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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가 아니라 기회다 

 

코로나19가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학교가 문을 닫고 산업 전체가 전면 중단됐다. 여기에 1인 가구 급증 등으로 대표되는 인구와 세대의 변화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요구한다. 바로 ‘언택트(untact)’ 경제다.
언택트는 접촉을 뜻하는 ‘contact’에 ‘un’이 붙어 ‘접촉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언택트 경제가 작동하려면 첨단 정보통신기술(IT)이 필수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같은 기술은 언택트 경제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배달약국’을 서비스하는 스타트업 ‘필통’은 언택트 경제의 기회를 잘 살린 스타트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정부가 추진하려고 했던 원격의료 서비스는 여러 규제와 의료 관계자의 우려 때문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제한된 대구 시민들은 시범사업 형식으로 원격진료와 배달 약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직접 서비스를 시행해보니 우려보다는 가능성과 장점이 더 두드러졌다. 정부는 다시 한번 원격 진료 서비스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필통은 배달 약 서비스를 미리 준비한 덕분에 투자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선보엔젤파트너스도 언택트 시대를 맞아 다양한 도전과 실험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싱가포르 나노 위성 개발 및 제조 스타트업 ‘NuSpace’와 푸드테크 스타트업 ‘HoowFoods’의 동영상 IR을 KDB산업은행 넥스트라운드 플랫폼에 공개했다. 또 선보엔젤파트너스는 부산, 전남 광주, 울산, 서울, 독일 베를린, 싱가포르 등의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임직원 40여 명과 회의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화상회의를 이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선보엔젤파트너스에 투자한 주주들을 위한 주주 서한도 동영상으로 촬영해 제공하고 있다.

언택트 경제는 산업 전 분야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통신 분야에서는 원격회의와 문서 관련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있다. 물류, 엔지니어링, 건설, 제조업 등에서도 무인 작업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언택트 시대는 기존 산업의 혁신도 요구하고 있다. HR, IT뿐 아니라 다른 직업군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사람끼리 접촉이 제한되면서 편의점, 자동차 대리점 등 오프라인 매장의 업그레이드는 필수가 됐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내 스타트업 10곳 중 4곳은 코로나19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5월 12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스타트업 49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스타트업 환경변화 설문조사’ 결과에서 ‘언택트 기반 산업이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42.5%로 ‘부정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응답(32.2%)보다 높았다.

우리는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코로나19는 위기를 지혜롭게 혁신적으로 해결하려는 스타트업에 큰 기회를 주고 있다.

- 최영찬 선보엔젤파트너스 공동대표

202006호 (2020.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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