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video-on-demand)를 둘러싼 가입자 유치경쟁에 불이 붙었다. 온라인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업가 패트릭 그로브는 쿠알라룸푸르에 소재한 자신의 스타트업 아이플릭스가
아시아를 포함한 여타 지역에서 그 경쟁의 승자가 될 것이라 말한다.
쿠알라룸푸르 미드밸리 쇼핑몰에 자리한 캣차그룹 본사. 패트릭 그로브(Patrick Grove·41)는 당구대에 몸을 기대고 서 있다. 연달아 스타트업을 창업한 인터넷업계의 선구자 패트릭 그로브지만 오늘은 현지의 한 맞춤양복점을 홍보하며 본업과는 다소 동떨어진 업무를 보는 중이다. “지난 5년 동안 양복을 입은 것은 두 번입니다.”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패트릭 그로브는 특유의 쉰 듯한 목소리로 농담을 던진다. “한 번은 결혼식에서, 그리고 다른 한 번은 이혼하는 자리에서였지요.”
그 날 밤 그로브는 공식만찬에서 상을 수상할 예정이었지만, 단벌 양복을 싱가포르에 있는 집에 두고 온 터였다. 맞춤양복점에 전화를 하자, 양복점은 패트릭 그로브가 홍보용 동영상을 찍어주면 대신 맞춤양복을 무료로 제작해주겠노라는 제안을 했다. 이리하여 촬영장에 모습을 드러낸 패트릭 그로브는 카메라맨으로부터 자기 소개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저는 자랑스러운 동남아시아인입니다. 저는 인생을 제가 기업가가 된 시점을 기준으로, 24세 이전 그리고 그 이후의 두 시기로 나눕니다.” 그가 갖고 있는 삶의 목표는 무엇일까? “저는 전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벌이며 산업 전체에 와해적 변화를 불러오는 위대한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 위대한 기업이란 사업 2년차에 접어든 월정액 VOD제공업체 아이플릭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패트릭 그로브는 개발도상국을 겨냥하고 있으며, 그가 소유한 캣차그룹 산하의 아이플릭스는 현재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지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아이플릭스에 가입하면 불법복제 DVD 한 개를 구입할 수 있을 정도의 월사용료를 내고 2만 시간 분량의 영화·TV 콘텐트를 언제든지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월사용료는 국가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3달러 내외이다. 디즈니, 파라마운트, 소니, BBC, 미디어프리마 등 100개가 넘는 영화사와 배급업체의 콘텐트가 각국 언어의 자막 또는 더빙으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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