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글로벌 2000 | 우리은행 580위 

지주가 아닌 단독으로 순위 진입한 우리은행 

김영문 기자
‘WOORI BANK.’ 포브스 글로벌 2000 리스트에 ‘은행’ 단독으로 이름을 올린 국내 유일 기업이다. 게다가 지난해 당기순이익과 올해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말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우리은행 글로벌 네트워크 200호 개점’ 기념식이 열렸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가 아닌 우리은행으로 글로벌 2000대 기업 순위에서 580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678위에서 98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우리은행은 실적 측면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지난해는 당기순이익 1조593억원을 거둬들였다. 2014년 당기순이익 4353억원의 두 배가 훌쩍 넘는 수치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433억원. 증권사 평균 예상치였던 3053억 원보다 1380억원이나 더 벌어들였다. 깜짝 실적에 우리은행의 주가도 오르고 있다.

연초 8000원 초반까지 떨어졌던 우리은행 주가는 6월까지 꾸준히 올라 9000원대에서 1만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정부가 내비치고 있는 공적자금 회수 마지노선인 1만2800원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민영화 성공 가능성에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최정욱 대신 증권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우리 은행은 대규모 매각이익 실현이 예상된다”며 “벽산건설 담보물, 파이시티, 르네상스호텔, 화푸빌딩 매각 등으로 2700억 수준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올해 실적은 상당히 선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르익은 우리은행 민영화를 놓치지 않겠다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행장은 싱가포르·런던·프랑크푸르트·스톡홀름·암스테르담 등에서 해외 연기금 등 31개 기관 투자자를 만났다. 지난 5월엔 뉴욕·보스턴·워싱턴·필라델피아 등 미국 동부 주요 도시도 방문해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특히 이번 미국 설명회에서는 최근 경영전략과 재무실적을 강조하고, 자산건전성의 지속적인 개선, 순이자마진(NIM)이 높은 동남아 중심의 글로벌 확대전략, 위비뱅크 모바일 플랫폼 사업, 인터넷은행 참여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집중적으로 알렸다.

해외 영업망 구축에도 적극적이다. 우리은행은 2016년 5월 말 기준 총 24개국, 209개의 해외 네트워크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필리핀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저축은행인 웰스디벨롭먼트 은행(Wealth Development Bank) 투자 최종 승인을 기점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178개 점포를 동남아에 집중 포진시키고 있다. 이 은행장은 “현지 특성에 맞는 글로벌 진출전략을 통해 우리은행의 해외네트워크 수를 올해 400개까지 늘리겠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맞춤형’ 영업망 구축

이를 위해 특별히 동남아시아 ‘맞춤형’ 전략을 세워 우리은행의 해외진출에 탄력이 붙었다. 은행업 중심의 기존의 진출방식에서 벗어나 소자본 파이낸싱, 저축은행, 할부금융 등 비 은행업을 중심으로 먼저 진출시키는 전략이다. 그리고 나중에 고객과 네트워크를 확보한 다음 시장이 성숙하면 은행으로 전환하는 것이 우리은행 전략의 골자다. 앞으로는 현지화 추진을 더 강화하기 위해 인수·합병(M&A)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인력도 해외 진출 전략에 맞췄다. 우리은행의 ‘글로벌 전문인력’ 양성 제도가 대표적이다. 2002년 금융권 최초로 시작한 이 제도를 통해 중국·태국·베트남 지역파견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30개국 128명의 글로벌 전문인력을 배출했다. 올해는 미얀마·이란 등 이미 진출한 지역과 멕시코·폴란드·라오스·터키 등 진출할 지역에 글로벌 전문인력 12명을 파견할 계획이다.

-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

201607호 (2016.06.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