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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알 왈리드 왕자 전용기 공개 

하늘을 나는 궁전 

글·사진 김춘식 기자
빌게이츠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기업인인 알 왈리드 왕자의 보잉747 전용기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 할리드 국제공항을 이륙했다. ‘하늘을 나는 궁전’으로 명명된 전용기에 탑승해 내부를 촬영했다.

▎‘하늘을 나는 궁전’인 알 왈리드왕자의 전용기 1층 좌석과 회의실.
"이륙하겠습니다. 안전벨트는 매지 않아도 됩니다.” 시원한 미모를 자랑하는 영화배우급 스튜어디스가 안전벨트를 매려고 하는 기자에게 상냥하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 세계적 투자기업 킹덤홀딩스의 회장,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빌게이츠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기업인, <걸프 비즈니스> 8년 연속 선정 ‘세계에서 가장 파워풀한 아랍인 순위 1위’이자 300억 달러 상당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알 왈리드 왕자의 보잉747 전용기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 할리드 국제공항을 이륙했다.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리샤오린 회장(가운데)이 최규선 회장(오른쪽)의 주선으로 사우디를 방문하자 알 왈리드왕자(왼쪽)가 전용기를 내어주어 리샤오린 회장의 이번 제다 방문을 도왔다.(좌) / 입구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승무원들. 서양식 복장을 하고 있다.(우)
알 왈리드는 지금 홍해 연안의 오래된 항구도시 제다에 200층, 1008m의 세계 최고층 건물과 함께 금융·무역·쇼핑·관광을 아우르는 복합 업무단지를 건설중이다. 단숨에 두바이를 제치고 제다를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허브도시로 건설하려는 알 왈리드의 야심찬 구상에 세계 큰손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거대한 위용을 뽐내는 알 왈리드 왕자의 보잉747 전용기.
2월 18일에는 (주)썬코어 최규선 회장의 주선으로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리샤오린(李小林) 회장이 제다 현장을 방문했다. 세계 자본시장에 큰손으로 부상한 중국의 투자를 앞둔 일종의 현지답사였다. 알 왈리드는 리샤오린 회장 일행과 최 회장 등 7명의 현장방문에 선뜻 자신의 전용기를 제공했다. ‘하늘을 나는 궁전’으로 명명된 보잉 747 전용기는 2007년 알 왈리드가 A380을 개인전용기로 구입하기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전용기로 위용을 뽐냈던 비행기다. 하늘을 나는 궁전 답게 전용기 내부는 호화롭게 개조됐다. 2003년 보잉747 구입 당시 4개 업체가 전용기 내부 개조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했다. 입찰가는 최저 9000만 달러에서 1억2000만 달러였으니 개조 비용은 그 언저리 어디쯤에서 정해졌을 것이다. 참고로 2007년 구입한 A380은 터키식 목욕탕, 4개의 기둥에 둘러싸인 침대, 롤스로이스 승용차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어 있고 전세계 어느 하늘에 있더라도 성지 메카를 향하도록 만든 기도실과 킹사이즈 침대가 있는 5개의 스위트룸, 기내 엘리베이터, 콘서트홀까지 갖추어져 있다. A380은 호화롭고 넓은 공간이 확보되었지만 내부 구조는 기본적으로 보잉747의 컨셉을 이어받은 것으로 보인다.


▎화려한 침실.
자수성가한 ‘흙수저’ 왕자


▎금 장식의 화려한 화장실과 금장식 손잡이.(좌) / 2층 입구의 좌석. 좌석 뒤는 왕자의 사적공간이다.
전용기 기내식은 알 왈리드가 대주주인 포시즌스 호텔 체인에서 제공한 음식으로 서비스된다.(최근 세계적 관심을 끈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이 벌어진 곳이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이다. 만일 알 왈리드가 서울을 방문하면 이 호텔에서 기내식을 준비해 제공한다.) 승무원은 사우디아라비아인 외에 불가리아, 레바논 등 다국적이다. 미모의 여성 승무원들은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지만 중동문화권 답게 사진촬영을 꺼려했다.


▎전용기 안에는 기도실을 갖추고 있다.(좌) / 회담이 가능한 별도의 소규모 접견실.(가운데) / 탁자 한켠에 장착된 기능버튼은 기내방송채널을 선택하고 독서를 위한 조명, 승무원 호출이 가능하다.(우)
알 왈리드 왕자는 재산을 물려받지 않았다. 핏줄만 왕자였지 알고 보면 ‘흙수저’에 가까웠다. 1980년 단돈 3만 달러의 종자돈으로 컨테이너 박스에서 시작해 오로지 그의 힘과 노력으로 오늘을 일구었다. 지금도 그는 하루 17시간을 일하고, 새벽 5시까지 공부하며, 일주일에 다섯 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 세상 모든 사람이 똑같이 평등하다고 믿는 것은 남을 속이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이기도 하다. 정당한 노력에 의한 부의 향유는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가 누리는 호사가 밉게 보이지 않는 이유다.

- 글·사진 김춘식 기자

201604호 (201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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