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아마존이 에코라는 스마트 스피커를 처음 선보인 후 스마트 스피커는 가장 빠르게 확산되는 디바이스로 꼽힌다. 구글과 애플, 아마존, MS, 삼성, LG, 네이버, 카카오, 바이두, 알리바바 등 글로벌 ICT 기업들은 모두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 뛰어들었다. 왜 기업들이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지 살펴봤다. 결론적으로 스마트 홈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음성 인식 기반의 스마트 스피커에 사용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왼쪽부터) 카카오미니, 구글 홈미니, 네이버 프렌즈, 아마존 에코닷, SK텔레콤의 누구 미니. 구글과 아마존이 출시한 스마트 스피커는 국내에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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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월 전이다. 취재원을 만나 인터뷰를 하는 도중 ‘자녀의 영어 교육’ 이야기가 나왔다. 그는 “아마존의 에코닷이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가격도 저렴하고 영어 뉴스를 언제든 들을 수 있어서 영어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에코닷은 2016년 10월 아마존이 선보인 미니 스마트 스피커다. 아마존에서 에코닷을 39.99달러(약 4만 3000원)에 구매했다. 에코닷을 설치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스마트폰 앱을 내려받아 설치한 후 에코닷의 와이파이나 연결 서비스 등을 설정하면 끝이다(한국에서 출시된 누구(NUGU), 프렌즈, 카카오미니 같은 제품 설치 방법도 같다). ‘알렉사’라는 웨이크업(깨우기) 단어를 말하고, 명령 매뉴얼에 따라 몇 가지를 시도했다. 영어 인식률이 예상보다 좋았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서투른 영어도 잘 알아들었다.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바로 결과물이 나온다는 게 편했다. 스마트폰보다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하루 이틀 지나니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별로 없어서 흥미가 떨어진다는 것. 에코닷에 관심을 보였던 아이도 며칠 후부터 집에서 ‘알렉사’를 부르는 횟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스마트 스피커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와 콘텐트가 별로 없다는 게 문제였다. 한국에 정식 출시되지 않아 음악이나 라디오, 오디오북, 쇼핑, 홈 IoT 같은 콘텐트를 이용하기가 불가능했다.‘만약 스마트 스피커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와 콘텐트가 많다면 어떨까’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한국 출시 소식이 들리는 구글의 스마트 홈 미니, 아마존 에코닷, SK텔레콤 누구, 네이버 프렌즈, 카카오의 카카오미니 등의 스마트 스피커를 체험해본 이유다. 몇 가지 키워드로 스마트 스피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스마트 스피커 vs 인공지능 스피커아마존 에코, 구글 홈, SK텔레콤 누구, 카카오미니, 알리바바 지니 등 요즘 ICT 기업이 속속 진출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스마트 스피커다. 삼성도 올해 안에 빅스비를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하는 스마트 스피커를 론칭할 계획이다.스마트 스피커는 스피커에 탑재된 인공지능이 사람의 음성을 인식하고 그 명령을 수행하는 디바이스다. 2014년 11월 아마존이 ‘에코’라는 이름의 스피커를 내놓은 게 스마트 스피커 역사의 시작이다.한국에서는 스마트 스피커라는 단어보다 ‘인공지능 스피커’ 혹은 ‘AI 스피커’가 많이 사용된다. 왜 같은 성격의 디바이스를 두고 사용하는 단어가 다를까.스피커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다. 스마트 스피커는 사람의 음성 명령을 인식하고 명령을 스마트하게 수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스마트폰의 기능을 스피커가 대신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반해 인공지능 스피커는 ‘인공지능’ 기능을 강조한다. 아마존 알렉사, 애플 시리,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SK텔레콤의 누구, 카카오의 카카오아이 등이 스마트 스피커에 탑재된 인공지능 플랫폼이다. 전문가들은 ‘현재는 스마트 스피커라는 단어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이석영 카카오 AI서비스팀 팀장은 “인공지능 스피커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아직까지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점이 있다”면서 “현재 스마트 스피커의 역할은 사용자가 바쁜 시간대에 음성으로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스피커는 현재 정해진 명령을 받으면 빨리 처리해주는 기능이 대부분이다. 매뉴얼에 없는 명령을 하면 “제가 처리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해를 하지 못했습니다” 등의 대답을 한다. 스마트 스피커가 집에 사람이 들어오면 바로 음악을 들려주고, 조명을 켜주는 식의 기능은 없는 상황이다. 인공지능 스피커라고 말하기에는 아직은 부족한 게 많다. 본지가 인공지능 스피커 대신 스마트 스피커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다.
