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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원 베이커휴즈GE 코리아 대표 

“배터리 시장 성장은 절호의 기회”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베이커휴즈GE의 3D CT 검사장비는 제품을 해체하지 않고 내부 결함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발견한다. 효율을 높이고 사고를 예방하는 기능이다. 자동차 전장사업이 커질수록 사업성도 높아진다.

▎박장원 베이커휴즈GE 코리아 대표는 베이커휴즈GE 아태지역 계측제어사업부 총괄도 겸하고 있다. / 사진:베이커휴즈GE 코리아
사례 1. 국내 한 복합발전소는 몇 해 전 ‘벤틀리 네바다 상태 감시 시스템’을 도입했다. 핵심 설비를 모니터링하는 장비로, 장애를 빠르게 감지하고 원인을 분석해 신속하게 제거하는 기능을 갖추었다. 급한 경우 설비를 강제로 멈춰 중대한 손실을 방지한다. 실제로 지난해 벤틀리 네바다는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해 발전소의 가스터빈 블레이드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했다. 덕분에 1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사례 2.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제철설비에 최적화된 하이브리드형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개발 파트너는 베이커휴즈GE로, 이 회사의 스마트 예지진단 솔루션과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결합해 설비 고장 방지, 운영 효율 향상, 비용 절감 효과까지 노리고 있다. 한화시스템도 베이커휴즈GE와 협력해 한화그룹 제조 계열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구축 중이다.

베이커휴즈GE는 석유와 가스를 추출하고 운송과 정제하는 전 영역에 걸쳐 최첨단 설비와 서비스,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관련 분야에서 유일한 ‘풀 스트림(Full Stream, 모든 공정에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2017년 GE의 오일앤가스사업부와 유전 서비스 기업인 베이커휴즈가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현재 120개국 이상에 진출해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EPC(엔지니어링, 조달 및 건설) 기업과 조선사들의 국내외 프로젝트에 첨단 제품과 기술을 공급해왔다.

3D CT 검사장비로 고효율·무사고


▎베이커휴즈GE는 최근 시장조사기업 프로스트 앤 설리번이 주최하는 ‘2019 산업용 컴퓨터 단층촬영(CT) 솔루션 부문 글로벌마켓 리더십 어워드’에 선정됐다. 베이커휴즈GE의 산업용 CT 솔루션 시장점유율은 22%에 달한다. 사진은 베이커휴즈GE 산업용 CT 검사 장비 피닉스 브이토멕스(phoenix v |tome| x). / 사진:베이커휴즈GE 코리아
3월 말 만난 박장원 베이커휴즈GE 코리아 대표는 “석유화학 제품 30여 종을 생산하는 LG화학 공장에는 베이커휴즈GE 터빈과 터빈 컨트롤 시스템, 압축기, 벤틀리네바다 상태 감시 솔루션 등이 적용됐다”며 “올해는 기존 석유·가스 분야에서 제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 한다. 특히 전자기기, 배터리, 자동차, 적층제조 부품을 해체하지 않고도 결함을 찾아내는 비파괴 검사 사업과 첨단 계측기기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장원 대표는 2006년에 경력직으로 GE에 입사해 한국에서 시장개발 업무를 담당하다가 2009년 GE 인터내셔널 본사(브뤼셀)에서 신사업 발굴 프로젝트를 맡았다. 당시 GE 인터내셔널 본사에 간 첫 한국인 임원이자, 지금까지 최연소 한국인 임원이다. 2011년에는 독일 뮌헨에서 글로벌 고객혁신센터 설립을 총괄했고, 2013년 한국에 돌아와 GE코리아 성장전략 리더이자 당시 GE오일앤가스 코리아 대표를 맡았다. 2017년부터는 베이커휴즈 GE 코리아 대표와 아태지역 계측제어사업부 총괄을 겸하고 있다.

