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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구글, 다음 주자는 사이아노젠? 

전 세계 스마트폰 OS 시장을 나눠 가진 애플과 구글의 독점 구도를 깨겠다고 나선 벤처기업 사이아노젠의 배짱 두둑한 주장에는 현실성이 있다. 

MIGUEL HELFT 포브스 기자
커트 맥마스터(Kirt McMaster, 46)를 처음부터 진지하게 받아들이긴 좀 힘들다. 자기만의 일정표로 움직이는 그는 회의에 20분이나 늦게 나타나고도 사과는커녕, 늦었다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 블랙진에 치수가 반 정도 작아 보이는 검정 후드티를 입은 그는 갈색 버캔스탁 샌들을 신고 왼쪽 엄지와 오른쪽 새끼손가락에 세트로 보이는 굵은 검은색 반지를 끼고 있었다. 기업가라기보다 해변에서 빈둥대는 IT 괴짜처럼 보였다. 사무실은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있는 납작한 회색 건물에 있다. 배관 상점을 개조한 건물이라 언뜻 보면 벤처회사 사이아노젠(Cyanogen)이 있다는 걸 눈치채기 힘들다.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대담한 책략을 계획 중이라는 사실을 생각해 봤을 때 옷이나 사무실 위치는 계획을 감추기 위해 필요한 위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데 맥마스터는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기꺼이 위장을 걷어내고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 바리톤 목소리로 자신의 임무를 선언했다. “우리는 구글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 버릴 겁니다.”

누군가 시도해볼 때도 되긴 했다. 아이폰이 불을 지핀 모바일 혁명은 새로운 변곡점에 도달하면서 침체하기 시작했다. 현재 25억 대에 달하는 지구의 스마트폰은 2020년까지 60억 대로 증가할 예정이다. 빠르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샤오미 등 새로운 강자가 기록적 속도로 부상했다. 그러나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의 96%는 여전히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가 장악하고 있다. 둘이 벌이는 체스게임에서 우리는 그저 흰색이나 검은색 중 하나를 선택하는 처지다. 맥마스터는 구글과 애플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보다 둘끼리 아웅다웅하는 체스판을 뒤집어 버리고 ‘제3의 길’ 사이아노젠을 제시하려 한다. 6년 전 탄생한 사이아노젠은 구글의 손아귀를 벗어나서도 고성능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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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호 (201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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