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고급시계박람회(SIHH)는 전 세계 시계 애호가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지구촌 최고의 시계 이벤트다. 내로라하는 워치메이커들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신제품을 둘러보며 올해 트렌드를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올해로 29회째를 맞은 이번 박람회에서는 예년보다 더욱 화려해진 여성 시계와 더욱 복잡해진 컴플리케이션 워치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역대 최대 규모인 35개 브랜드가 참가한 이번 박람회에서 대세는 역시 ‘여성 시계’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성들을 겨냥한 신제품이 대거 출시됐다. 까르띠에는 우아한 곡선 형태의 ‘베누아 컬렉션’에서 신모델을 대거 선보였다. 예거 르쿨트르는 문페이즈 디자인을 바꾸고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랑데부 컬렉션’의 신제품을 공개했다. 피아제는 ‘포제션 컬렉션’에서 시계 전체를 다이아몬드로 뒤덮은 신제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박람회에 참가한 에르메스는 비스듬한 아치 형태의 다이얼이 인상적인 ‘갤롭 데르메스’로 세련된 여성미를 강조했다.남성 시계로 유명한 로저 드뷔와 리차드 밀도 화려하거나 앙증맞은 디자인의 여성 시계로 출사표를 던졌다. 로저 드뷔는 대표 컬렉션인 ‘엑스칼리버’에서 사이즈를 줄이고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핑크 컬러의 ‘슈팅 스타’를 출시했다. 리차드 밀은 마시멜로와 캔디처럼 알록달록한 아이템을 다이얼에 고스란히 녹여낸 신제품으로 화제를 모았다.이번 박람회에서는 다양한 콘셉트의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IWC는 파일럿 워치에 처음으로 항력 투르비옹을 적용한 ‘빅파일럿 워치 항력 투르비용 어린 왕자 에디션’을 선보였다. 예거 르쿨트르는 자이로 투르비옹, 미닛 리피터, 퍼페추얼 캘린더 등 다양한 기술력이 집약된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자이로 투르비용 웨스트민스터 퍼페추얼 캘린더’를 공개했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파워리저브 기능을 65일까지 늘린 ‘트래디셔널 트윈 비트 퍼페추얼 캘린더’로 세간을 놀라게 했다. 로저 드뷔는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와 함께 제작한 ‘엑스칼리버 원오프’를 내놓았다.한편 이번 박람회에서는 화려한 시계 못지않게 다양한 콘셉트로 완성된 부스도 관전 포인트였다. 올해 주력 상품으로 파일럿 워치를 선보인 IWC는 부스를 비행기 내부처럼 꾸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로저 드뷔는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와의 협업을 기념하기 위해 12억원대에 달하는 슈퍼카를 부스에 설치했다. 예거 르쿨트르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매뉴팩처가 있는 스위스 발레 드 주의 전원 풍경을 고스란히 부스에 옮겨 놨다.
A. LANGE & SÖHNE
▎랑에1 25주년 기념 에디션 / 랑에 운트 죄네의 상징적인 타임피스를 기념하는 에디션. 딥 블루의 오목한 프린트 실버 다이얼, 블루 컬러 숫자, 수작업으로 각인된 밸런스 콕이 특징이다. 250개 한정으로 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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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5년 탄생한 랑에 운트 죄네는 독일을 대표하는 워치메이커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랑에 운트 죄네를 세계적인 정밀 워치 메이킹 궤도에 올려놓은 랑에1 컬렉션 출시 25주년을 기념하는 모델을 비롯해 브랜드의 탁월한 기술력을 증명하는 다양한 모델을 선보였다.
▎다토그래프 퍼페추얼 투르비옹 /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문페이즈를 탑재한 퍼페추얼 캘린더, 스톱 세컨즈 기능을 갖춘 투르비옹,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가 결합된 모델. 핑크 골드 다이얼을 탑재한 화이트 골드 소재로 100피스 한정 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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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랑에 점핑 세컨즈 / 화이트 골드 케이스와 블랙 다이얼이 시선을 사로잡는 모델. 상단에 위치한 레귤레이터 다이얼, 그 아래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위치한 아워 서클과 미닛 서클이 특징이다. L094.1 매뉴팩처 칼리버가 최대 42시간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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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에마틱 퍼페추얼 허니골드 / 2100년까지 시간을 조정할 필요 없이 정확한 날짜를 표시하는 모델. 특허 받은 제로-리셋 메커니즘이 적용된 자동 와인딩 칼리버로 구동된다. 허니 골드 케이스를 탑재한 버전으로 100피스 한정 출시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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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EMARS PIGUET
▎코드 11.59 투르비옹 오픈워크 / 칼리버 2948 핸드와인딩 투르비옹 오픈워크 무브먼트로 스켈레톤 아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모델. 18K 핑크 골드 소재의 41㎜ 케이스와 오픈워크 다이얼이 매력적이다. 블랙 이너 베젤에 있는 분 표시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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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마 피게는 이번 SIHH에서 새로운 코드(CODE) 11.59 컬렉션을 출시했다. 코드 11.59에서 ‘CODE’는 도전(CHALLENGE), 자신(OWN), 대담(DARE), 발전(EVOVLE)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컬렉션으로 전통을 보전하면서 혁신을 추구하는 브랜드의 새로운 도전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코드 11.59 미닛 리피터 수퍼소네리 / 스모크 블루 에나멜 다이얼에 18K 화이트 골드 케이스, 블루 악어가죽 스트랩이 특징인 모델. 회중시계의 소닉 파워(음파 장비)를 탑재해 1분, 15분, 1시간 등 각각의 시간을 소리로 확인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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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11.59 크로노그래프 / 완벽한 마감이 돋보이는 딥 블루 혹은 블랙 다이얼과 18K 핑크 골드 혹은 화이트 골드 케이스가 조화를 이루는 모델. 곡선 형태의 골드 인덱스, 기다란 스틱 핸즈, 높이 솟은 AP 로고가 인상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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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11.59 퍼페추얼 캘린더 / 18K 핑크 골드 케이스, 어벤추린(사금석) 다이얼, 블루 악어가죽 스트랩이 아름다운 모델. 22K 골드 소재의 오픈워크 로터가 탑재된 인하우스 셀프와인딩 매뉴팩처 칼리버 5134로 구동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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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IER
▎또노 더블 타임존 스켈레톤 워치 / 독특한 원통형 셰이프가 매력적인 모델. 홈 타임과 세컨드 타임이 각기 다른 두 개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 또노 XL 더블 타임존 모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핑크 골드, 플래티늄,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플래티늄 버전으로 출시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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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7년 설립된 까르띠에는 독창성과 예술성이 담긴 제품을 선보이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남성미를 더한 실루엣이 인상적인 까르띠에 프리베 컬렉션을 비롯해 메종의 아이코닉 컬렉션 중 하나인 베누아 컬렉션, 산토스 드 까르띠에 컬렉션 등을 공개했다.
