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마카오특별행정구 알렉시스 탐 사회문화부 장관 

“가족 휴양도시 마카오로 오세요” 

글 김영문 기자·사진 임현동 기자
마카오는 카지노로 유명한 ‘향략의 도시’다. 하지만 최근 마카오는 가족휴향도시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한국에서 열린 마카오 문화행사 ‘당신만의 오감만족, 마카오’도 행사차 한국을 찾은 알렉시스 탐 마카오 사회문화부 장관을 만났다.

“마카오는 카지노보다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도 많죠. 마카오 곳곳의 역사·유적 30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입니다.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죠.”

지난 4월 18일 서울 동대문 JW메리어트호텔에서 만난 마카오특별행정구 알렉시스 탐(54) 사회문화부 장관은 ‘카지노’란 이미지를 벗으려는 듯 말문을 열었다. 마카오가 변화에 발 벗고 나선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었던 카지노 업계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세계 최대 카지노 시장인 마카오는 1년 새 카지노 매출액이 34%나 줄었다. 카지노 매출 감소는 곧바로 마카오 국내총생산(GDP) 감소(-20.3%)로 이어졌다. 물론 지난해 마카오가 카지노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3515억 파타카(약 48조 5000억원)로 라스베이거스의 7배에 달한다. 그럼에도 마카오는 변화의 채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동·서양의 문화가 다 담긴 관광지


▎마카오 곳곳에 있는 역사·유적 30곳이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사진은 대표 문화재 중 아마 사원(왼쪽)과 성바울 성당(오른쪽).
최근 카지노를 찾는 이들이 과거보다 줄어들어서일까? 탐 장관은 곧바로 손사래쳤다. “마카오는 인구 64만 명에 면적도 30㎢로 작다. 서울의 20분의 1크기다. 하지만 연간 방문객이 3100만 명을 넘는다.

이미 충분한 숫자다.” 그는 방문객 수만 보는 양적인 성장보다 다양한 여행 콘텐트 등으로 관광객들의 체류 시간을 늘려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질적인 성장을 원하고 있었다. 탐 장관은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눈축제 얘기를 꺼냈다. “삿포로의 자연환경과 계절이 축제의 소재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다양한 문화 행사가 더해지자 단일 행사 기간에만 200만 명이나 다녀간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고 했다.


마카오는 유럽과 아시아의 문화가 만났던 역사적 배경 탓에 이국적인 풍광과 건축물이 많다. 특히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아마 사원과 성바울 성당이 대표적이다. 항해의 여신 ‘아마’를 모신 이곳은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명나라 초기에 지어졌다고 전해진다. 이와 대조적으로 16세기 지어진 중국 최초 가톨릭 건축물, 성바울 성당도 남유럽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탐 장관은 마카오가 동·서양의 문화가 접한 곳으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임을 한참 설명했다.

다양한 문화의 흔적이 공존하는 마카오만큼이나 탐 장관의 걸어온 길도 비슷했다. 어린 시절을 미얀마에서 보낸 탐 장관은 대만 국립정치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그러다 기회가 닿아 포르투갈 정부 장학금으로 포르투갈에서 공부도 했다. 이어 그는 영국 글래스고대학에서 국제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박사는 중국 톈진에 있는 난카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가 머문 나라만 5개국이었다. 그는 “장학금을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지만, 나중에 지나고 보니 각 나라의 문화를 더 깊게 이해한 기회였다”며 “덕분에 동·서양의 문화가 교차한 마카오를 알리는 이 자리에 앉은 것이 아니겠냐?”며 웃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관광 산업은 마카오의 국내총생산(GDP)와 직결되는 중요한 산업이다. 탐 장관이 핵심 사업의 해외 행사까지 직접 챙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노력

하지만 탐 장관 마카오 주민의 건강과 복지도 관광 산업 육성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했다. 자신의 업무이기도 했다. 관광 이외에도 문화·스포츠 등의 행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였지만, 사회문화부 장관을 맡은 이후 인상적인 기억을 꼽아달라는 말에 ‘복지 프로젝트’ 얘기부터 꺼냈다. 마카오 주민들은 병원이 5시 30분이면 문을 닫아 저녁 시간에는 의료혜택을 볼 수 없었다고 했다. 심하면 1년이나 진료 순서를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탐 장관이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다. 그는 “의료진에 교대 근무 시스템을 적용하고 환자와 의료진 양쪽 모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했다”고 했다. 더불어 병원도 지역 곳곳에 짓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격이 전혀 다른 업무, 그 모두가 탐 장관의 몫이었다. 어떤 일이 더 힘드냐는 질문에 한참을 망설이던 그는 마카오특별행정구가 주최한 지난해 행사 때의 일을 꺼냈다. 지난해 마카오 체육부에서 주관하는 국제 마라톤 대회가 있었다. 동시에 문화부에서 라틴 시티 퍼레이드 행사를 열었다고 했다. 이 두 행사를 연계했더니 관광객들의 호응이 높았단다. 탐 장관은 “정부 부처가 서로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내듯 성격이 다른 ‘관광’과 ‘복지’ 역시 마카오를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마카오의 부흥에는 중국 중앙 정보의 지원도 한몫했다고 추켜세웠다. 중국 내 49개 도시에서 중국인 여행자의 비자발급을 간소화시켜주는 바람에 마카오로 여행하는 중국인 여행객들이 크게 늘었단다. 특히 탐 장관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행 등 위기 때마다 중앙정부가 비자발급 절차 등 각종 행정 절차를 도와줘서 이겨낼 수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인터뷰를 마치며 탐 장관은 웃으며 말했다.

“카지노 이외에 다양한 문화유산과 먹거리,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많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마카오를 이렇게 표현하고 싶군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마카오 주민들도 행복하게 사는 곳입니다. 오래 머물러 주세요!”

- 글 김영문 기자·사진 임현동 기자

201605호 (2016.04.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