시장 규모“스마트 스피커의 대중화 속도는 TV, 스마트폰, 인터넷 등 다른 어떤 소비제품보다 빠르다.”미국의 테크·인터넷·소프트웨어 시장분석 기업 액티베이트(Activate)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2018년 테크와 미디어 조망’이라는 보고서에 나온 표현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이 미국 인구의 50%가 사용하는 데 걸린 시간은 6~7년, TV의 경우 10년이 넘었다. 컴퓨터가 대중화되기까지 20년이 걸렸다. 이에 반해 스마트 스피커는 5년이 채 안 된 상황에서 대중화에 성공한 디바이스로 꼽힌다.2014년 11월 아마존이 ‘에코’라는 이름의 스마트 스피커를 출시한 후 구글, MS, 애플, 바이두, 텐센트, 라인, 네이버, 알리바바, 카카오, 샤오미, 삼성, 페이스북 등 글로벌 ICT 기업은 대부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마트 스피커 시장을 선점하는 게 미래 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인 것처럼 보인다.스마트 스피커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분석 기업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공통된 의견이다. 글로벌 테크 컨설팅 기업인 스트래티지 어낼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2016년 3분기 글로벌 출하량은 90만 대였는데, 지난해 3분기에는 740만 대로 급증했다. 또 다른 테크 분석 기업 카날리즈(Canalys)는 올해 1분기 스마트 스피커 글로벌 출하량을 900만 대로 추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0%나 성장한 수치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16년 7억2000만 달러(약 7790억원)이고, 2021년에는 35억2000만 달러(약 3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액티베이트는 ‘2019년 스마트 스피커의 출하량이 4100만 대로 최고점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한국 시장 규모도 매년 확대되고 있다. 이석영 카카오 AI서비스팀 팀장은 “올해 말이면 150만 대, 내년에는 300만 대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카날리즈가 4월에 발표한 스마트 스피커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시장 규모는 전 세계에서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다. 이경일 흥국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2020년 국내 전체 가구에서 스마트 스피커를 보유한 가구 수의 비중이 71%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라고 예측했다.
터치 vs 음성스마트 스피커 시장 확대는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터치 기반의 인터페이스가 음성 기반 인터페이스로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 스피커를 사용해보면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바로 결과물을 얻는 속도와 편리함을 느낀다.예를 들어보자. 만일 스마트폰에서 볼빨간 사춘기의 ‘여행’이라는 노래를 들으려면 몇 단계를 거쳐야 한다. 우선 멜론이나 지니 같은 음악 앱을 터치하고 검색창에 ‘여행’ 혹은 ‘볼빨간 사춘기’를 적어야 한다. 결과가 나오면 터치한 후 음악을 듣는다. 아니면 음악 앱을 켠 후 음성으로 ‘볼빨간 사춘기 여행’이라고 검색하는 방법도 있다. 스마트 스피커는 이에 반해 ‘헤이 카카오 볼빨간 사춘기 여행 틀어줘’ 혹은 ‘헤이 아리아 볼빨간 사춘기의 여행 틀어줘’라고 하면 된다. 네이버 프렌즈나 에코닷, 구글 홈 미니도 한 문장이면 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아마존 에코닷은 쇼핑에도 이를 적용했다. 만일 닌텐도의 스위치가 궁금하다면 ‘알렉사 스위치는 얼마야?’라고 영어로 말하면 된다. 닌텐도 스위치에 대한 설명과 가격을 바로 알려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오더 잇(주문할까요?)’이라고 물어본다. 여기서 ‘예스’라고 대답하면 아마존에 등록되어 있는 카드로 결제가 진행되고, 등록된 주소로 배송이 시작된다.스마트폰 사용에 부담을 느끼는 이도 스마트 스피커로 명령을 내리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다. 음성 인식 인터페이스의 직관력과 편리함은 터치 인터페이스보다 월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한계도 있다. 스마트 스피커는 아직 사용자의 일상 언어 처리가 부족하다. 농담을 주고받거나 대화를 하기 어렵다. 스마트 스피커는 정해진 명령에 응답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이다. 아마존은 에코닷 사용자를 위해 정기적으로 ‘What’s new with Alexa?’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낸다. 에코닷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명령어 매뉴얼이다. 다른 스마트 스피커도 스마트폰 앱에서 어떤 명령을 내리면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스피커를 깨우는 ‘웨이크업 워드’를 잘 고르는 것도 스마트 스피커의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 중 하나다. 아마존은 ‘알렉사’를, 구글은 ‘헤이 구글’, 네이버는 ‘헤이클로버’, 카카오는 ‘헤이 카카오’, SK텔레콤은 ‘헤이 팅커벨’ 혹은 ‘헤이 아리아’라는 웨이크업 워드를 사용한다. 김영규 SK텔레콤 AI 사업혁신 셀장은 “버튼이나 터치를 해서 디바이스를 웨이크업하는 것과 음성으로 불러서 깨우는 것은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면서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이용하면 스마트 스피커가 항상 웨이크업하기 때문에 단어를 잘 골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킬러 콘테트=음악스마트 스피커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크게 생활정보·엔터테인먼트·쇼핑·스마트 홈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생활 정보는 날씨, 시간, 알람, 뉴스, 주가, 환율, 인물정보 등이다.