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에 일부 매각, 경영개선에 효과적사모펀드에 회사 지분의 일부를 매각하는 경우 기업의 거버넌스 구조(지배구조)로서 장단점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업 운영과 경영개선에 효과가 있고 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다음의 몇 가지 경우라면 사모펀드의 투자자금을 받는 것도 가업승계의 여러 가지 대안 중 하나로 검토해볼 만하다.첫째, 전통적인 산업에서 성장기 또는 쇠퇴기에 접어들어 침체된 기업에 새로운 아이디어나 신규시장 개발 등을 통한 ‘밸류업’이 필요한 경우다. 이처럼 비즈니스에 변화가 필요한 경우, PEF를 통해 외부에서 능력 있는 전문가가 들어와 경영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둘째, 상속세 및 은퇴 재원을 확보하고 전문적인 경영체계 구축이나 해외진출 등을 통하여 더 내실 있는 기업을 자녀에게 승계하기 원하는 경우다. 셋째, 자녀들이 승계를 원하지 않아 마땅한 후계자가 없는 경우다. 이러한 상황에서 PEF를 활용할 수 있다. 실제 사례를 통해 기업들이 어떻게 PEF를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보자.한 OLED 장비회사를 창업한 60대 후반 경영자는 지난해 말 승계전략의 일환으로 회사 지분의 50%를 네임 밸류 있는 국내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회사의 성장이 정체되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변화가 필요했고, 소유권 이전 문제에서도 20~30년 후에 활용하게 될지도 모르는 가업상속공제 제도만 믿고 있기보다는 일부 지분(50%)을 매각해 상속·증여세 재원을 마련하여 경영권 상속문제를 해결하기 원했기 때문이다. 딜(Deal)이 성립된 이후 PEF의 주선으로 대기업 출신의 CEO와 기술연구원 및 회계사 출신의 CFO를 영입했고 현재 창업자와 공동으로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이들의 공동목표는 회사의 밸류업을 통해 3~5년 후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것이다. 향후 PEF는 주식상장으로 투자수익을 실현하고 엑시트(Exit)할 계획이며, 창업자도 상장으로 상속과 은퇴를 위한 추가재원을 마련하고 2세에게 안정적으로 소유권과 경영권을 이전할 계획이다. 이처럼 PEF는 기업의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회사 가치를 높이고 지분 매각으로 수익을 얻는 구조다. PEF의 능력을 발판으로 회사를 한 단계 성장시키고 상속재원도 마련하는 전략은 중소기업의 승계에서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후계자가 있더라도 이미 성숙기나 쇠퇴기의 기업을 자녀들이 이끌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해서 어쩔 수 없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는 기업들도 있다. 이런 경우 PEF를 통해 회사 지분의 70~80%, 많으면 100%까지 매각하기도 한다. 한 소형 특장차 회사 창업자는 1남 1녀를 두고 있지만 자녀들의 승계 의사가 불확실하다. 또 회사의 성장을 위한 추가 투자에 대한 부담과 글로벌 사업 역량의 부족을 절감하는 등 지방 소재 기업의 한계를 느껴 지분 80%를 매각했다. 지분을 매입한 PEF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준비 중이며 관리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밸류업을 위한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도 향후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창업자는 지분을 매도해 자녀들이 원하는 분야의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사업자금을 증여했고 자신의 은퇴 자금도 마련했다. 이 기업과 같이 승계가 어렵다면 PEF를 통한 매각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하지만 PEF가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무자격 브로커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김선화 ㈜에프비솔루션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