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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 CEO(1) 김영철 바인그룹 대표 

참!좋은 코칭&컨설팅 기업 

정영재 중앙일보 스포츠선임기자 jerry@joongang.co.kr·사진 최정동 기자
스포츠는 CEO의 육체와 정신을 강하게 만든다. 비즈니스에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리더십과 경영의 원리를 스포츠에서 찾는 CEO도 많다. 스포츠와 CEO의 세계를 엮어 새 시리즈를 시작한다. 첫 주인공은 김영철 바인그룹 대표다.

▎김영철 대표는 “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가 바인그룹을 창립한 이유다.
김영철 대표는 유도선수 출신이다. 그는 1995년 ‘동화세상에듀코’를 창립했다. 20여 년 동안 젊음을 바친 이 회사는 포도송이 같은 열매를 맺었다. 코칭과 컨설팅 분야 전문가 4500여 명이 일하는 동화세상에듀코는 지난해 11월 16일 ‘대한민국 가장 신뢰받는 기업상’(한국경영인협회 주최)을 수상했다. 그 다음날은 IBK기업은행이 선정한 ‘참!좋은 중소기업상’(사회공헌 부문)을 받았다. 동화세상에듀코는 유아에서 성인까지 온-오프라인 교육을 망라한다. 메인 사업은 계약자를 일대일 방문 코치하는 코칭스쿨 서비스다. 동화세상에듀코는 매년 20∼30%씩 쉴 새 없이 성장해 왔다. 코칭 홈스쿨 전국 지사와 지점은 200여 개로 늘어났고 해외법인 또한 매년 성장하고 있다.

김영철 대표는 동화세상에듀코의 탄탄한 입지를 바탕으로 교육·유학·여행·외식·무역·건설 등을 아우르는 바인그룹을 창립해 지난 1월18일 선포식을 열었다. 2000년 그가 전 직원 앞에서 “글로벌 그룹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지 16년 만이었다. 바인(vine)은 포도나무를 말한다. 포도송이처럼 많은 열매를 맺어 세상에 선한 영향을 미치겠다는 김 대표의 뜻이 반영된 이름이 ‘바인그룹’이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신설동역 앞에 있는 동화세상에듀코 본사 건물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자랐다. 가난한 시골 집안에 형제는 많아 중학교를 마치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할 형편이었다. 기골이 장대하고 힘이 센 소년 김영철을 체육 선생님이 눈여겨봤다. “운동을 하면 학비도 면제해 주고, 대학도 보내 주고, 졸업하면 선생님도 할 수 있다”고 권유했다.

근성이 남다르고 싸움도 잘 했던 김영철은 유도부에 들어가 곧 두각을 나타냈다. 고3 때 전국대회 3위를 차지했고, 당시 대학 최강이었던 경기대에 진학했다. 국가대표가 눈앞에 보였다. 그러나 훈련 중에 무릎 연골을 크게 다쳤다. 지금은 관절경 시술로 손쉽게 치료를 하고 몇 개월 재활을 하면 다시 운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는 부상 부위를 전부 도려내야 한다고 했다. 수술 비용도 당시로선 엄두도 내기 어려운 100만원 선이었다. 고민 끝에 은퇴를 결심한 김영철은 도복을 벗고 체육관을 떠나 삭풍이 부는 거리로 나왔다.

“힘든 영업 일? 운동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냐”


▎유도 선수 시절의 김영철 대표. 당시 대학 최강이었던 경기대에 진학했지만 부상으로 뜻을 접고 출판사 영업사원부터 시작해 지금의 바인그룹을 일궜다.
청년 김영철은 출판사 영업사원으로 동화책과 백과사전을 팔러 다녔다. 하루 종일 발로 뛰고, 초인종을 누르고, 사람을 만나 설명하며 밥 먹을 틈도 없이 바쁘게 일했다. 다친 무릎에 압박붕대를 감고 고층건물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니 오후에는 무릎이 퉁퉁 붓고 통증이 밀려왔다. 운동선수 출신이라 땀세포가 발달돼 여름에는 러닝셔츠를 두 개 준비해서 다녀야 했다. 선수를 그만둘 무렵 90kg에 육박했던 몸무게는 60kg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그는 운동으로 단련된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모든 어려움을 이겨냈다. 어느덧 최고 급여를 받는 ‘영업사원의 신화적 존재’로 우뚝 섰다.