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는 음악, 라디오, 팟캐스트, 영화나 TV 프로그램 정보, 야구 결과 등이다. 카카오미니는 카카오톡과 연동되어 있어 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친구에게 카톡을 보내거나 보이스톡을 할 수 있다. 아마존의 에코닷은 아마존과 연결되어 있다. 네이버는 프렌즈를 이용해 생수나 라면 같은 생필품과 생활용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누구를 11번가와 연계했고, 도미노나 BBQ 등의 가맹점에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카카오미니에도 배달음식 주문 기능이 있다. 카카오와 연계된 덕분에 카카오택시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네이버의 프렌즈와 SK텔레콤의 누구를 이용하면 집안의 조명 등을 켜고 끌 수 있는 스마트 홈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미니는 추후 이 기능을 더할 계획이다. 아마존과 구글의 스마트 스피커에도 조명이나 전자제품 제어 등을 할 수 있는 스마트 홈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이렇게 다양한 서비스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은 아직까지 ‘음악’이다. 전문가들도 “스마트 스피커 킬러 콘텐트는 음악”이라고 분석했다.액티베이트의 ‘2018년 테크와 미디어 조망’ 보고서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하루에 3번 이상 스마트 스피커를 사용하는 ‘슈퍼 유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이 음악 듣기(74%)였다. 날씨 소식을 이용하는 비율이 65%, 알람이나 시간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59%를 차지했다. 뉴스와 길 찾기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스마트 홈 플랫폼
▎지난해 5월 아마존은 7인치 터치스크린이 장착된 스마트 스피커 ‘에코쇼’를 선보였다. 페이스북도 스크린이 장착된 스마트 스피커를 내놓을 계획이다. / 사진:아마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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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스피커의 가격은 무척 저렴하다. 구글 홈 미니, 아마존 에코닷, SK텔레콤 누구 미니, 카카오의 카카오 미니, 네이버 프렌즈 미니 등의 가격은 5만원~10만원 사이다. 음질과 디자인에 중점을 둔 프리미엄 제품은 30만원~40만원대다. 스마트 스피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업들이 가격을 낮게 책정한 덕분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마트 스피커는 팔면 팔수록 손해”라고 말할 정도다.전문가들은 스마트 스피커의 비즈니스 모델을 크게 세 가지로 본다. 멜론이나 지니 같은 음악 월정액 서비스, 광고와 이커머스다. 현재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은 음악 월정액 서비스다. 아마존은 프라임 뮤직을, 구글은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 레드, 카카오는 멜론 월정액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는 없지만 카카오미니 덕분에 멜론 가입자 증가에 도움이 됐다”면서 “또 멜론 덕분에 카카오미니 판매도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기업들은 스마트 스피커 광고와 이커머스를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현재 스마트 스피커를 통해 이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하면 단점이 많다. 가격을 비교하거나 셀러를 검색하는 등의 행위를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네이버나 SK텔레콤은 현재 생필품 위주로 이커머스를 구현하고 있다. 김영규 SK텔레콤 셀장은 “쌀이나 물 같은 생필품은 항상 사던 것을 구매하는 패턴이 많다”면서 “스마트 스피커를 이용해 이커머스 시장을 여는 데는 생필품이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광고도 어떤 식으로 사용자에게 전달해야 할지를 놓고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글로벌 ICT 기업이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 뛰어드는 또 다른 이유는 스마트 홈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스피커는 항상 전원이 켜 있고 집 안의 중앙에 둘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 홈 플랫폼 역할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과거 삼성전자나 LG전자가 냉장고나 TV 등 가전제품을 스마트 홈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한 것도 장소와 편리함 면에서 부족했기 때문이다. 스마트 스피커는 일반 가전제품보다 사용하기 편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다양하다. 문형철 이화여대 디자인대학원 겸임교수는 디지에코 보고서에서 “콘텐트 플랫폼으로서의 시작과 확장은 결국 홈 IoT 시장으로 이어진다”면서 “스마트폰 역시 홈 IoT에서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하겠지만 개인 기기가 아닌 고정형 가족 기기로서 TV와 함께 기대되는 거점이 바로 이런 음성 비서형 기기다”라고 분석했다.
