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어느 저녁 말레이시아 남부 여기저기 기중기가 우뚝 서 있는 거대한 건설부지의 한가운데서 고요한 밤하늘을 깨우는 쿵쿵대는 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소리의 출처는 야근을 하는 시공 업체가 아닌, 완공된 저층 쇼핑몰 안에서 공연 중이던 작은 무용단이었다. 음악연주와 애처로운 노랫소리에 맞춰, 구슬장식이 달린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은 말레이시아 북동부에서 전해내려오는 고대의 막용춤을 추는 중이다. 공연을 감상하던 대략 100명의관객 중에는 잠든 아기를 품에 안고 있는 이들도 몇몇 있었다. 이전에도 쇼핑객들은 전통 인도무용공연이나 록밴드의 콘서트 혹은 미술전시회와 같은 행사를 접하곤 했다.
말레이시아의 예술가들에게 부동산 기업이라는, 예상 밖의 새로운 후원자가 등장했다. 한때 뜨겁게 타올랐던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말레이시아의 부동산업체들은 미분양상태로 남아 있는 수천 채의 주택으로부터 자사가 제공하는 주택을 차별화하는 데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교외에 지은 게이티드(gated) 주택단지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집을 공개하는 오픈데이 행사나 예술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 등을 포함한다. 2015년 말레이시아의 주거용 부동산 거래 총가치는 10% 하락하며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한편 다음달 2016년도 수치가 발표되면 이보다 더 감소한 수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의 국경을 접한 조호르주에서 진행중인 이스칸다르 푸트리 개발사업에서, 선도개발업체인 UEM선라이즈는 9월에서 11월 사이 세 차례 주말 기간 동안 ‘이스카니벌’이라 명명한 행사를 개최하는 데 120만 달러를 쏟아부으며 이같은 홍보전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밖에도 UEM선라이즈는 6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동남아시아 출신의 예술가들에게 야외 대나무 조각품 5점의 제작을 의뢰했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