학창 시절 수련한 유도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묻자 김 대표는 “정신력, 위기관리 능력, 팀워크, 후배를 챙기고 스승님을 모시는 진심이 몸에 배었다. 자기관리의 중요성도 배웠다. ‘술·담배·여자를 멀리 해야 국가대표가 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이게 들었고, 그렇게 되려고 실천했다. 지금 생각하니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며 웃었다.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도 키웠다고 했다. “똑같은 어려움이 와도 나는 잘 이겨내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더라. 영업을 하다 보면 힘든 일이 많은데 운동할 때 새벽 6시에 일어나 뺑뺑이 돌던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팔던 동화책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보았다. 동화 같은 세상, 동화 같은 회사를 만들어 보겠다는 꿈을 꾸었다. 동화세상에듀코는 이렇게 태어났다. 영업사원에서 자신의 사업을 하는 비즈니스맨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유도 선수로 뛰면서 체득한 동물적인 판단력과 결단력이 큰 역할을 했다. 김 대표의 말이다. “동화책과 백과사전을 팔면서 급여는 많이 받았지만 시장의 지속성에 대해 의구심이 생겼다. 새로운 교육시장이 형성되는 것을 목격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이 또한 유도를 하면서 배운 결단력과 도전정신이 큰 도움이 되었다. 유도를 하며 얻은 정신력은 내가 인생의 매 순간 중요한 선택을 할 때마다 옳은 길로 인도하는 길잡이가 돼 줬다.”

동화세상에듀코 설립 당시 김 대표의 슬로건은 ‘성공자는 남다르다’였다. 운동선수가 메달을 목표로 상대방을 꺾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결국 목표를 성취하듯, 기업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했다. 그런데 사업을 하다 보니 이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상대가 먼저 잘 되게 해야 한다, 져 주기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렇게 하니까 많은 분들이 도와주더라는 거다. 김 대표는 “경영자로서 출발할 때는 이미 개인적 목표를 달성했던 때였다. 가난과 부정적인 기운을 끊었고 남다른 정신력으로 뭔가를 성취한 뒤였다. 이후 꾸준한 독서와 교육을 통해 목표보다는 가치, 일보다는 인생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눈을 떴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사명은 ‘한 평생 자신을 수양하여 자신을 누리며, 남들에게 기쁨이 되어 주는 삶을 살아가겠다’로 바뀌었다. 가치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그는 매트 위에서의 싸움이 아닌 자기성장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세계 유명 리더십 교육, 조찬 포럼 등을 통해 학습과 교육으로 잠재력을 끄집어내는 일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성장 이상으로 직원의 성장도 중요함을 깨달았다. 자신이 받았던 교육을 직원들에게도 지원하며, 배움의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교육의 기회를 얻기 위해 기다리는 직원들이 점점 늘어났다. 그래서 피닉스 리더십 세미나, 7 Habits(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 크리스토퍼 리더십 코스 등 세계 유수의 프로그램 10가지를 공통적으로 교육시켰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의 지닉스(GeniEx)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지닉스는 Genie(잠재력)+Explore(탐험·여행)의 합성어로 ‘내 안의 잠재력을 찾아가는 여행’ 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김 대표는 늘 어디를 가든 직원들에 대한 자랑과 자부심을 표현한다. “우리는 코칭 전문기업이다. 우리의 핵심 가치는 구성원의 자기성장이다. 직원의 잠재력을 발휘하게 하고, 그들이 잘 되서 선한 영향력을 주는 것이 목표다. 돈을 많이 벌고 매출을 많이 올리는 것보다는 구성원들의 자기성장에 승부를 걸고 싶다. 우리 안에 다양한 재능이 있다. ‘여러분들이 아는 것 이상으로 여러분 내면에는 또 다른 가능성이 있으니 그걸 믿고 가자’고 설득하며 그걸 끄집어내 주니 고마워 하더라. 우리 직원들은 직무교육 뿐만 아니라 인성·리더십·자기계발 등 10여 가지 교육을 받는다.”

코칭의 요체가 무엇인지 묻자 김 대표는 “문제의 답은 본인이 다 갖고 있다. 질문을 통해 그걸 풀어내 주는 것이다. 국어·영어·수학 같은 교과목을 가르치는 것이 티칭(teaching)이라면 코칭(coaching)은 공부하는 방법, 그리고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가르쳐 주는 것이다.”

