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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SSAN PATHFINDER - 가족을 위한 전용 제트기 

 

김태진 포브스코리아 전문기자
주말 캠핑족 겨냥한 닛산 패스파인더는 가솔린 엔진의 정숙성과 넉넉한 실내가 장점이다.

▎캠핑족을 타깃으로 한 패스파인더는 경쟁 모델 대비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주말에 아파트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떠나는 캠핑족을 잡아라.” 한국 닛산이 새해 첫 차로 내놓은 ‘패스파인더’는 캠핑과 레저 붐을 겨냥한 차다. 7명이 탈 수 있는 SUV로 넉넉한 힘과 넓은 실내공간, 고급스런 편의장치를 갖춘 모델이다. 닛산이 주장하는 패스파인더의 콘셉트는 ‘가족을 위한 전용 제트기’다. 넉넉한 공간과 편안한 승차감, 다양한 편의장치로 탑승객을 목적지까지 편안하게 이동시킨다는 의미다. 이런 개발 콘셉트에 맞춰 실내공간의 활용도가 높고 디자인도 큰 덩치에 비해 날렵하다.

이 차는 미국 시장을 겨냥해 1986년 처음 나왔다. 이번에 출시된 모델은 4세대로 승용차 감각의 크로스오버와 대형 SUV의 장점을 집약한 게 특징이다. 4세대로 진화하면서 기존 모델보다 중량을 줄이기 위해 승용차에 주로 사용하는 차체(유니바디)를 기반으로 설계했다. 무게를 다이어트하면서도 실내공간과 적재용량을 손해보지 않게 하는 신기술이다.

2012년 10월 미국에서 출시된 이후 북미 시장에서 지난해 연말까지 11만 대 이상 팔린 인기 모델이다. 미국에서는 중형 SUV에 속하지만 국내에서는 대형 SUV로 분류될 만큼 덩치가 크다. 길이 5010㎜, 폭은 1960㎜, 높이는 1770㎜로 현대차의 7인승 SUV인 맥스크루즈를 압도한다. 차체가 큰 만큼 실내공간도 여유가 있다. 성인 7명이 타도 비좁지 않다. 캠핑처럼 짐을 많이 실을 때면 3열 시트를 접으면 넓은 수납공간이 마련된다.

이 차는 닛산의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 JX와 이란성 쌍둥이다. 파워트레인(동력장치)과 차체가 같다는 얘기다. 인피니티 JX는 디자인이 더 역동적이고 고급 브랜드답게 가죽이나 플라스틱에서 고급 소재를 사용했다. 그래서 1000만원 이상 더 비싸다. 현대 쏘나타와 그랜저가 파워트레인과 차체는 같지만 디자인·인테리어에서 고급감 차이가 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패스파인더의 외관 디자인은 닛산 특유의 음양이 도드라진 역동적인 곡선이 돋보인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는 큼직하고 앞뒤 바퀴를 감싼 휀더는 불룩 솟아 눈길을 끈다. 곡선으로 매끄럽게 떨어지는 후면은 지붕과 이어진 형태의 리어 스포일러를 달았다. 존재감이 돋보이는 20인치 커다란 휠에 타이어를 신겼다.

실내는 계기판부터 대시보드까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단정하게 정리돼 있다. 각종 스위치에 새겨진 그림만 봐도 어떤 기능인지 쉽게 알 수 있게 했다. 편의장치는 한국인이 선호하는 옵션을 대부분 갖췄다. 안 달린 기능이 별로없을 정도다. 차체 주변 360도를 화면에 띄워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 13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오디오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1열 시트에는 냉난방 기능을 달았고 핸들에는 요즘 인기인 열선을 갖췄다. 가파른 언덕길에서 출발할 때 차량이 뒤로 밀리는 현상을 방지하는 ‘힐 스타트 어시스트’은 기본이다. 타이어 공기압 경보 시스템(TPMS)에는 재미난 기능이 달려 있다. 공기 압력이 부족하면 방향지시등이 더 빨리 깜빡이고 경적음이 울린다.

