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원료를 담아낸 정직한 뷰티 제품으로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인물이 있다. 포브스코리아가 차세대 K-뷰티 세 번째 주인공으로 선정한 이진아 유랑 대표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유기농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는 그를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원료에 대한 남다른 철학과 독특한 레시피로 해외 뷰티 시장에 과감히 출사표를 던진 이진아 유랑 대표. / 사진:유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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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6월 대만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대만 한류상품 박람회’ 참가, 11월 미국 주요 온라인 편집숍 입점, 2018년 1월 일본 최대 화장품 전시회 ‘코스메 도쿄(Cosme Tokyo) 2018’ 참가, 3월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린 세계 3대 뷰티 박람회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2018’ 참가, 2019년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K-뷰티 대표 온라인숍 ‘오 롤리(Oh Lolly)’와 함께 ‘오가닉 K-뷰티 101 워크숍’ 개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코스모프로프 라스베이거스 2019’ 참가, 10월 스웨덴 스톡홀름과 핀란드 헬싱키에서 현지 언론 및 뷰티 인플러언서 대상 론칭 이벤트 개최…. 천연 유기농 코스메틱 브랜드 ‘유랑’이 지난 3년간 해외 진출을 위해 숨 가쁘게 진행해온 프로젝트들이다. 원료에 대한 남다른 고집과 독특한 제조 레시피로 국내는 물론 해외 뷰티 시장에 과감히 출사표를 던진 주인공은 바로 포브스코리아가 뷰티 한류를 이끌어갈 차세대 선두 주자로 뽑은 이진아(39) 유랑 대표다. 지난 11월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이 대표는 “포브스코리아 차세대 뷰티 리더에 선정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정직한 화장품으로 뷰티 시장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당신이 생각하는 ‘정직한 화장품’의 기준이 뭔가.화장품으로 비즈니스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계속 정직한 화장품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화장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뷰티 시장이 워낙 크고 돈이 되는 시장이다 보니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중에는 간혹 제품력을 키우기보다 마케팅적으로만 풀어내려는 브랜드도 있어 안타깝다. 소비자 입장에선 자신에게 이로운 화장품을 고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정직한 화장품은 기본적으로 안전한 성분을 담아야 한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동시에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사업을 시작했다.
유랑의 탄생 계기가 궁금하다.사실 유랑은 내가 사업 시작 전에 운영하던 블로그 ‘유기농사랑’의 줄임말이다. 지금은 영어의 ‘you’에 우리말 조사 ‘랑’을 합쳐 ‘너랑 나랑 함께 쓰는 화장품’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10년 전 나는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 하나로 마음의 위안을 얻었던 화장품 마니아였다.(웃음)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화장품 유해 성분의 진실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천연 유기농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 독일과 호주의 천연 유기농 제품을 접하면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고, 나중에는 아로마테라피스트 자격증도 땄다. 그러다 첫아이가 태어나면서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보기로 결심하게 됐고, 블로그를 운영한 것이 오늘의 유랑을 만든 계기가 됐다. ‘내 가족이 써도 괜찮은, 안전한 화장품을 선보이겠다’는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치열하고 숨 막히는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웃음)
‘유랑’은 한마디로 어떤 브랜드인가.조금 유치할 수도 있겠지만 유랑의 모든 제품에는 사랑이 담겨 있다. 사랑하는 내 아이들과 가족을 위해 시작한 브랜드인 만큼 원료, 병, 패키지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하는 것이 없고,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만든다. 나는 공장에 갈 때마다 그곳 직원분들에게 사랑을 담아 제품을 만들어달라고 정중히 요청한다. 또 좋은 음악을 들려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는다. 나는 제품들도 숨을 쉰다고 생각한다. 좋은 기운과 마음을 받으면 분명히 더 좋은 제품이 탄생할 것이라는 믿음도 갖고 있다.
최상급 원료와 독자 레시피 고집하는 착한 화장품타사 제품에선 볼 수 없는 유랑만의 특징은 뭔가.무엇보다 원료제일주의가 아닐까 싶다. 우리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원료로 비용을 절감하거나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원료는 취급하지 않는다. 최상의 원료가 최상의 제품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우리가 원하는 원료를 찾기 위해 온갖 수고와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에센스 하나에 들어가는 최적의 원료를 찾기 위해 프랑스와 대만을 오가는 식이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OEM과 ODM으로 누구든 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창업자의 아로마테라피 블랜딩 공법이 적용된 독자적인 레시피로 제품을 만든다는 것도 우리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유랑 관련 기사를 검색해보니 ‘북유럽 시장 진출’ 내용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유랑의 해외 진출 현황과 성과를 설명해달라.사실 화장품 대기업들이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같은 소규모 브랜드들이 시장에 진입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사업 초기부터 우리는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고 조금씩 그 결실을 맺고 있다. 현재 미국과 영국,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호주, 러시아를 비롯해 19개국에 우리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지난 10월에는 스웨덴과 핀란드에도 진출했다. 향후 중국 진출도 고려하고 있지만 위생허가와 동물실험이라는 허들로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
국내시장에서의 계획도 밝혀달라.무엇보다 우리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시급하다. 그래서 확실한 브랜딩을 위한 마케팅에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 사업 초기부터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서포터즈 행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타 브랜드가 제품만 주고 사용 후기를 올리게 하는 데 비해 우리는 정례 모임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제품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피드백이 가능하다. 내년에는 유기농 제품에 관심이 많은 작가를 초청해 뷰티 클래스를 열 계획도 갖고 있다. 다행히 해외에서 반응이 좋은 만큼 국내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해외시장에서의 선전을 발판 삼아 국내에서도 점점 판매를 늘려갈 계획이다.
브랜드 창업자로서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2016년 브랜드를 론칭했으니 햇수로 이제 4년이 넘었다. 지금은 초석을 다지는 시기고 꾸준히 성장 중이다. 앞으로도 성급하게 마음먹지 않고 천천히 갈 생각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유기농 브랜드를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한 발 더 나아가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내는 것이 목표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주요 도시의 면세점에서 유랑 제품을 볼 수 있게 하고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당장 매출에만 급급해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초심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의 가치를 끝까지 지키면서 좋은 원료를 사용해 정직하게 제품을 만들다 보면 언젠가는 전 세계 소비자들이 인정해줄 것이라고 확신하다.-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