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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부문 사장 

“장기투자는 로우볼 ETF, 단기는 일본·영국 관련 ETF 추천” 

글 김영문 기자·사진 오상민 기자
수익률 상위 10개 ETF 중 절반이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이다. 이 중 시장에서도 찾기 힘들다는 인버스 ETF 상품이 3개나 포함돼 있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 트렌드를 잘 잡기로 소문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찾아가 봤다.

“ETF 한 상품 가지고는 수익 내기 힘들어졌습니다. 그만큼 세상이 복잡해졌죠. 단순히 국내 주식시장만을 쫓기에는 우리가 봐야 할 변수가 너무 많다는 소리입니다. 모든 변수를 하나로 만들기보다 차라리 ETF를 여러 개로 나눠 대응한다면 어떨까요?”

중구 을지로 센터원 빌딩에서 만난 서유석(55)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부문 사장은 ETF 시장의 새로운 변화 얘기부터 꺼냈다. 그는 미래에셋증권에서 퇴직연금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011년부터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2012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합병)으로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ETF 사업을 맡고 있다.

현재 국내 ETF 시장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이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브랜드인 ‘KODEX’는 국내 ETF 시장을 일컫는 보통명사처럼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추격 또한 거셌다.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ETF 시장에 몰린 자금 1조9737억원 중 1조5228억원이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흘러들어간 것. 80%에 가까운 자금을 독식한 셈이다. 총 운용자산도 5조원을 돌파하며 시장 입지를 다지고 있는 서 서장을 만나 ETF 시장에 관해 물었다.

국내외 시장에서 ETF 인기가 날로 좋아지고 있다.

전 세계 ETF 시장이 2014년부터 매년 25%씩 성장해왔다. 몇몇 우량주에 집중 투자해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펀드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은 탓이다. 반면 시장 평균 수익률을 추구하는 ‘저위험-저수익’ 투자상품인 패시브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운용비용도 저렴해 세계적인 투자운용사인 블랙록, 뱅가드 등도 ETF를 활용에 나섰다. 시장의 불안 심리가 투자심리를 죽인 게 아니라 시장의 성격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국내 ETF 시장이 몇 년 사이 갑자기 커졌다.

몇 년간 국내 주식시장이 성장을 거듭했다. 이때 상승률보다 높은 수익을 주는 레버리지·떨어져도 수익을 내는 리버스 ETF 등 새로운 상품이 등장했고, 많은 투자자를 불러 모았다. 퇴직과 개인연금과 같이 굴려야 하는 자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변화무쌍했던 국내 증시 덕분에 국내 투자자에게 재산증식 노하우가 생겼고, 자산관리를 해야 노후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도 깨닫게 됐다. ‘저위험-저수익’ ETF가 이들 눈에 들어온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아직 시장이 불안하다. ETF에 영향은 없나?

대형지수시장만 보면 답도 없다. 그래서 우린 시장을 쪼개고, 또 쪼개서 봤다. 즉, 여러 섹터와 테마로 분류해서 본 것이다. 시장검증도 빠르다. 펀드는 몇 달 지나면 시장에서 금방 까먹는다. 하지만 ETF는 주식처럼 상장돼 있다. 200개 넘게 상장된 ETF, 시장에서 아니다 싶으면 거래도 안 된다. 다양해진 만큼 시장 상황에 맞는 ‘선택투자’도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TIGER ETF 종류가 국내 업계 최다라고 들었다.

69개 ETF를 운용 중이다. 헬스케어와 커머디티(상품), 가치주 등 섹터·스타일 ETF부터 미국·중국·일본 등 국내외 지수형 ETF를 가리지 않고 출시했다. ETF가 아무리 시장을 추종한다고 하지만 어디 시장이 하나로 설명이 되나? 그래서 나누고 또 나눴다. 해외로도 눈을 돌렸다. 미래에셋은 홍콩, 캐나다, 미국, 호주 등 해외 현지 법인만 6개나 된다. 해외 현지 법인에서 굴리는 돈까지 합치면 12조원에 달한다.

국내 ETF 시장도 더 커질 수 있겠다.

한국은 이미 고령화 사회다. 돈을 모으는 것보다 관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다른 금융투자상품에 비해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ETF가 주목받는 이유다. 미국 ETF가 낮은 수수료로 인기를 누리는 것을 보면 우리도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아직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운용에 ETF를 본격 활용하는 시장이 열리지도 않았다.

한식구 된 대우증권과 협력 고려해

개인·퇴직연금 시장에서 ETF 성장이 더딘 이유는?

현재 걸음마 단계다. 창구에서 팔면 되는 펀드와 달리 ETF는 시장에서 매매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준비가 안 되어 있다. 지금까지 KDB대우증권을 제외하고는 아직 다른 금융기관을 시스템이 구축하지 않았다. 지난해 미래에셋그룹과 함께하게 된 KDB대우증권과 협력할 방안도 고민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위원회도 ETF 시장 발전 방안으로 개인연금, 퇴직연금을 통한 ETF 투자를 허용했다. 은행도 팔을 걷어붙였다.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등 다수 은행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ETF에 투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한 상태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해외 상품과의 형평성 문제다. 해외 증시 ETF는 직접 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로 22.0%만 물면 된다. 이에 비해 한국 증시에 속한 국내와 해외 ETF는 15.4%를 배당소득세로 내고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어서면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ETF 투자에 나설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

장기적으로 간다면 로우볼 ETF를, 단기간 보유할 예정이라면 일본 또는 영국 관련 ETF를 추천한다. 로우볼 ETF는 코스피 상위 200개 종목 중에서 변동성이 낮은 종목만을 선별해 담은 로우볼 지수를 기초로 한다. 지수 추종에 ‘저변동성’을 더한 셈이다. TIGER 로우볼 ETF의 지난 2년간 수익도 10%를 웃돈다. 자산 배분에 상관없이 무조건 수익률이 높다는 얘기는 시장 변동성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일본 또는 영국 관련 ETF,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우선 일본은 아베노믹스 이후 주가가 많이 뛰었지만 최근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 기회로 보고 있다. 특히 유럽 중에서도 영국은 견고한 경제 성장률을 보이는 나라다. 아직 국내 출시 상품은 없지만, 영국 지수를 기초로 한 상품도 준비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ETF를 살펴보다 보니 국내 시장을 넘어 미국, 중국을 넘어 유럽 영국 얘기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서 사장은 재차 “TIGER ETF의 강점은 다양한 라인업에 있다”고 강조하며 “헬스케어, 커머디티, 가치주 등 섹터·스타일 ETF부터 해외 지역별 상품군도 추가로 마련해 투자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 비로소 ETF를 통한 본격적인 자산관리가 가능하다는 것.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이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TIGER ETF의 수는 69개로 업계 최대이고, 해외 투자 유형도 16개나 된다. 순자산 100억원 이상인 대형 ETF 116개 중에서도 TIGER ETF가 34개로 최다를 차지한다.

- 글 김영문 기자·사진 오상민 기자

201603호 (201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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