파워트레인은 닛산의 주특기인 6기통 V6 엔진과 무단변 속기(CVT)의 조합이다. 3.5ℓ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263마력, 최대토크 33.3㎏.m를 낸다. 동력전달 시스템은 전륜 2륜구동(2WD)과 4륜(4WD Lock)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기상 및 도로 조건에 따라 로터리 스위치를 돌려주면 된다.


▎패스파인더는 넉넉한 공간과 편안한 승차감이 돋보인다.
2WD 모드는 앞바퀴에 구동력을 100% 전달해 도심이나 고속도로 같은 일반적인 주행환경에서 연비를 높일 수 있게 했다. 4WD Lock 모드는 앞·뒷바퀴의 구동력 배분을 각각 50%로 고정한다. 눈길이나 자갈길, 비포장 도로 같은 험로에서 접지력을 극대화한다. 복합연비(도심 7.9㎞/ℓ, 고속도로 10.4㎞/ℓ)는 8.9㎞/ℓ로 경쟁 모델보다 좋다.

보트 견인 가능한 ‘트레일러 토우’ 달아

캠핑 레저용 차량에 알맞는 장치들도 돋보인다. 우선 넓은 적재공간으로 변신시키는 시트접이 장치다. 2열 시트는 등받이 조절 각도와 앞·뒤 이동거리가 상당히 클 뿐 아니라 2가지 방법으로 접힌다. 첫째는 등받이와 밑판이 ‘V’자로 포개지면서 시트가 앞으로 이동해 3열로 들어가는 통로가 넓어진다. 타고 내리기 편리한 기능이다. 또 2열 좌석에 유아용 카시트를 설치해 둔 상태에서도 3열에 편하게 접근 가능하다.

3열 시트는 5대5로 나뉘어 3단계로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머리받이(헤드 레스트)를 떼지 않고 편평하게 접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2열과 3열 시트를 동시에 접으면 산악자전거나 스키용품 같은 큰 부피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다. 보트나 트레일러 등 최대 2270kg까지 견인할 수 있는 트레일러 토우 패키지를 장착한 것도 눈길을 끈다.

이 차의 장점이자 단점은 가솔린 엔진이다. 연비와 토크를 중시하는 한국 소비자의 트렌드는 디젤 SUV다. 하지만 조금씩 가솔린 엔진의 정숙성과 부드러움으로 쏠리는 소비자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가솔린 엔진의 연비 향상 기술이 발전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평일 짧은 시내주행, 주말 고속도로 여행용으로 쓸 경우 동급 7인승 SUV 디젤 모델에 비해 실제 연비 격차가 20% 정도에 불과하다. 수입 7인승 디젤의 연비는 10∼11.5㎞/ℓ 수준이다. 대신 가격은 5290만원으로 동급 디젤 모델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지난해 일본 차는 독일 차에 밀려 부진했다. 일본 빅3인 도요타·혼다·닛산 모두 합쳐 2만2042대를 팔아 수입차 시장 비중은 14%에 그쳤다. 전년 대비 점유율은 5%포인트나 빠졌다. 이런 부진 속에서도 닛산(인피니티 포함)은 전년 대비 점유율을 소폭 높이며 선전했다. 2012년 2398대를 판매하며 1.8%의 점유율을 보였던 닛산은 지난해 3061대를 팔아 2%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올해는 패스파인더를 비롯, 인피니티의 대표 모델인 Q50을 2월에 출시하면서 상반기 신차몰이에 나선다. 다케히코 키쿠치 한국닛산 사장은 “패스파인더는 미국에서 호평받은 차량으로 최근 한국 고객이 주말 캠핑을 선호하는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맞춰 월 50대 판매가 목표”라고 말했다.

201402호 (201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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