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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영 대기자의 ‘CEO의 서재를 위한 비즈니스 고전’(12)] 인용문 사전 

 

포브스는 인용문을 중시 한다. 왜일까. 인용문 그 자체가 비즈니스피플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특히 스피치와 칼럼을 직접 쓰는 지도자는 품격이 다르다. 하지만 막상 쓰려면 막막하다. 그래서 지도자의 서재에는 두툼한 인용문 사전이 몇 권 있어야 한다.

▎사진:소더비
포브스는 인용문을 중시하는 매체다. 포브스 웹사이트(www.forbes.com)를 방문하면 ‘오늘의 인용문(QUOTE OF THE DAY)’이 나온다. 포브스는 『Forbes Book of Quotations: 10,000 Thoughts on the Business of Life』(2016)라는 인용문 사전도 출간했다. 포브스는 왜 인용문을 중시할까. 인용문은 비즈니스피플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지도자란 무엇인가. 멋있는 말과 글로 기억되는 사람이다. 지도자는 스피치도 하고 칼럼도 쓴다. 업무다. 비서가 대신 써줄 수도 있다. 바빠도 중요한 스피치와 칼럼은 직접 쓰는 지도자가 한 등급 위의 지도자다. 품격이 다르다.

스피치나 칼럼은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막막하다. 한 가지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방법은 인상적인 격언·명언을 인용하는 것이다. 지도자의 서재에는 두툼한 인용문 사전이 몇 권 있어야 한다. 영문판 인용문 사전으로는 『옥스퍼드 인용문 사전(Oxford Dictionary of Quotations, ODQ)』, 『바틀릿의 친근한 인용문(Bartlett’s Familiar Quotations, BFQ)』, 『웹스터 뉴월드 인용문 사전(Webster’s New World Dictionary of Quotations)』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말 인용문 사전은 온라인 서점 사이트에서 ‘명언’, ‘격언’을 검색해보고 사면 된다.

인용문 사전을 옆구리에 끼고 살다 보면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 하는 일에 필요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인용문 사전은 한 권짜리 도서관이다. 고전의 다이제스트판이다. 인용문 하나하나가 고전이다. 격언·명언을 자주 접하고 말과 글에 인용하다 보면, 인용문을 창작하는 경지에 오르게 된다.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달리 표현한다면 사람은 인용문을 남긴다. 소설가 호르헤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는 “인생 그 자체가 인용문이다”라고 말했다.

“인용문은 많은 이에게 가장 강렬한 삶의 기쁨을 선사한다.” 찰스 다윈(1809~1882)의 손자인 버나드 다윈(1876~1961)이 『ODQ』 초판(1941) 서문에서 한 말이다. “인용문은 우리 무의식의 가장 깊숙한 곳으로 파고든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인용문을 사용한다.” 『BFQ』16판과 17판의 총괄 편집자인 저스틴 캐플런(1925~2014)이 한 말이다.

‘인생이라는 비즈니스’, 그리고 비즈니스 자체에 필요한 인용문을 8묶음으로 뽑아봤다. 지도자들의 고민섞인 질문에 인용문은 이렇게 답한다.

1. 리더·리더십에 대하여


▎『옥스퍼드 인용문 사전』
지도자는 ‘무엇’을 하는 ‘누구’인가.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지도자는 희망을 제시한다. 지도자는 ‘희망고문’이 아니라 진짜 희망 전문가다. 나폴레옹에 따르면 “지도자는 희망을 사고파는 사람이다.” 리더와 짝을 이루는 리더십도 생각하기에 따라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캐나다 총리를 지낸 장 크레티앙이 말했다. “리더십이란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는 것이다.”

자신이 제시한 희망의 비전을 받아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려면 지도자는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나라나 회사, 가정을 위해 자신과 구성원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린든 B. 존슨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에게 가장 힘든 업무는 올바른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올바른 일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쟁에서 이기려면 좋은 전략(strategy)이, 전투에서 이기려면 좋은 전술(tactic)이 필요하다. 경영과 리더십은 전쟁과 전투, 전략과 전술만큼이나 다르다. 구별해야 한다. ‘경영을 발명한 사람’라는 평가를 받은 피터 드러커(1909~2005)는 다음과 같이 그 차이를 표현했다. “경영은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요 리더십은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다.(Management is doing things right; leadership is doing the right things.)”

2. 시간에 대하여

프랜시스 베이컨은 “시간은 비즈니스의 척도다”라고 했다. 영국 속담에는 “시간은 비즈니스의 영혼이다”라는 것도 있다. 피터 드러커도 시간을 가장 중시해 이렇게 말했다. “매니저에게 가장 희소한 자원은 시간이다. 시간을 관리할 수 없으면 그 어떤 다른 것도 관리할 수 없다.”

