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양심과 품위를 가지고 의술을 베풀겠노라.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나는 의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노라.’(히포크라테스 서약 중에서)
지난 6월 25일 거창에서 만난 노(老)의사들은 그 서약을 가슴에 품고 있었다.
6월 25일 토요일 오후 5시10분, 경남 거창군 종합사회복지관. 마지막 진료를 마친 14명의 한국전립선협회 소속 의사는 파김치가 되어 있었다. 이들은 8시간 동안 식사시간 30분을 제외하고는 쉬는 시간 없이 진료했다. 이날 이들이 전립선 검진을 한 노인은 665명. 몸은 힘들었지만 의사들의 표정은 밝았다. 사회복지관을 나와 각자 집으로 향하기 전 의사들은 다음 무료진료 행사에서 다시 만나자며 작별인사를 나눴다.
전립선협회 소속 의사들은 지난 9년간 대형병원과 보건소가 없는 지역만을 찾아다니며 인술을 펼쳤다. 지금까지 19번이나 이 같은 행사를 진행했지만 소문나는 것이 싫어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 전립선협회를 이끌고 있는 권성원(71) 차의과학대학 비뇨기과 교수는 “한국에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곳이 너무 많다는 데 놀라 이 일을 시작했다”며 “다행히 좋은 일이라며 같이 해보자고 나선 동료들이 있어 봉사를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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