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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의 경영리더십 강의 

리더의 감성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변화를 이끌어낸다 

이승윤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부정적인 사건이나 감정이 반드시 나쁜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리더가 자신의 감정 표현을 효과적으로 통제, 관리함으로써 원하는 방향으로 팀원들의 반응을 전략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노트7의 단종 결정으로 품질 1등의 기업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었다. 부정적인 사건이 가져온 현재의 위기상황을 재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할 시점이다. / 중앙포토
심리학에 ‘나쁜 것은 좋은 것보다 강하다(Bad is stronger than good)’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좋았던 일과 기분 나빴던 일을 1대 4의 비율로 기억한다고 한다. 부정적인 사건이 긍정적인 사건보다 기억 속에 더 선명하게 남는 것이다. 학창 시절 친구에게서 들은 비수 같은 말 한마디가 다른 친구의 열 마디 칭찬보다 더 뚜렷하게 뇌리에 남지 않던가? 이런 현상은 입사 면접 상황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지원자를 채용하기로 결정한 뒤 채용하지 않기로 결정을 번복하기 위해서는 평균 3.8개의 부정적인 정보가 필요했다. 몇 개 안 되는 부정적인 정보로 좋았던 첫 인상을 뒤엎은 것이다. 반면 채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 채용하기로 결정을 번복하기 위해서는 평균 8.8개의 긍정적인 정보가 필요했다. 이는 부정적인 첫 인상이 얼마나 뒤엎기 힘든지를 보여준다.

기업의 이미지도 마찬가지이다. 반도체, 휴대폰 등 IT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며 세계 일류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노트7의 단종 결정으로 품질 1등의 기업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었다. 오랜 기간 동안 땀 흘려 구축한 품질과 신뢰의 삼성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예전보다 더 많은 긍정적인 소식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함으로써 부정적인 이미지를 뒤엎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정적 커뮤니케이션이 주는 긍정적 효과


▎브리티시 항공의 로버트 에일링 전 CEO. 임직원들의 감성 관리에 실패해 결국 퇴진했다.
기분 나쁜 말이나 사건, 불쾌한 감정은 쉽게 잊혀지지 않고 자꾸 떠올라 일을 방해하고 능률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부정적인 사건이나 불쾌한 감정이 반드시 나쁜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팀 리더가 부정적인 감정(예: 불쾌함, 분노 등)을 표출했을 때 팀원들이 업무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현상을 볼 수 있었다. 팀 리더가 불쾌함이나 분노를 표출한다는 것은 팀의 현재 업무 현황 및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함을 나타내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팀 리더의 불쾌함과 분노의 감정을 감지한 팀원들은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최근 삼성전자의 임직원들이 갤럭시노트7 문제가 불거졌을 때부터 느껴왔을 긴장감이나 불안감 등의 부정적인 감정은 오히려 현재의 위기상황을 재도약의 계기로 삼아 품질을 철저하게 개선하고 시장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때 리더는 자신이 표출하는 감정이나 기분이 팀 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관심과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리더가 자신의 감정 표현을 효과적으로 통제, 관리함으로써 원하는 방향으로 팀원들의 반응을 전략적으로 이끌어낼 수도 있다.

팀의 업무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지지, 격려해주는 긍정적 커뮤니케이션 또는 서로를 비판하는 부정적 커뮤니케이션 중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일까? 60개 업무 팀을 대상으로 각 팀 내의 긍정적 커뮤니케이션(지지, 격려하는 발언)과 부정적 커뮤니케이션(비동의, 비판)의 횟수를 관찰한 연구가 있다. 연구 결과, 수익성, 고객 만족도 및 상사와 다른 팀으로부터의 평가결과 모두에서 최고의 성과를 보인 15개의 탁월한 팀의 경우, 긍정적 커뮤니케이션 대비 부정적 커뮤니케이션의 비율이 2.9대 1로 나타났다. 즉, 팀 내에서 긍정적인 발언이 부정적인 발언의 세 배 가까이 이루어질 때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들 팀들은 팀원의 만족도와 웰빙(well-being) 수치도 높았다. 한편 비동의나 비판 등의 부정적인 커뮤니케이션도 적정 수준에서 일어날 때 팀의 성과가 가장 좋았는데, 이는 지지나 격려와 같은 긍정적인 커뮤니케이션만 지나치게 일어날 경우 오히려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위축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적정 수준의 부정적인 감정(예: 긴장감 등) 내지 부정적 커뮤니케이션이 긍정적 감정 및 커뮤니케이션과 공존하는 것이 최적의 업무성과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임직원들의 감성에 대한 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절실한 상황은 조직변화 상황일 것이다. 브리티시 항공의 신임 CEO 로버트 에일링이 1996년에 취임하면서 경영효율계획을 제안했다. 회사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을 때 미래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전사적으로 15억 유로를 절감하자는 계획이었고, 그 일환으로 5,000명의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회사가 훌륭한 성과를 달성하고 있는데 상당수의 직원이 해고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직원들이 납득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직원들은 배신감과 실망, 분노의 감정을 경험하였고, 반발하는 직원들에게 브리티시 항공은 복리후생, 퇴직금,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협박을 가하기도 하였다. 결국 직원들과 경영진이 감정적으로 대립하게 되었고, 고객만족도와 기업의 성과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가운데 CEO가 퇴진하기에 이르렀다.

감성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 커져

기업 내에 구조개편이나 다운사이징 등의 변화가 진행될 때, 직원들은 새로운 변화에 대한 불안감과 걱정, 스트레스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기 쉽다. 이러한 때일수록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미래에 대한 희망, 경영진과 직원들 간의 신뢰 및 애착감 등의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첫째, 변화의 대상이 되고 변화를 온몸으로 겪어내는 직원들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식·비공식적 채널을 통해 경영진과 직원들 간에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여 불안감과 걱정을 줄이도록 해야 하고, 카운셀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 직원들이 감정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잘못된 점, 고쳐야 할 점에 대해 서로가 투명하게 공개하고 인정하며, 다운사이징 이후에 남은 직원들의 상실감이나 불암감을 공유하고 서로 어루만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빠른 회복을 가능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리더는 직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조직변화 노력을 통해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조직의 모습이 매우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임을 직원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한다. 변화에 동참하는 직원들에게 적극적인 지지와 격려를 보이고, 조직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성과지표 등을 공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승윤 - 서울대학교 경영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5년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 논문 <팀 안에 공유된 긍정적 감정이 팀의 창의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경영학회 조직행동 분과에서 ‘최고 박사학위 논문상’을 수상했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를 역임했으며, 팀 매니지먼트, 리더십, 조직행동, 인적자원관리 등이 주 연구분야이다.

201611호 (201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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