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한국에 대한 기대는 해외에서도 크다. 세계적인 상품 투자 전문가인 짐 로저스는 “나의 전 재산을 통일 한반도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시아 컨피덴셜의 창업자인 제임스 그루버는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의 자원과 노동력이 한국의 자본·기술 및 경영 역량과 결합하면 엄청난 시너지가 생길 것이다. 통일 남한은 제2의 독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2050년까지 멀리 볼 필요도 없다. 남북한의 경제 교류가 본격화하면 당장 남한의 잠재성장률이 3.5%에서 5% 선으로 점프할 수 있을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그렇게 10년만 지나도 1인당 국민소득(현재 2만 6000달러)은 4만 달러에 육박하게 된다.북한 개발의 전초기지이자 유라시아 대륙의 관문으로 부각될 남한에는 외국 자본과 인력이 속속 유입되면서 관련 서비스산업이 들썩이고 부동산 가격도 상승할 것이다. 일본식의 디플레는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는 얘기다.이런 기대를 갖게 하는 변화의 단초들이 나타나고 있다. 북한 최고위 권력자들이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북 경제제재의 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남북한 군사 당국자들도 모처럼 만났다. 군사분계선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곤 하지만, 대세는 남북한이 손잡기 위해 뭔가 명문을 찾고 있는 분위기다. 집권 반환점을 도는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도 후반기 승부수로 남북관계 개선을 띄울 공산이 크다. 역대 대통령들도 같은 맥락에서 집권 말기에 남북 정상회담에 집착했었다.내년에는 대북 교역을 전면 중단시켰던 5·24조치가 해제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북한 경제가 이미 시장 시스템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이나 베트남과 유사한 경제의 개혁·개방 노선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본다. 북한 주민들도 인터넷·모바일 세상에 살게 되면서 변화의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도 북한을 끌어안아야 한다. 이념과 명분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남북한 경제 교류시대의 양측 관계의 주도권은 결국 남한 쪽에 기울게 돼 있다. 북한 체제와 집권층의 기득권을 인정하는 형님 스타일을 보여야 한다. 북한은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할 우리의 귀한 자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