[박스기사] 이석영 카카오 AI서비스팀 팀장 - “스마트 스피커, 새로운 10년 혁신의 시작점”
▎사진:카카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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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7일 카카오가 론칭한 스마트 스피커 ‘카카오미니’는 판매 시작 9분 만에 1만5000대 완판을 기록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카카오미니 개발의 PM(Project Manager) 역할을 맡은 이석영 카카오 AI서비스팀 팀장을 만나 카카오미니의 경쟁력을 들어봤다.AI서비스팀은 스마트 스피커 개발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우리 팀은 지난해 초 만들어졌다. 스마트 스피커에 필요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팀이 있고, 우리는 그 기술을 사용자에게 어떻게 잘 전달할까 고민하고 전략을 짠다.
카카오미니는 스마트 스피커 시장의 후발 주자다. 카카오미니의 경쟁력이 무엇인가.카카오라는 브랜드 파워가 다른 스마트 스피커보다 강하다는 게 가장 큰 경쟁력이다. 카카오미니의 웨이크업 단어를 ‘헤이 카카오’로 정한 것도 카카오라는 브랜드의 힘이 크기 때문이다. 카카오 서비스인 멜론도 우리의 경쟁력이다. 카카오미니를 이용해 카카오톡이나 보이스톡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경쟁력이다. 카카오미니로 친구에게 음악이나 날씨 등의 카톡을 보낼 수 있는데,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다른 스마트 스피커는 대부분 USB 포트를 사용해 전원을 공급하는데, 카카오미니는 DC 전원 케이블을 사용한다.스마트 스피커의 음질을 좋게 하기 위해서다. 카카오미니는 다른 스마트 스피커보다 음악을 듣는 데 훨씬 좋은 성능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 스피커 시장이 급성장하는 이유가 궁금하다.편하기 때문이다. 음성 기반 디바이스는 터치 스크린 디바이스보다 훨씬 사용하기 편하다. 스마트폰 사용이 부담스러운 노인층도 스마트 스피커는 즉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일상에 혁신을 주는 디바이스였다면 스마트 스피커는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혁신의 시작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스마트폰이 주는 가치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스마트 스피커의 비즈니스 모델이 뭔가. 스마트 스피커는 팔면 팔수록 손해라고 하던데.맞다. 스마트 스피커 판매로 이익을 내기는 어렵다. 손해가 나는데도 스마트 스피커 가격을 낮게 정한 것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스마트 스피커 시장을 선점하는 것은 스마트 홈 시장을 선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스갯소리로 스마트 홈 IoT는 ‘10년째 라이징 스타’라는 이야기도 있다. 사물인터넷은 음성 제어를 통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이나 LG가 스마트 홈 플랫폼을 냉장고나 TV 등의 가전제품으로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스마트 스피커가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음성 제어를 통한 스마트 홈 시장이 확산되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스마트 스피커의 한국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되나.지난해 한국 시장에는 약 50만 대 정도가 공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 말에는 150만 대까지 공급될 것이다. 내년에는 3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본다. 분석해보면 스마트 스피커 시장이 성장하는 속도가 IPTV의 확산 속도보다 빠르다. 2017년이 스마트 스피커의 원년이라면 올해는 플랫폼 선점 경쟁이 치열한 한 해가 될 것이다.
