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동산에 중기의 젊은 아내 지영과 노부인이 나란히 앉아 있다. 둘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이때 이 세상 사람인 중기가 불쑥 나타나 재혼한 아내에 대한 푸념을 한다. 중간에 노부인의 살아 있는 남편도 등장한다. 노부인은 “이 영감탱이 또 왔네. 왜 자꾸 오고 그래?”라고 말하면서도 흐뭇한 표정이다.
공연 제작업체 연극열전의 연극 의 한 장면이다. 이 작품은 아내의 무덤을 찾아가 하소연하는 남편의 삶과 사랑,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젊은 부부의 이야기가 지나치게 심각해질 때면 등장하는 노부부의 맛깔스러운 연기가 극의 재미를 더한다.
젊은 시절 수도 없이 바람을 피운 노인은 아내가 죽은 후에야 잘 보이려 애쓴다. 그의 외도에 숱하게 상처를 받다 저 세상으로 떠난 노부인이 그의 애교를 퉁명스럽게 받아 친다. 이 연극을 관람한 인테리어 디자인업체 진디자인의 백남진(52) 대표는 이 노부부의 연기를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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