아들은 아시안게임 동메달, 행복한 유도 부자


▎1. 김 대표의 장남인 김광섭 상무도 유도 국가대표 출신이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66kg 급에서 동메달을 땄다. / 2. 행복한 유도 부자(父子) 김영철 대표 (오른쪽)와 김광섭 상무.
김 대표의 장남인 김광섭 상무는 아버지 밑에서 5년 동안 영업현장을 돌며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김 상무도 유도 국가대표 출신이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66kg급 동메달을 땄다.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유니버시아드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입상했고, 모교인 한양대 유도부에서 최연소 감독을 맡기도 했다.

김 대표가 아들에게 유도를 통해 가르치고 싶었던 가치는 무엇이었을까. “처음부터 유도를 권유하지는 않았다. 아빠가 유도 하다가 다쳤으니 부상 위험이 낮은 야구를 하라고 했다. 그런데 본인이 ‘저는 도전하는 게 좋아요’라며 유도를 고집했다.”

김 대표는 장남에 대해 “지기 싫어하는 근성은 아빠를 많이 닮은 것 같다”고 했다. 김광섭 선수는 2006년 아시안게임을 한 달 앞두고 무릎 연골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아버지의 도복을 벗게 했던 바로 그 부위의 부상이었다. 그는 일곱 군데 병원을 찾아다니며 필사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결국 진통제를 먹고 경기에 나가 동메달을 따냈다.

코칭 전문가로서 아들은 어떻게 코칭 했는지 물었다. 김 대표는 “코칭에서 가장 중요한 건 믿어주는 거다. 아들이 도전하고 싶은 건 뭐라 안 하고 내버려뒀다. 그랬더니 아버지가 걸어온 길을 따라오더라. 무엇이든 스스로 느끼고 터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상무도 “아버지는 운동선수로서 기술도 중요하지만 인간관계와 리더십이 더 중요하다고 늘 강조하셨다. 운동 하면서 자기학습에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주지시키셨다. 아버지는 새벽 4시면 일어나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신문과 책을 보셨다. 늘 한결같은 아버지의 모습이 내 삶의 지표가 되었다”고 말했다. 행복한 유도 부자(父子)다.

김 대표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것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될까. “바인그룹은 100년 기업, 글로벌 기업의 비전을 갖고 20개 이상의 계열사를 지니고, 3만 명의 구성원을 선한 리더로 육성하려고 한다. 자기성장의 실현은 구성원에게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바인그룹과 함께 한 고객, 그리고 구성원의 가족과 이웃에게까지 더욱 넓은 영향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김영철 대표는 한국스포츠문화재단의 이사장도 맡고 있다. 다문화·탈북자·장애인 등 소수 계층에게 스포츠 실기를 가르쳐주고 건전하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단체다. 스포츠와 문화를 묶은 다양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CEO의 컨디션이 회사의 컨디션”

김 대표는 “스포츠가 국민들에게 주는 정신적·육체적 힘은 대단하다. 예나 지금이나 힘들고 어려울 때 가장 큰 힘을 주었던 게 스포츠다. 스포츠문화재단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이 학습과 운동의 균형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모든 국민이 건강한 삶을 누리려면 한 가지 운동은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 자신은 어떻게 건강을 지킬까. 그는 “타고난 체력이 있어서 감사하다. 건강관리에는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 질병의 80% 이상이 근심걱정과 불안감 등 정신의 문제에서 온다고 한다. 난 매일 새벽 운동을 하면서 하루의 에너지를 얻는다. 40분 정도 러닝머신 위에서 뛰거나 수영을 하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등산을 한다. 러닝머신을 달릴 때는 MP3로 교육 강의를 들으며 기업의 비전과 구성원의 성장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 집무실 책상에는 의자가 없다. 그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서서 일한다. 점심 먹고 20분 정도 다리를 올려놓고 쉬는 정도다.

김 대표에게 CEO의 건강관리를 위한 팁을 하나 달라고 했다. 그가 매우 인상적인 말을 했다. “사람은 자기 몸에게 배신당했다고 느낄 때 가장 서운하다고 한다. 내 몸은 내가 잘 아는데, 이런 증세가 올 리가 없는데, 이런 병에 걸릴 이유가 없는데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생기나 하는 것이다. 그런 배신을 당하지 않으려면 운동을 생활의 1순위로 놓아야 한다.”

김 대표는 단언했다. “바빠서 운동 못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운동을 우선순위로 놓으면 일하는 시간이 오히려 길어지고 지치지도 않는다. CEO의 컨디션이 회사의 컨디션이다.”

- 정영재 중앙일보 스포츠선임기자 jerry@joongang.co.kr·사진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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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호 (201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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