▎베누아 워치 / 욕조를 닮은 듯한 타원형 실루엣이 눈길을 끄는 모델. 오리지널 모델보다 더욱 슬림해진 스트랩, 실버 다이얼에 새롭게 디자인된 로마 숫자, 케이스와 완벽하게 결합된 케이스백, 30m 방수 기능 등이 특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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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누아 알롱제 워치 / 베누아 워치를 오버 사이즈로 제작한 모델. 유려한 실루엣이 손목 위에서 우아한 자태를 드러내며, 솔리드 골드 소재에 끌루 드 파리로 장식된 화려한 베젤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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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스 뒤몽 워치 / 악어가죽 스트랩에 장착된 간결하고 섬세한 다이얼이 돋보이는 모델. 골드 혹은 골드 앤 스틸, 스틸 소재로 제작된 케이스와 로마 숫자, 한눈에 들어오는 스크루, 블루 카보숑 크라운으로 클래식 워치의 유산을 계승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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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MES
▎아쏘 레흐 드 라 룬 / 북반구와 남반구의 달을 두 개 문페이즈로 동시에 표현한 모델. 운석 또는 어벤추린 소재의 다이얼 위에는 두 개 카운터가 돌고 있다. 에르메스 매뉴팩처 무브먼트에 장착된 전용 모듈로 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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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년간 에르메스는 진정한 하이엔드 워치메이커로 발돋움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해왔다. 이번 SIHH에서는 두 개 문페이즈로 독특한 다이얼을 완성한 모델을 비롯해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외관이 인상적인 모델, 에나멜 기법으로 그려진 늑대가 시선을 사로잡는 모델 등을 출시했다.
▎갤롭 데르메스 / 마구 제조에서 시작된 에르메스의 오랜 역사를 엿볼 수 있는 모델. 몽환적인 아치 형태 다이얼, 우주선을 닮은 초현실적인 외관, 6시 방향에 자리한 독창적인 크라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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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쏘 아우우우 / 달빛 아래 은빛 자태를 드러낸 한 마리 늑대가 주목을 끄는 모델. 에나멜 기법이 적용된 이 모습은 초승달과 별들이 수놓아진 깊은 밤하늘과 대비를 이룬다. 화이트 골드 케이스와 블랙 악어가죽 스트랩으로 세련미를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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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쏘 78 / 원형 케이스에 등자에서 영감을 받은 비대칭 러그로 독특함을 추구한 모델. 6시 방향의 날짜창, 그레인 다크 그레이 다이얼, 크림 색상의 숫자와 핸즈, 내추럴 바레니아 카프 스트랩이 특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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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C
▎파일럿 워치 타임존 스핏파이어 ‘더 롱기스트 플라잇’ 에디션 / 전설적인 영국 전투기 스핏파이어 설계자들의 공학적 전문성을 기념하는 모델. 이 시계에는 특허 받은 타임존 메커니즘과 IWC 제작 오토매틱 무브먼트가 결합돼 있다. 250피스 한정 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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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8년 설립된 IWC는 독창적인 기술이 적용된 시계 제작으로 유명한 워치메이커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전설적인 영국 전투기 스핏파이어를 기념하는 모델을 비롯해 혁신적 소재의 새로운 탑건 라인, IWC 파일럿 워치에 항력 투르비 옹이 최초로 적용된 어린 왕자 에디션을 선보였다.
▎파일럿 워치 더블 크로노그래프 탑건 세라타늄 / 자체 개발한 신소재인 세라타늄으로 제작한 첫 번째 파일럿 워치. 티타늄만큼 가볍고 잘 깨지지 않으면서도 세라믹처럼 단단하고 스크래치에 강하다. 칼리버 79420 와인딩 오토매틱 무브먼트가 44시간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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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파일럿 워치 항력 투르비옹 '어린 왕자' 에디션 / IWC 파일럿 워치에 항력 투르비옹이 최초로 적용된 모델. 시선을 사로잡는 미드나잇 블루 다이얼이 특징이다. 하드 골드 혹은 플래티넘 케이스 중 선택할 수 있으며, 해당 소재별로 10피스 한정 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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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바(스위스)=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 / 사진: 각 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