시간 관리 전문가인 로라 밴더캠은 “1분, 1분이 선택이다.(Every minute is a choice.)”라고 했다. 일주일에는 1만80분이 있다. 분 단위로 시간을 관리하는 것에는 사실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시간으로 쪼개봐도 일주일에는 168시간이나 있다.

시간은 선택을 압박한다.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 위급성과 중요성이다. 미국 제34대 대통령(1953~1961)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했다는 말에 실마리가 있다. “중요한 것은 위급한 경우가 드물고, 위급한 것은 중요한 경우가 드물다.”

3. 지식에 대하여


▎『바틀릿의 친근한 인용문』
지식은 어디에서 나올까. 토머스 칼라일은 이렇게 말했다. “연심(戀心)은 모든 지식의 원천이다.” 식구 사랑, 회사 사랑, 나라 사랑이 지식의 생산을 촉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말한 버트런드 러셀도 공감할 것이다. “사랑이 주는 영감을 받고 지식에 이끌리는 삶이 좋은 삶이다.”

지식은 지혜 앞에만 서면 왜소한 모습이다. 미국 로비스트인 샌드라 케리는 이렇게 경고한다. “절대로 지식을 지혜로 착각하지 말라. 지식은 호구지책(糊口之策)이요 지혜는 인생지책(人生之策)이다.(Never mistake knowledge for wisdom. One helps you make a living; the other helps you make a life).” 이마누엘 칸트도 이렇게 한마디 거든다. “과학은 조직화된 지식이다. 지혜는 조직화된 삶이다.”

지식은 실천으로 완성된다. 『지식-실행 격차: 똑똑한 회사들이 지식을 행동으로 옮기는 방법(The Knowing-Doing Gap: How Smart Companies Turn Knowledge into Action)』(2000)이라는 책에서 저자인 제프리 페퍼와 로버트 서튼은 지식만 따지면 회사들 간에 평준화가 이뤄졌다고 지적한다. 차이는 지식을 실행하는 능력에서 드러난다. 간격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들이 내놓은 답은 간단하다. “행동을 통해 알게 되면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 사이에 간격이 없다.”

4. 변화에 대하여

크고 작은 변화는 만물의 속성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기원전 6세기 초)는 “같은 강에 두 번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는 말로 유명하다. 그는 “변화 이외에는 항구적인 것이 없다”는 말도 남겼다. 불교의 가르침도 같다. 부처님은 “모든 것이 변한다. 변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없다”라고 했다.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도 이렇게 말했다. “변화는 삶의 법칙이다. 과거나 현재만 바라보는 사람들은 미래를 놓치게 마련이다.”

변화가 전부다. 그러나 사람은 변화를 꺼리고 두려워한다. 볼테르(1694~1778)는 “사랑 빼놓고는 모두 바꿔라.(Change everything except your loves.)”라고 했다. 종종 외면당하는 말이다. 미국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1908~2006)는 이렇게 말했다. “마음을 바꾸는 것과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사이에 선택하라고 하면 거의 모든 사람은 증명하느라 바쁘다.”

변화의 출발점은 개인이다. “나는 세상을 바꾸기를 바랐지만 확실하게 바꿀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영국 작가 올더스 헉슬리(1894~1963)가 내린 결론이다. 톨스토이는 한탄조로 이렇게 표현했다. “누구나 세상을 바꿀 생각을 하지만 아무도 자기 자신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는다.”

5. 전략에 대하여

영국 코미디 작가인 프랭크 뮤어(1920~1998)는 전략과 전술의 차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전략은 여성과 식사할 때 좋은 와인 한 병을 사는 것이다. 전술은 그가 와인을 마시게 하는 것이다.”

전략의 출발점은 나와 내 경쟁자들을 아는 것이다. 손자(孫子)는 말했다. “남을 알고 나를 알면 100번 싸워도 위태로울 일이 없다. 남을 모르고 나에 대해서만 알면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한다. 나에 대해서도 모르면 모든 전투에서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다.”

경쟁자에 대해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리오 푸조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극본을 쓴 영화[대부 2] (1974)에 나오는 말에 답이 있을지 모른다. “친구들을 가까이하고 적들은 더욱 가까이하라.(Keep your friends close, and your enemies closer.)”이다. 어떤 무명씨(無名氏, anonymous)는 한 술 더 떠 이렇게 말한다. “너의 적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네가 너의 적이 돼야 한다.(To know your enemy, you must become your enemy.)”

