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과 마찬가지로 자선가들 또한 ‘0 아니면 100’식의 원칙을 자선활동에 적용하고 있다. 까다로운
사회적 난제를 조금씩 줄여가기보다 통째로 해결한다는 원칙이다. 실패하면 수억 달러에 달하는 손해를 볼
수 있고, 성공하면 아프리카 전역에 깨끗한 식수를 제공할 수 있다.
데이비드 도른사이프(David Dornsife·72)는 자금을 후원한 아프리카 식수사업의 진척도를 보기 위해 아내 데이나(Dana·55)와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방문했던 때를 떠올렸다. 2001년 우물이 한 개도 없는 가나의 한 작은 마을로 떠난 여행이었다. “사람들 얼굴에 온통 딱지가 앉아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파리가 너무 많아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힘들었다.”
그곳의 평균 수명은 46살이라고 했다. 마을 주민의 40%는 트라코마 박테리아 감염으로 시력을 잃어갔고, 오염된 물에서 사는 치명적 기생충인 기니 벌레에 감염된 주민도 10%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건강한 사람조차 물에 휘둘리는 삶을 살고 있었다. 여성과 아이들은 40파운드 물통에 물을 담아 머리에 이고 나르느라 하루 최대 7시간을 보냈다. 도른사이프가 방문한 마을의 상황이 특별히 나쁜 것도 아니었다. 아프리카 시골에서는 3억850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깨끗한 물을 얻지 못하고 있다. 매일 전세계에서는 1000명에 가까운 5세 미만 아동이 오염된 물이나 위생 문제로 설사병에 걸려 죽는다.
그 다음으로 도른사이프 부부는 우물과 변소가 있는 마을을 방문했다. “일단 마을에 물을 공급하니까 어둠 속에서 전기 스위치를 켠 것처럼 모든 게 바뀌었다”고 데이브가 말했다. 아내 데이나는 “사람들이 활기를 되찾았다. 아이들은 학교에 갔고, 옷도 깨끗했다”고 덧붙였다. 물을 길어오느라 하루의 대부분을 보냈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여성들은 채소를 키우거나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주민 한 명이 닭을 돌보고 달걀을 모으는 동안 다른 주민이 아이들을 대신 돌보는 품앗이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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