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문화와 성공의 상관 관계 

 

RICH KARLGAARD 포브스 발행인
북부 캘리포니아 날씨에 익숙해진 내 몸은 홍콩의 무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 괴로워했다. 그러나 내 발을 잡아끄는 원인은 또 하나 있었다. 하버드대학 아시아국제관계프로젝트(HPAIR)가 주최하는 포럼에 패널로 참가해야 한다는 부담감이었다. 포럼 주제는 ‘대나무 천장(bamboo ceiling, 유리천장)’이었다. 백인종으로 태어나 미국 중서부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백인종으로 태어나 살고 있는 내가 대나무 천장에 관해 설득력 있게 할 말이 뭐가 있겠는가?

그냥 사실 자료만 제시하자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 구글 검색으로 내놓을 정보를 단단히 장전하고 나왔다. 수치만 보면 영락없었다. 내가 제2의 고향으로 여기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애플과 인텔, 구글, 페이스북 등 대기업 대부분이 기술기업이다. 기술 전문가의 25~30%는 아시아계 미국인이고, 이들 중 대부분이 이민 1세대 혹은 2세대다. 그런데 앞에 ‘C’자가 붙는 기업의 경영진으로 올라가면 아시아계 비중은 14%로 줄어든다.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기업으로 평가받는 애플의 경영진 중에는 아시아계 미국인이 아예 한 명도 없다.

나는 이런 당혹스러운 통계로 무장하고 패널로 앉았다. 정보만 전하고 입을 다물기로 결심했다. 홍콩인 진행자와 베트남계 벤처캐피털 기업에서 근무하는 아시아계 미국인,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요르단계 기업 대표 등으로 구성된 패널 앞에서 내 의견은 무게를 가질 것 같지도 않았다. 청중으로 있는 학생 150명도 대부분 홍콩과 중국 본토, 기타 아시아 및 중동 국가 출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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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호 (201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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