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BOOKS] 사회적 영향력과 소비심리학 

 

양미선 기자 yang.misun@joongang.co.kr
우리는 타인과 비슷해지고 싶으면서도 다르고 싶다. 극단적인 선택을 좋아하지 않는다. 골디락스 현상처럼 적당한 상태를 선호한다.
처음 가본 빵가게에서 당신은 고민한다. ‘어느 빵이 맛있지?’ 진열대를 둘러보다가 작은 ‘BEST’ 팻말이 붙은 빵을 발견한다. 손님들이 대부분 그 빵만 사 간다. 당신도 지갑을 열어 돈을 지불하고 같은 빵을 산다. 한입 먹어 보니 맛있다. 사람들의 입맛은 다 똑같은 것 같다.

봄날이다. 출근하는 길에 보니 트렌치코트를 입은 사람들이 많다. 당신도 하나 살 생각이긴 한데 저들과 똑같아 보이긴 싫다. 어느 날 백화점을 거닐다가 벚꽃을 닮은 연분홍색 트렌치 코트를 발견한다. 눈이 번쩍 뜨인다. ‘이거다.’

앞서 말한 두 가지 예에서 당신이 한 선택이 타인 때문이라고 말하면 펄쩍 뛰며 부인할지도 모른다. 당연히 자신의 개인적 취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 스쿨 마케팅학 교수 조나 버거는 우리가 사회적 영향력을 종종 간과한다고 말한다. 첫 번째 예에서 당신은 다른 사람들이 산 빵을 따라 사면서 선택 과정을 단순화시켰고, 결과적으로 더 나은 결정(맛있는 빵)을 내렸다. 두 번째 예에서 당신은 트렌치 코트를 입은 사람들과 자신을 차별화시키고 싶다. 하지만 따뜻해지는 날씨에 털 코트를 주문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았다. 남들 다 입는 베이지색 말고 연분홍색 트렌치 코트를 샀을 뿐이다. 익숙함과 신선함의 조화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201705호 (2017.04.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