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다큐멘터리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127년간의
노력과 결실이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1965년 쏘아 올린 미국의 유인 우주선 ‘제미니 4호’에 탑승한 우주비행사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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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에 발길을 디딘 순간, 관람객들은 쌍무지개 아래에 놓인 7개의 거대한 석상을 담은 사진에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남미 대륙에서 3800km 거리에 위치한 이스터 섬의 동남부 연안에 줄지어 선 불가사의한 석상, 이른바 ‘모아이 거상’의 사진이다. 대륙의 문명에서 철저히 절연된 채로, 이스터 섬의 부족들은 높이 3~10m에 이르는 모아이 거상을 만들었다. 이스터 섬을 방문해 모아이 거상을 카메라에 포착한 이는 미국의 프리랜서 사진작가 제임스 P. 블레어다. 그의 이 작품은 ‘지구와 지구 안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게재돼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문명과 오지를 넘나드는 127년간의 탐험 기록
▎1. 제임스 P. 블레어의 작품 ‘모아이 거상’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게재되며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 2. ‘딥 워커’ 잠수정으로 바다의 바닥을 탐험하고 있는 실비아 얼 박사. 그녀는 100여 건의 탐사 프로젝트를 이끌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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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실린 사진들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지난 12월 12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0년과 2012년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전시회다. 이번 전시회는 6개의 테마, 약 200점의 사진 및 영상으로 꾸며져 지금까지 개최된 전시회 중 가장 큰 규모다. 사진전의 관계자는 “전시를 관람하러 방문하는 이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모습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갈 수 있도록 전시 작품 규모를 늘렸고, 6개의 테마에 200개의 사진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연대순으로 배치하는 등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고 말했다. 작품에 대한 텍스트 설명뿐만 아니라 오디오 설명도 추가돼 고대 문명, 우주, 해양과 같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주제로 관람객들을 친절히 안내한다.이번 전시회 주제는 ‘내셔널 지오그래픽展-미지의 탐사 그리고 발견’이다. 주로 고대 문명과 오지, 우주, 해양에 이르는 기록을 전시한다. 관람객들이 고즈넉해 보이지만 참혹 함을 머금은 듯한 모아이 거상에 빠지려던 찰나, 1965년 쏘아 올린 미국의 유인 우주선 ‘제미니 4호’에 탑승했던 우주 비행사를 발견할 수 있고, 1985년 탐험가 스티브 맥커리가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해 카메라에 담았던 그 유명한 소녀의 눈빛과 마주하기도 한다. 불침선이라 불렸으나 미스터리하게 침몰한 전설의 배, 타이타닉호의 앙상한 뱃머리 사진도 실물처럼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다.전시회의 백미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 소속 탐험가인 실비아 얼 박사가 실제 수중 탐사에 사용했던 실물 잠수정 2구를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딥 워커’라 불리는 잠수정이다. 실비아 얼은 100여 건의 탐사 프로젝트를 이끌며 혁신적인 잠수정을 개발해 ‘바다의 백작마님’으로 불리는 해양 생물학자다. 전시회 말미에 발견할 수 있는 ‘딥 워커’는 그녀가 1998년 국립해양대기청과 협력해 ‘지속가능한 해양 탐사’ 프로젝트를 이끌 당시 사용했던 잠수정이다. ‘딥 워커’ 주위에는 실비아 얼이 진행한 ‘지속가능한 해양 탐사’의 현장 사진까지 있어 그 생생함을 더한다.127년에 이르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발자취는 3월 2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된다. 전시 문의는 02-6263-2621.- 송은지 포브스코리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