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의 타깃은 패션이 자기표현의 수단인 사람들이다. 그들은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본인만의 기준으로 자주적인 삶을 산다. 우리는 사람들이 새로운 아름다움에 용기 내기를 바란다.”
▎사진:각 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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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준 대표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신진 디자이너다. 남다른 포부와 에너지로 한국 패션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파워리더로 손꼽힌다. SADI(Samsung Art & Design Institute)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김 대표는 프랑스에서 열린 2017 이예르 페스티벌(Hyeres Festival)에서 최종 10인에 선정되며 디자이너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기준은 말 그대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패션계를 이끌어갈 젊은 피답게 과감하고 도발적이다. 김 대표는 “기준은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눈앞의 목표나 이익을 좇기보다 본인만의 기준을 세우는 사람을 뮤즈로 하는 브랜드”라고 말했다.이처럼 기준은 이질적인 요소를 조합해 새로운 아름다움의 기준을 제안한다. 기존 복식을 재구성하는 작업, 다양한 소재의 조합으로 신선한 감동과 위트를 전달한다. 영화산업과 현대미술, 하위문화에서 주로 영감을 받지만 어느 한 부분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조합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한다.론칭한 지 이제 1년 남짓한 기준의 매력은 컬렉션의 콘셉트와 스토리가 주는 흥미로움이다. 좋은 감독이 주목할 만한 필모그래피를 만들어가듯 매 시즌 풍부한 내용이 담긴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2018년 F/W 컬렉션은 기준의 공식적인 첫 컬렉션이었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미발매 시나리오인 ‘아틀란티스의 운명’에서 영감을 얻었다. 김 대표는 영화 제작이 무산된 후 비디오게임으로만 탄생한 이 작품에 주목했다.영화로 만든다면 과연 어떤 캐릭터가 등장할까를 상상하며 컬렉션을 준비했다. 김 대표는 도굴꾼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은 뜯어지고 해진 의상에 하와이안 티셔츠의 디테일을 조합한 흥미로운 이미지를 구현해 내며 단숨에 패션계의 주목을 받았다.김 대표는 데뷔작의 성공에 힘입어 두 번째 컬렉션을 연이어 발표했다. 2019 S/S 컬렉션의 콘셉트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동유럽 집시 문화를 접목한 ‘퓨처 집시 룩’이었다. 영감의 시작은 영화 [집시의 시간(Time of the Gypsies)]에 등장하는 초능력을 가진 불우한 집시 소년이다. 대개 초능력자는 영웅적인 면모가 강조되지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집시 소년은 불우한 삶으로 타락하는 인물이다. 김 대표는 전형적인 해석과 상반된 캐릭터에 자신만의 관점을 담아냈다. 집시 같은 너드(Nerd) 스타일에 애니메이션 속 팝 컬러와 구조적 형태를 가미해 다시 한 번 기준만의 새로운 컬렉션을 창조해냈다.영화 [저수지의 개들]로 유명한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품처럼 시간이 흘러도 언제나 매력적이고 소장하고 싶은 아카이브를 만들고 싶다는 김 대표의 목표는 해외 진출이다. 올해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디자인과 세일즈, 마케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오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