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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PIECES | PERPETUAL CALENDER - 달력을 품은 시계 

 

글 김현경 포브스코리아 기자
퍼페추얼 캘린더는 윤년을 조정할 필요 없이 2100년까지 요일과 날짜를 알려준다



기계식 시계는 왜 가격이 비쌀까? 그 값어치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우선 길게는 100년을 넘는 브랜드 역사를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는 역사적 순간과 늘 함께했다. 또한 끊임 없는 기술혁신으로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고 디자인 혁신을 통해 시공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구현한다. 포브스코리아는 기계식 시계의 다양한 기능을 심도 있게 다루는 연중기획을 마련했다.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기술과 섬세한 디자인이 시계장인의 손에서 어떻게 태어나는지 시계의 세계로 떠나보자.

시계의 기본적인 임무는 시간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시계는 다양한 기능을 장착했다. 소리로 시간을 알려주는 미닛 리피터, 밤에도 조명 없이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야광 핸즈, 손목의 움직임으로 태엽이 감겨 동력을 만드는 오토매틱 시계, 방수 기능의 다이버 시계, 날짜와 요일을 보여주는 캘린더 시계 등이 그것이다. 그중 캘린더는 기본 기능에 속한다.

1898년, 파텍필립은 시계 브랜드 최초로 회중시계에 캘린더 기능을 도입했지만 보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외면했다. 이후 손목시계가 개발되고 캘린더 기능을 넣었지만 달이 바뀔 때마다 시간을 셋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1925년, 파텍필립은 날짜와 시간이 저절로 바뀌는 ‘애뉴얼 캘린더 시계’를 개발했다. 하지만 매년 2월 28, 29일에는 날짜를 조정해야 했다. 파텍필립은 1941년 윤달에 상관없이 메커니즘에 따라 스스로 날짜를 표시하는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를 선보였다.

애뉴얼 캘린더와 퍼페추얼 캘린더는 언뜻 보면 같은 기능처럼 보이지만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는 요일, 날짜 창, 문페이즈 등 훨씬 복잡한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갖고 있다.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정확히 365일 5시간 48분 46초. 태양력에서는 365일에서 추가되는 시간을 모아 4년마다 한 번 2월을 하루 늘리는데, 이것이 바로 윤년이다. 이에 대처하지 못하는 애뉴얼 캘린더와 달리 퍼페추얼 캘린더는 사용자의 도움 없이 2100년까지 정확한 날짜를 알려준다.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가 날짜와 요일을 표현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다이얼 위의 네모난 창을 통해 날짜는 숫자로, 요일은 알파벳 약자로 표현한다. 예를 들면 월요일은 MON 또는 MO이다. 시계 모델에 따라 날짜와 요일 창을 나란히 배열하거나 3시와 12시 방향으로 분리한다. 둘째는 원형 또는 반원형의 서브다이얼에 숫자를 표시해 시곗바늘이 가리키도록 한다. 서브다이얼은 주로 3시(날짜), 9시(요일), 12시(월) 방향에 있다. 요즘 선보이는 문페이즈 기능은 주로 6시 방향에 자리한다.

문페이즈는 보름달에서 반달(상현달, 하현달), 초승달로 변화하는 달 모양으로 날짜를 알 수 있다. 요즘 시계 브랜드는 달 표면처럼 울퉁불퉁한 텍스처, 반짝이는 별과 함께 서정적으로 표현한 달을 문페이즈로 보여준다.
















201402호 (201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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