한국도 수요가 실종 상태다. 다들 어렵다고 난리고 생존이 절체절명의 과제로 떠올랐다. 기업이고 개인이고 ‘현금이 최고’라며 움츠러들어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자포자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세계 각국이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제 정책에서 엇박자를 내거나 삐걱대던 예전 모습은 거의 볼 수 없다. 유례 없는 위기에 유례 없는 공조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다들 돈을 왕창 풀고 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내리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 예측으로 유명해진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말처럼 ‘이례적이고 미친 듯이’ 움직이고 있다.
실물경제의 위기는 이제 시작이라고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돈의 힘으로 주가가 오르는 ‘유동성 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 시중에 풀린 돈이 증시로 몰려 주가가 크게 반등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09년 부동산 시장 전망도 아직 불투명하다.
미분양 아파트는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없다. 탄탄하다는 건설사도 정부의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따내야 겨우 먹고 살 지경이다. 다급해진 정부는 참여정부 때 만든 각종 규제를 걷어내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쌩쌩 불지만 주식시장처럼 이른 시간에 되살아날 것이란 낙관론을 펼치는 사람도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을 곰곰이 되새겨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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