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이집트 룩소르 

나일강변에 기댄 수천 년 세월의 신전 

룩소르(이집트)=글·사진 서영진(여행칼럼니스트)
나일강에서 맞는 노을은 설렘이다. 석양이 내리면 수천 년 세월의 신전 사이로 나일강가의 시큰한 일상들이 눈에 박힌다. 룩소르로 이어지는 뱃길 따라 파라오의 전설도 고즈넉하게 녹아든다.
룩소르에 들어서면 ‘노천 박물관’의 챔피언 벨트를 이 도시에 채워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일강 상류의 룩소르(Luxor)는 고대 이집트의 수도였고 테베(Thebes)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아득한 땅이다. 룩소르의 길목 곳곳은 우윳빛 유적들로 채워져 있다. 룩소르에 닿는 가장 매혹적인 방법은 나일강 크루즈를 이용하는 것이다. 크루즈는 강줄기를 따라 200㎞ 뱃길을 오간다. 해질녘, 유람선이 룩소르에 정박하면 뱃머리 너머로 룩소르 신전이 조명을 받아 빛을 낸다. 수천 년 동안 석상으로 자리를 지켜온 람세르 2세와 함께하는 하룻밤은 차오르는 감동부터 다르다.

이른 아침 눈을 뜨면 룩소르는 신천지를 연다. 해가 솟기 전, 이미 커다란 열기구들이 강 서쪽 위를 독수리처럼 맴돌고 있다. 룩소르는 나일강의 동쪽과 서쪽 풍경이 다르다. 해가 뜨는 동안은 신전과 산 자들의 터전이 들어서 있고, 서안은 왕들이 잠든 죽은 자들의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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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호 (201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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