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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한국아이비엠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 상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으로 기업 혁신을 이끌다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
요즘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컨설팅 조직이 한국아이비엠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GBS)다. 기업 혁신을 위한 기술 기반의 컨설팅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도입하려는 기업이 늘면서 이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김수연 상무에 대한 궁금증이 늘어나고 있다. 그를 만난 이유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아이비엠 본사에서 만난 김수연 상무가 IBM의 인공지능 솔루션 왓슨 로고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롯데제과의 한 회의실에서 중요한 회의가 열렸다. 롯데제과 대표이사와 임원 10여 명, 마케팅 실무자들, 한국아이비엠 GBS(Global Business Services)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롯데제과는 한국아이비엠 GBS와 손잡고 인공지능 솔루션과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이었다. GBS 관계자가 중간보고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도중, ‘앙빠’라는 단어가 프레젠테이션 화면에 가장 크게 나왔다. 쉽게 말하면 롯데제과 제품 중 하나가 요즘 유행하는 ‘앙빠’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회의실에 있던 이들이 앙빠의 의미를 몰랐던 것.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인터넷을 검색해보고, 웅성웅성하기 시작했다. 롯데제과에서 출시한 지 40년 된 빠다코코낫이 주인공이었다. 빠다코코낫 스낵 사이에 팥 앙금과 버터를 넣어 샌드위치처럼 만든 디저트가 유행하고 있던 것. 앙금과 빠다코코낫을 합한 단어가 앙빠였다. 롯데제과는 앙빠 콘텐트를 이용한 마케팅을 시작했다. 빠다코코낫의 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빠다코코낫 박스 포장지에는 앙빠 레시피가 프린트되어 있을 정도. 인공지능을 이용한 빅데이터 분석을 하지 않았으면 앙빠 마케팅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해 8월 롯데제과가 ‘엘시아(LCIA, Lotte Confectionery Intelligence Advisor)’라는 AI 트렌드 예측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롯데제과뿐만 아니라 금융권, 화학, 전자 등 한국의 다양한 분야의 대기업이 한국아이비엠 GBS와 손잡는 사례가 늘고 있다. GBS는 2002년 IBM이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컨설팅 조직을 인수하면서 설립됐다. 한국아이비엠에도 이 시기에 GBS가 설립됐다.

‘빠다코코낫’ 제2의 전성기 이끌어내

한국아이비엠 GBS 조직에서 특히 주목받는 이가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김수연 상무다. 롯데제과와 GBS의 협업도 김 상무가 진두지휘한 프로젝트다. 김 상무는 “GBS는 기본적으로 기술 기반의 컨설팅을 하는 조직”이라며 “기업 혁신을 가능하게 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짜는 단계부터 기술을 접목하고 유지 보수하는 과정까지 모든 것을 컨설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접목할 때는 IBM의 자체 솔루션뿐만 아니라 오픈 솔루션까지 기업의 특성과 분야에 맞게 컨설팅을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아이비엠 GBS에는 임직원 수백명이 일하고 있고, 비즈니스 규모도 한국아이비엠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김 상무는 “GBS의 구체적인 매출 규모와 클라이언트를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한국아이비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웃었다.

그가 한국아이비엠 GBS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이유는 한국아이비엠에서 15년 동안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덕분이다. 2005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박사 과정을 마친 후 연구소에 입사해 인더스트리 솔루션 팀장 및 전략기획 총괄을 역임했다. 이후 소프트웨어 영업조직에서 4년을 일한 독특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경력을 인정받아 2016년 7월 상무로 승진하면서 GBS 인공지능 사업 리더로 발탁됐다. 그는 “연구소와 영업 등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이 기업 컨설팅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우리 솔루션 한번 써보세요’가 아니라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기업이 인공지능 솔루션을 직접 고도화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진정한 컨설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가 인공지능 사업 리더로 발탁된 후 맡았던 첫 프로젝트가 롯데그룹과 진행한 협업이다. 김 상무와 협업을 진행했던 한 금융기업은 GBS와 협업 이후 AI 법인을 만들었을 정도다. 협업 성과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는 “대다수 기업이 GBS의 컨설팅을 받은 이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다른 계열사로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기업과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보통 3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될 정도로 복잡하다. 협업을 원하는 기업을 철저하게 분석하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 김 상무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을 기업에 접목하려면 기업의 변화 관리와 내재화가 필수”라며 “프로젝트를 마치고 우리가 떠난 후에도 기업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년 전만 해도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분석을 도입하느냐 마느냐는 기업의 선택이었지만, 이제는 기업 혁신과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하는 영역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GBS가 성과를 내는 이유가 뭘까. 그는 “한국에서 GBS가 규모 있는 프로젝트를 가장 오랫동안 해온 컨설팅 조직이다”면서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와 함께 일하면 시행착오를 피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905호 (2019.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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