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지속가능한 소비에 대한 고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고 있다. 조류독감이나 메르스 사태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오래도록 진행되고 있다. 예전처럼 참고 기다리면 다시금 일상으로 복귀할 거란 생각은 틀릴 수도 있겠다.
가장 곤혹스러운 점은 가족, 동료, 친구들이 나로 인해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가장 가까운 이들과 거리 두기를 하는 것이 의무가 되어버린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요즘 들어 공기가 너무 맑아졌다는 점이다. 중국과 인도의 많은 공장이 휴업에 들어가고 전 세계적으로 이동이 급격히 줄어들며 매연 배출이 급감하자 자연이 회복되고 있다. 다양한 위성사진이 이를 증명해준다.

우리의 소비 패턴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금 더 고민하고 행동해야 하는 시점이다. 나아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경제주체들 역시 이러한 변화에 대해 고민해보고 방향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

이쯤에서 한번 주목할 만한 브랜드가 바로 파타고니아가 아닐까 한다. 등산 마니아 브랜드에서 젊은 친구들이 열광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는 이들이 보여주는 행보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Single use, Think twice’라는 캠페인을 벌이며 무심코 쓰는 플라스틱 양을 줄이려고 하는 일, 블랙프라이데이 매출 100%를 환경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쓰는 일, 대부분의 옷감을 만들 때 재생원료를 활용하는 일, 공정무역 생산활동 등 여러 가지 활동은 이윤추구를 목표로 하는 자본주의 기업이 아닌 마치 NGO 환경단체처럼 이해될 정도다.

파타고니아는 보편적 가치에 근거한 여러 활동 외에도 좀 더 사람들의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가장 화제가 된 것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고발 광고인데, 당시 미국의 국립공원을 없앨 수 있는 정책에 반대하기 위한 활동이었다. 신문광고의 내용은 여러 가지 콘셉트로 제작되었고 가장 강렬했던 이미지는 대외 활동을 극히 조심하던 창업주 이본 쉬나드가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를 이루는 장면이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후세를 위해 국립공원을 보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일반 대중에게 명확하게 전달했을 뿐만 아니라 파타고니아가 지금의 브랜드 가치를 형성하게 하는 훌륭한 캠페인 역할을 했다.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브랜드 이미지로 구축해낸 너무나도 영리한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앞으로 되찾게 될 일상의 삶에서 우리가 소비하게 될 브랜드가 마치 파타고니아의 경우처럼 환경의 가치를 구현하는 활동과 연결하게 된다면 소비자들은 좀 더 안심하고 제품을 찾고 구매하게 될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맞닥뜨릴 지속가능한 자본주의에 대한 훌륭한 대안이자 회사를 운영하는 많은 기업가에게 좋은 표본이 되리라 믿는다. 우리 브랜드 역시 그러한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고민해본다.

- 손창현 OTD 코퍼레이션 대표

202006호 (2020.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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