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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發 ‘APT37’ 전방위로 진화 중4월 5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호텔에서 만난 정보통신기술(ICT) 보안업체 파이어아이(FireEye)의 팀 웰스모어는 “공공기관, 기업에서 보안을 강화하고 있지만 랜섬웨어 역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며 “효과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공격 대상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위협정보분석 디렉터인 그는 사이버 보안 컨퍼런스 ‘사이버 디펜스 라이브 서울’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한국은 다양한 사이버 공격에 노출되어 있지만 그에 따른 예방·대책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2004년 설립된 파이어아이는 공격자의 행동과 특징을 분석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정부기관, 테크놀로지 기업, 하이테크 제조업체와 방위산업체가 주 고객이며 중국·북한·러시아·이란 등의 사이버 범죄 조직에 대응한다. 이 회사의 보안 솔루션은 한국의 380개사를 포함해 67개 국가, 6600개 기업이 사용 중이다. ‘포브스 글로벌 2000(Forbes Global 2000)’ 기업 중 45%가 고객사다.사이버 보안 솔루션의 핵심 경쟁력은 공격자가 행동을 개시하기 전에 그들의 신원을 파악하는 것이다. 공격자도 언젠가는 실수를 범하는데 그 순간을 탐지해 이들의 신원을 업계에 알리는 것이 비즈니스의 성공 요소다. 파이어아이는 2013년 중국인민해방군 내 사이버 간첩 팀의 존재를 알린 바 있다. 웰스모어 디렉터는 “우리는 2016년 9월 랜섬웨어 공격을 경고했는데 실제로 발생했다. 2017년 2월엔 북한의 금융권 해킹을 예고했는데 그해 5월 북한의 소행으로 파악되는 워너크라이 공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전 세계에서 동시다발로 벌어진 워너크라이 사이버 공격은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미국 물류업체 페덱스, 일본 자동차업체 닛산 등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국내에서도 CJ CGV의 일부 상영관에서 광고 영상 송출이 중단되고, 충남 아산시에서는 버스정류장 안내판이 작동을 멈추었다. 웰스모어 디텍터는 “하지만 파이어아이 고객사는 피해가 적었다. 공격자에 관한 정보, 추적 경로 등을 다량 확보하고 있어 사전에 예측하고 대비한 덕분”이라고 말했다.그는 “공격자의 동기를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돈을 요구하거나 이목을 끌기 위한 공격도 있지만 어떤 해커는 정보 수집을 위해 은밀히 접근한다는 것. 그는 “한국은 IT·중공업의 수준이 높아 경쟁국가에선 이 정보가 상당히 탐 날 것”이라며 “이란의 해커그룹이 최근 한국의 에너지 분야 기업을 공격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파이어아이는 한국에 가장 위협적인 사이버 공격 그룹을 북한으로 단정한다. 파이어아이는 ‘리퍼(Reaper)’라고 불리던 해커 조직이 북한의 국가적 지원을 받아 한국에 지속적으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APT37’이라는 이름을 붙였다(APT는 지능형 지속 위협 공격을 뜻함). 웰스모어 디렉터는 “이들은 은밀한 첩보 수집을 목적으로 하는데, 적어도 2012년부터 한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직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개발 시간, 악성코드 배포 시간 등 공격이 이뤄진 시간대가 북한의 업무시간대와 일치하고, 한국의 공공기관과 사설 단체가 지속적으로 공격 대상이 되었다는 점이 그 근거”라고 말했다.APT37은 그동안 활동 반경이 넓어졌을 뿐만 아니라 수법도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학·전자·제조·항공우주산업·자동차·헬스케어 등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공격 대상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그는 “최근 중동지역의 한 기업이 북한과의 업무협력을 취소하자 APT37이 보복성 공격을 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웰스모어 디렉터는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 가운데서도 북한발 사이버 공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남북 간 긴장 완화는 환영할 일이지만 아직 북한발 공격이 줄었다는 증거는 없다”며 “25년간 보안 관련 업무 경험상 국가 간에는 평화 시에도 계속해서 공격과 방어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긴장관계일 때 더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본 산케이신문은 전직 미군 장교의 발언을 인용해 APT37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이후 한 달 동안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정부기관과 민간 기업을 상대로 8000회 이상 사이버 공격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亞지역 사이버 보안 인식·대책 높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