6. 결정에 대하여

결정이 지배·피지배를 가른다. 오피니언 리더는 공동체의 결정에 영향을 준다. 디시전메이커(decision makers)는 실제로 결정을 짓는다. 프랑스 철학자 장프랑수아 리오타르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에도 미래에도 지배계급은 정책결정자들로 이뤄진 계급이다.”

언론인·작가 맬컴 글래드웰은 『블링크(Blink)』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아주 신속하게 내린 결정도 신중하고 찬찬히 내린 결정만큼 어느 모로 보나 훌륭하다.” 결정이 반이다. 결정을 봤다면 반쯤은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수필가 랠프 월도 에머슨(1803~1882)은 말했다. “여러분이 결정을 내리면 우주가 몰래 힘을 모아 결정을 실현시킨다.”

기원전 49년 줄리우스 시저는 “주사위는 던져졌다.(The die is cast.)”라며 루비콘강을 건넜다. 소망이 있고 결단이 있으면 시저가 이룩한 성과를 꿈꿀 수 있다.

7. 창의성에 대하여

창조의 힘은 이미 있는 것을 조합·표절·모방하는 데서 나온다. “창의력은 겉으로 보기에는 상관없는 것들을 연결하는 힘이다.” 남아공 작가 윌리엄 플루머(1903~1973)가 한 말이다. “독창성이란 무엇인가? 들키지 않은 표절이다.” 영국의 성공회 신학자 윌리엄 랠프 잉(1860~1954)이 한 말이다. “독창성은 분별력 있는 모방에 불과하다.”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1694~1778)가 한 말이다.

표절하고 모방한 것들이 원래의 복잡한 모습으로 눈에 들어오면 아직 창의가 아니다. 오만 가지를 표절·모방해도 창의의 단계를 넘어서면 지극히 단순하게 보인다. “복잡함의 주인이 되는 게 기술력, 단순함의 주인이 되는 게 창의력이다.(Technical skill is mastery of complexity, while creativity is mastery of simplicity.)” 영국 수학자 크리스토퍼 지먼이 한 말이다.

창조를 잘하려면 일하는 것, 부지런한 것,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고 게으름 피우는 것, 노는 것도 중요하다. “창의성은 부지런함의 부산물이다.” 미국 라디오·TV 작가 앤드루 루니(1919~2011)가 한 말이다. 창의는 준비다. “세 시간 동안 쓰려면 20시간 준비해야 한다.” 미국 소설가 존 스타인벡(1902~1968)이 한 말이다. “창의적인 직원을 바란다면 그들에게 충분히 놀 시간을 줘야 한다.” 영국 작가 존 클리즈가 한 말이다.

8. 돈에 대하여

오로지 돈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도 문제지만, 돈이 아닌 다른 게 지배하는 세상은 더 끔찍할 수 있다. 러시아 출신 미국 소설가 아인 랜드(1905~1982)는 이렇게 말했다. “돈이 모든 선함의 뿌리라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은 자멸을 초래하는 것이다. 돈이 더는 사람과 사람이 거래하는 방법이 아닌 게 된다면 사람은 다른 사람의 수단이 된다. 피냐 채찍이냐 총이냐 달러냐. 이 중에서 선택하라. 이 외의 선택은 없다.”

돈은 어떻게 하면 벌 수 있을까. 미국의 사업가·대부호 존 D. 록펠러(1839~1937)는 부자는 타고나는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돈 버는 능력은 신(神)의 선물이라고 나는 믿는다.” 에릭 버터워스(1916~2003)라는 미국 목사에 따르면 생활방식,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부유함은 사는 방식이자 생각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돈이나 물건이 있는 게 아니다. 가난도 생활과 사고의 방식이다. 단순히 돈이나 물건이 없는 게 아니다.”

어떤 사고와 생활의 전환이 필요할까. 의외로 돈에 관심이 없는 사고와 생활도 한 방법이다. “돈, 칭찬, 명성에 관심이 없게 되면 성공에 정점에 다다른 것이다.” 미국 소설가 토머스 울프(1900~1938)가 한 말이다.


※ 김환영은… 중앙일보플러스 대기자. 지은 책으로 『따뜻한 종교 이야기』 『CEO를 위한 인문학』 『대한민국을 말하다: 세계적 석학들과의 인터뷰 33선』 『마음고전』 『아포리즘 행복 수업』 『하루 10분, 세계사의 오리진을 말하다』 『세상이 주목한 책과 저자』가 있다. 서울대 외교학과와 스탠퍼드대(중남미학 석사, 정치학 박사)에서 공부했다.

202002호 (202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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