구글 스마트 스피커의 한국 진출설이 나오고 있다.위협적이다. 40대 특정 계층이 선호하는 구글의 서비스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로컬 사업자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글의 한국어 서비스가 좋기는 하지만, 우리 같은 로컬 사업자를 따라오기 어렵다.
[박스기사] 김영규 SK텔레콤 AI사업혁신 셀장 - “원거리 음성 인식 기술 발전이 스마트 스피커 시장 열어”
▎사진:SK텔레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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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처음 스마트 스피커를 선보인 기업은 SK텔레콤이다. 2016년 9월 ‘누구(NUGU)’라는 이름의 스마트 스피커를 론칭했고, 지난해 8월 ‘누구 미니’를 선보이면서 라인업을 강화했다. 김영규 SK텔레콤 AI사업혁신 셀장은 누구의 론칭과 사업전략을 담당하고 있다.스마트 스피커도 태블릿 PC나 스마트워치처럼 잠깐 인기로 그치지 않을까.음성 인식 디바이스가 스마트 스피커 같은 형태로 계속 남아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지금처럼 눈에 보이는 스피커는 향후 다양한 모습으로 집 안 곳곳에 설치될 것이다. 요즘 건설되는 아파트는 다양한 공간에 음성 인식 기술이 들어가 있다. 모양은 변하겠지만 음성 인식 디바이스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본다.
스마트 스피커와 과거 음성 인식 디바이스의 차이점이 뭔가.원거리 음성 인식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스마트 스피커 론칭이 가능해졌다. 1.5~3m 정도의 거리에서 말한 것을 인식하고 명령을 수행하는 게 스마트 스피커의 핵심 기술이다. 아마존이 에코라는 스마트 스피커를 론칭하면서 이 기술을 상용화한 것이다. 과거 음성을 인식하는 디바이스는 원거리 음성 인식 기술이 부족했다.
스마트 스피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아이들이 스마트 스피커를 쉽게 사용하는 이유는 글보다 말이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TV 리모컨과 비슷하다. 리모컨을 사용하려면 뭔가를 배워야 한다. 그런데 음성으로 명령하려면 단어만 알면 된다. 대다수의 가정에 스마트 스피커가 있는 때가 곧 올 것이다. 음성인식 기술의 발전이 스마트 스피커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한국에서 가장 먼저 나온 스마트 스피커가 누구다. 성적은 어느 정도 되나.다른 경쟁사도 마찬가지인데 디바이스 판매 수치는 밝히지 않고 있다. 우리는 실사용자를 가장 중요한 수치로 생각하고 있는데, 5월 말 현재 월 실사용자가 300만 명이 넘었다. 올해 말이면 5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한다.
스마트 스피커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누구의 경쟁력은 뭔가.2016년 9월 스마트 스피커를 론칭한 후 다양한 서비스에 누구를 적용하고 있다. 셋톱박스, 티맵, 키즈폰 등에 누구를 적용하면서 한국에서 가장 많은 제품군을 가지고 있다. 고객 만족도 조사를 해보면 음성 인식률이 누구가 가장 좋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누구의 다음 버전도 고민하고 있다.
스마트 스피커의 비즈니스 모델이 뭔가. 스피커 판매가 수익원인가.스마트 스피커 판매로 수익을 올리기는 힘들다. 현재 스마트 스피커를 팔면 팔수록 손해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스마트 스피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서 플랫폼의 선두주자가 되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대표적인 게 이커머스와 광고일 것이다. 이 서비스를 스마트 스피커에 맞게 구현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스마트 스피커가 일상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한국은 개인정보를 사용하는 데 상당히 어려운 국가 중 한 곳이다. 기본적으로 약관에 나와 있는 것은 모두 지키고 있다. 사용자의 음성 데이터를 사용하려고 해도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사용자가 스마트 스피커를 ‘웨이크업(깨우는)’한 후에야 음성 데이터를 수집하고 보관한다. 사용자의 모든 대화를 녹음하고 수집하지 않는다. 개인정보는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