2013년 한국 대표를 맡은 후 그는 현지화에 주력했다. 당시만 해도 글로벌에서 개발한 기술을 한국 시장에 소개하는 것이 한국지사의 주 목적이었는데 박 대표는 국내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국내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한화파워시스템과 터빈, 압축기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을 글로벌 EPC 프로젝트의 전문가 조직인 ‘COE(Center of Excellence)’로 포지셔닝한 것도 그의 성과다. 그는 “한국 EPC 기업이 중동, 남미, 동남아 등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베이커휴즈GE 내 한국 팀에게 주도적인 역할을 맡겼다”며 “최근 본사에서 포스코대우와 삼성엔지니어링 대표를 베이커휴즈GE의 최대 행사 연사로 모실 정도로 한국은 전 세계 EPC와 오일앤가스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베이커휴즈GE의 산업용 CT 검사 솔루션이 한국에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커휴즈GE의 3D CT 검사 장비는 제품을 해체하지 않고 내부 결함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발견하는 것이 경쟁력이다. 이미지 왜곡 현상을 보정하는 최첨단 기술로 선명한 3D 이미지 구현이 가능해 정교한 배터리나 전자부품, 자동차부품의 안전성과 품질 향상에 필수적인 기술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국내 배터리 3사의 전기차용 배터리 수주 잔액이 175조원을 넘어섰으며 지난해 한 해에만 신규 수주 물량이 110조원에 달한다. 이 같은 국내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는 우리에게 기회”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산업현장에서 기계 오작동에 의한 사고가 늘고 있는데 박 대표는 이 역시 벤틀리 네바다 상태 감시 시스템(설비 예지보전 시스템)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종의 ‘스마트 시그널’ 즉, 조기 경보 시스템”이라며 “스마트 시그널은 머신 러닝과 유사한 데이터 학습을 바탕으로 설비의 건전성을 확인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해 문제점과 원인을 정확하게 제시한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안전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혁신적인 시스템을 도입하고 안전교육에 투자하는 경영자의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이버 보안 솔루션도 주력 분야다. 특히 원자력 발전과 같은 국가 기간산업은 사이버 보안에 대한 니즈가 더욱더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한전KDN과 기술업무 협약을 체결해 베이커휴즈GE의 사이버 보안 솔루션 ‘시큐리티ST’를 국내 원자력과 화력 발전에 특화된 솔루션으로 최적화해 제공하기로 했다. 박 대표는 “시큐리티ST는 전 세계 230개 고객사가 50개국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300만 시간에 이르는 통합 운전 경험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올해 판교에 고객솔루션센터(CSC) 오픈

박 대표는 베이커휴즈GE 아시아태평양 지역 계측제어 사업부 총괄도 겸하고 있다. 아태 지역 내 영업, 운영 관리, 엔지니어링 및 공급망 관리 등 사업 전반을 총괄 관리한다.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 호주에 직원 400명을 두고 있다. 그는 “지역마다 사업 분야와 고객 요구사항, 비즈니스 환경 등이 굉장히 다르다”고 말했다.

우선 한국과 일본은 석유화학, 발전, 제철 산업뿐 아니라 전자, 반도체,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산업이 발달해 있으며 특히 한국은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배터리가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커휴즈GE의 산업용 CT 검사 기술과 최첨단 압력 센서 등이 관련 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호주는 전통적으로 LNG 시장이 강한 나라로, 현재 7개 LNG 개발 프로젝트가 가동 중이며 3개 프로젝트가 건설 중이다. 지난해 LNG 수출도 23% 증가했고, 올해는 카타르를 제치고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역시 사업 확장의 기회다.

그는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동남아 국가는 올해도 전체 GDP가 5.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영 기업들과 다국적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석유 및 가스 시장도 마찬가지”라며 “벤틀리 네바다 컨디션 모니터링과 계측기기 사업 부문에 새로운 프로젝트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분야가 상당히 다양해 모든 영역에서 기술 관리, 인력 양성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질문에 그는 “GE는 수많은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해온 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굉장히 다양하다. 게다가 ‘인재사관 학교’라고 불릴 정도로 리더십과 기술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한다”며 “최근에는 화상회의 솔루션을 이용해 직원이 어디에 있든 필요한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 직원과 고객을 위해 산업용 CT 검사 기술의 데모 장비를 직접 체험하고 관련 교육과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고객솔루션센터(CSC)를 올해 안에 판교에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905호 (2019.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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