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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해밀턴 튠 대표 

직원의 창의성 높이기에 집중하는 CEO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 모바일 마켓팅 애널리틱스 기업 튠이다. 한국 비즈니스를 위해 방문한 피터 해밀턴 대표를 만나 튠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들어봤다.

▎지난 1월 말 튠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피터 해밀턴 대표는 “기업에 창의적인 문화가 흐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튠 하우스’,‘ 긱 인더 우즈’ 같은 독특한 사내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지난해 7월 전세계 모바일 마케팅 전문가 1000여 명이 미국 시애틀의 시애틀센터에 모였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모바일 마케팅 애널리틱스 기업 ‘튠(TUNE)’이 매년 열고 있는 컨퍼런스 ‘포스트백’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1박2일 동안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인기를 끈 힙합 뮤지컬 ‘해밀턴’을 패러디한 공연이었다. 컨퍼런스 홀을 가득 메운 이들의 환호성과 박수가 나왔다. 모바일 마케팅 업계의 이슈를 뮤지컬로 풀어내 재미와 웃음을 줬기 때문이다. 이 공연을 무대에 올리기까지 2주 동안 고생한 이는 피터 해밀턴(34) 튠 대표다. 그는 배우로 직접 나서 노래와 연기까지 선보였다. 지난 1월 말 한국을 찾은 그가 기자간담회에서 그 공연을 자랑했다. 튠의 사업이나 매출과 함께 컨퍼런스와 공연을 소개한 이유가 궁금했다.

튠은 2009년 창업 이후 매년 2배씩 성장하는 글로벌 모바일 마케팅 애널리틱스 기업이다. 지난해만 7410만 달러(약 85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 언론과 처음 인터뷰한 해밀턴 대표는 글로벌 CEO가 뮤지컬 공연 준비에 시간을 쓰는 이유에 대해 “음악은 인생의 일부다. 내 꿈은 언젠가는 극장을 하나 인수해 뮤지컬을 제작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아·태 지역 매출 비중 30%로 높일 것”


그의 독특한 전공과 다채로운 경력은 튠의 독특한 문화를 대변한다. 그는 튠의 기업문화에 대해 “임직원의 창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2B(기업 간 거래) 비즈니스는 매우 지루하다. 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컨퍼런스 공연도 그중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해밀턴 대표는 미국 텍사스오스틴대학교에서 음악과 오디오엔지니어링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중 참여한 여러 성악 대회에서 상금과 장학금을 탈 정도로 기량도 인정받았다. 그는 “클래식 공부를 계속할까 고민했지만, 성악가는 내가 원하는 직업이 아니었다”면서 “음악은 취미로 남겨두고, 돈을 벌기 위해 창업했다”고 말했다.

그는 튠에 합류하기 전에 3번의 창업을 했다. 그의 첫 창업은 헬멧라이트닷컴이라는 전자상거래 사이트였다. 엑시트에도 성공했다. 이후 클린에어론케어라는 잔디 관리 사업과 ‘인터넷 마케팅 컨설팅’이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잘나가던 그가 모바일 마케팅 분야에 뛰어든 것은 튠의 창업자 루카스 브라운과 리 브라운 형제 때문이다. 그는 “2008년 국제 온라인 벼룩시장 사이트인 크레이그리스트에서 브라운 형제의 글을 읽고 답변을 해준 적이 있다. 두 사람이 한번 보자고 했고, 그때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1년 후 브라운 형제가 튠을 창업했고, 해밀턴을 불러들여 대표를 맡겼다. 그는 “루카스 브라운만큼 광고 분야를 잘 아는 사람을 본 것이 없다”면서 “브라운 형제와 함께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창업 멤버로 합류한 이유를 밝혔다.

2009년 튠이 창업한 이후 성장을 계속한 것은 모바일 마케팅 애널리틱스 툴인 ‘튠 마케팅 콘솔’과 모바일 광고 캠페인 수익률을 측정 분석하는 ‘멀티버스’ 서비스 덕분이다. 튠의 서비스는 쉽게 말하면 모바일 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알려주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튠 마케팅 콘솔은 모바일 비즈니스에 필요한 마케팅의 모든 것을 관리하고 분석해주는 서비스로 유명하다.

튠 마케팅 콘솔은 사용자의 앱 구매와 사용 행태를 분석해주는 ‘인앱 마케팅’, 앱 스토어 관리 툴인 ‘앱스토어 애널리틱스’, 모바일 앱을 사용하는 고객이 어디에서 오는지 어떤 활동을 하는지, 고객의 모든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어트리뷰션 애널리틱스’, 이 모든 것의 분석결과를 알려주는 리포트를 해주는 ‘튠 마케팅 인텔리전스’ 서비스로 구성되어 있다. 기업들은 각각의 툴을 사용할 수도 있고, 튠 마케팅 콘솔 전체를 사용할 수 있다. 해밀턴 대표는 “모바일 서비스 사용자를 분석해서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게 우리 서비스의 핵심”이라며 “모바일 광고 시장은 구글과 페이스북이 잡고 있지만, 모바일 마케팅 시장은 여전히 무궁무진하고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라고 설명했다.

튠의 고객사는 글로벌 기업이 많다. 트위터, 뉴욕타임스, 스타벅스, 아마존, 우버, 익스피디어, 이베이, 리프트 같은 굴지의 기업이 튠의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라인, 넷마블, 넥슨, 쿠팡, 삼성전자, 위메프, 헬로마켓, 옐로모바일, 미미박스 같은 한국을 대표하는 50여 개 기업도 튠의 고객사다. 그는 “한국 문화에 맞는 현지화를 통해 빠른 시간에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며 웃었다.

해밀턴 대표는 “튠 서비스는 230여 개국가에 진출했는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한국 시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2014년 4월 아태지역 중 처음으로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아태지역의 매출 비중은 20% 정도였지만, 올해는 30%로 늘릴 목표다. 튠은 미국 시애틀과 뉴욕, 한국을 포함해 7개국에 9곳의 지사를 설립했고, 전체 임직원은 380여 명이다.

3일 동안 자연에서 일하는 프로그램도

튠의 서비스만큼 유명한 것이 독특한 기업 문화다. 튠은 대표적인 직장 평가 서비스 글래스도어에서 5점 만점 중 4.6점을 기록했다. 95%의 임직원이 ‘친구에게 추천할 수 있는 직장’으로 꼽을 만큼 근무 만족도가 높다. 해밀턴 대표는 창의적인 기업문화가 될 수 있도록 창업자와 내가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튠 하우스’, ‘긱 인더 우즈’, ‘튠 케어 프로그램’ 등은 튠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이다. 창업자 리 브라운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튠 하우스는 워싱턴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여성 학부생 8명을 한 집에서 생활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해밀턴 대표는 “2년 전부터 시작했는데, 남녀 엔지니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긱 인더 우즈는 튠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이 사무실이 아닌 외부 환경에서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 마련했다. 3일 동안 자연 속에서 인터넷 하나만 가지고 일을 해보는 프로그램이다. 튠 케어 프로그램은 임직원들이 자원봉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것이다.

해밀턴 대표는 “이 외에도 암벽등반, 패들보딩, 요가, 명상, 초밥 만들기 같은 다양한 사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직원의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튠의 사명은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자”라며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며 좋은 관계를 쌓아가기에도 우리의 삶은 너무 짧다”고 덧붙였다.

-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

201703호 (201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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