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누진렌즈 보급률 11%에 불과해”하지만 유독 한국에선 힘을 못 쓴다. 노인만 써야 한다는 인식 탓에 보급률이 현저히 낮다. 소 대표는 “한국의 누진렌즈 착용률을 조사해봤더니 11%에 불과했다”며 “65%나 되는 프랑스는 차치하고 미국(38%), 일본(39%), 말레이시아(24%)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았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캠페인 같은 ‘인식 마케팅’은 필연일지도 모른다. 소 대표는 한국에서 누진렌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본사에 설득해 캠페인에 대한 지원도 받았다. “프랑스 본사 입장에서 한국은 미지의 시장이었다”며 “수년간 한국 시장의 트렌디함, 스마트함, 가치를 느끼면 소비하는 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40세 이상인 나라, 인구 5000만 이상에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는 곳이라는 얘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에실로가 렌즈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점에 착안한 소 대표는 확신에 차 있었다.그의 말대로 럭셔리 업계에서 한국 소비자의 구매력은 유명하다. 고급차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해 수입차 최초로 연간 판매량 7만 대를 돌파하면서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이 팔리는 시장이 됐다.본사 역시 소 대표의 말에 공감했다. 안경 렌즈를 포함한 한국 광학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2018년 기준으로 한국 시장은 2조8000억원, 렌즈만 8000억원이 넘는다. 누진렌즈 시장은 그보다 작지만, 국내 고령인구 증가와 다른 나라 보급률의 3분의 1수준임을 고려하면 앞으로 시장 규모는 두세 배 이상 커질 가능성이 크다.소 대표는 소비자 캠페인과 함께 안경사 대상 누진렌즈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누진렌즈는 개인 맞춤형 렌즈여서 시력 검사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시습관에 따라 가장 적합한 렌즈를 추천해주는 안경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모든 과정이 소비자의 만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그의 노력 덕에 트레이닝센터 구축도 탄력을 받고 있다. 본사 건물 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트레이닝센터는 소 대표의 숙원 사업으로, 검안과 누진렌즈 전문 가공 교육이 핵심이다. 그는 “처음에는 트레이닝센터 구축 예산을 확보하기 어려워 전국 각지 대학의 안경학과를 직접 찾아가 업무양해각서(MOU)를 맺고 대학 교육센터에서 누진렌즈 교육에 나섰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에실로와 안경사 모두 확실하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소 대표는 그렇게 에실로에서 13년을 달려왔다. 고객 서비스부문 매니저로 출발해 영업부장을 거쳐 한국법인 대표 자리까지 올라섰다. 전 세계 각국의 에실로 법인 대표가 프랑스 국적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인사다.‘공감’은 소 대표가 본사, 고객, 업계 종사자를 아우르는 축이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고객에게 행복을 준다는 말이 거창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디지털화 시대에 예전보다 일찍 찾아온 노안을 잘 관리하고 교정하면 건강한 삶을 누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누진렌즈 바로 알기’ 캠페인도 ‘행복 찾기’ 중 하나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