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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에 역행하는 미국 원주민 경제 

 

지난 수 세대 동안 나바호족은 석탄 광산업을 일궈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족한 예산을 충당해왔다. 그러나 화석에너지의 종말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나바호족은 청정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에너지 기업을 세웠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기업은 오히려 광산을 추가 매입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석탄을 통해서 탈석탄을 이룰 수 있을까?
유타와 애리조나, 뉴멕시코주 경계선에 걸쳐진 약 70000㎢의 땅은 미국 원주민 소유의 보호구역이다. 이곳에 사는 나바호족 주민 17만5000명 다수가 궁핍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가계 중간소득은 연 3만 달러 근처를 벗어나지 못하고, 25%가 넘는 가구가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5월 초 코로나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전파되면서 나바호 부족 국가 끝자락에 자리 잡았지만 ‘인디언 국가의 심장’으로 알려진 그림 같은 마을 갤럽의 나들목 도로는 뉴멕시코주의 조치로 봉쇄됐다. 팬데믹이 선언되기 전에도 이곳은 일부 취약 가구가 이겨내지 못할 정도로 혹독한 겨울을 났다. 지난해 11월에 원주민들 땅에 위치한 카옌타 노천광과 이곳에서 석탄을 공급받는 나바호 발전소가 운영 중단 끝에 아예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았던 일자리 800개가 사라졌고, 많은 나바호 부족민에게 난방용으로 제공됐던 무료 석탄 공급이 끊겼다.

지금은 나바호 전통에너지공사(NTEC)가 나서서 광산에 남은 석탄을 트럭에 실어 보호구역 곳곳으로 운송 중이다. 부족민들은 줄을 서서 자신들이 몰고 온 픽업트럭으로 밥캣 불도저에 담긴 석탄을 옮겨 담는다. “양질의 일자리와 가스난로가 생긴다면 너무 좋겠지만, 현실은 그게 아닌 거죠.” 티모시 맥로플린(Timothy McLaughlin, 40) NTEC 회장이 말했다. 보호구역에서 자란 그는 변호사가 되어 3년 반 정도 연방 환경변호사로 일하다가 원주민 법 분야에서 일하게 됐다. 그는 “연료가 없으면 얼어 죽을 판에” 탄소발자국을 신경 쓰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NTEC가 무료 석탄을 배송하다니, 참으로 기묘한 일이다. 그러나 NTEC는 전부터 묘한 기관이었다. 7년 전 설립된 NTEC는 부족민이 석탄산업의 쇠퇴기를 무사히 지나 다음 세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는 목표를 명시적으로 내걸었다.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보호구역 내 광산을 대규모 다국적기업에서 인수한다. 둘째, 인수한 광산에서 부족민이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도록 돕는다. 그 돈은 사라져가는 석탄 로열티와 일자리를 대신할 다른 산업을 키우는 데 쓰도록 한다. 그렇게 나바호족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다는 것이 NTEC의 주요 설립 취지다. 모든 것은 이 계획에 따라 시작됐다. 2013년에는 BHP 빌리톤(Billiton)으로부터 나바호 광산 소유권을 인수하면서 광산에서 일하던 700명의 일자리뿐 아니라 광산과 함께 묶여 있는 포 코너스(Four Corners) 발전소도 함께 지켜냈다. NTEC가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동안 2억3300만 달러의 현금이 창출됐으니 투자 성과도 좋았다고 할 수 있다.

그랬기 때문에 2018년 나바호족 지도자들은 NTEC가 해당 전략을 계속 밀고 나가면서 카옌타 광산과 나바호 발전소 인수 협상을 시작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이번에 NTEC는 예상과 다른 결정을 내렸다. 책임비용에 상한선을 정하고 싶었던 소유주들과 발전소 폐기 비용 분담을 두고 논쟁을 벌이다가 협상장에서 나가버린 것이다. 결국 소유주들은 발전소 문을 닫고 폐광을 단행했다. 나바호 부족의 수입에서 25% 정도를 차지하던 연 4000만 달러의 석탄 로열티도 함께 날아가버렸다.

그러더니 지난해 8월에는 NTEC가 파산한 클라우드 피크 에너지로부터 와이오밍과 몬태나에 있는 대규모 광산 3개를 ‘정화비 전액 부담’ 조건에 1억 달러를 주고 인수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인수 후 NTEC가 보유한 광산의 석탄 생산량은 10배 이상 증가해 6000만 톤에 가까워졌다. 미국 전체 석탄 생산량의 9%에 해당하는 양이다. NTEC는 나바호 경제에서 석탄 생산량이 가장 많은 기업 3위가 됐다.

부족 지도자들은 충격을 받았다. 부족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NTEC는 원래 반자동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이었다. 인수에 관해 부족민과 논의할 의무가 없다고 논의를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조너선 네즈 나바호 자치구 대표는 논의 한마디 없는 인수 결정은 부족민을 무시하는 “결례”나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또 (폐광 보험료로) 수억 달러에 달하는 보증금을 내면서 NTEC가 보유한 안전자금이 사라져버렸다고 비판했다. 마이런 라이저 나바호 자치구 부대표도 “재생 가능 에너지 쪽으로 시류가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청정에너지를 내걸고 네즈와 함께 당선된 그는 포브스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는 석탄 광산 4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 중 3개는 나바호 보호구역 안에 있지도 않다.

68세의 광산 엔지니어 클라크 모슬리 NTEC CEO는 클라우드 피크 계약은 놓치기에 너무 좋은 조건이었다고 답하며, NTEC가 부족장들과 비밀 협상조차 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매입은 좀처럼 얻기 힘든 기회였다. 그만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안겨줄 수 있는 기회는 공개시장에 절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NTEC가 3개 광산을 인수하기 전해에 클라우드 피크는 매출 8억3200만 달러 중 총 6700만 달러를 수익으로 가져갔다.

모든 문제를 광산 인수로 해결하려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어찌 됐든 모슬리는 석탄산업에서 50년을 일해 온 사람이고, 광산업 또한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오랜 세월 경제활동을 이끌어왔다. 포 코너스 발전소는 미국에서 석탄 매장량이 가장 풍부한 탄층 지대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이곳의 광산업은 한때 평균 10만 달러 소득을 보장하는 수천 개 일자리를 제공하며 나바호 부족의 중산층을 마련하는 토대가 됐다. 그러나 20년 전 캘리포니아가 환경오염을 이유로 더는 석탄 발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나바호 석탄산업은 급속도로 쇠락했다. 이후 이웃 주들도 캘리포니아를 따라 같은 결정을 내리기 시작했다. 미 전역의 발전소에서 사용되는 석탄량은 현재 42년 만에 최저치로 감소한 상태다.

NTEC가 국내 수요에만 의존하지 않은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해외 고객사인 일본 전력사 제라(Jera)는 연간 석탄 100만 톤을 NTEC로부터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후쿠시마현에 있는 제라의 석탄 발전소 2기가 NTEC 석탄을 연료로 사용한다. 후쿠시마현에서는 2011년 핵원자로 용융으로 원자력발전소가 문을 닫은 이후 화력발전소에서 부족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상황은 다 괜찮다. 그러나 석탄에서 벗어나 친환경 에너지로 갈아타거나 부족 지도자들과의 관계가 개선됐다고 볼 수는 없다. 다음 투자처는 이미 원주민들에게 말해두었다. 텍사스 서부에 있는 희토류 광산이다.

※ How To Play It

브룩필드 리뉴어블 파트너스(Brookfield Renewable Partners)는 전 세계 재생가능한 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해서 수익을 낸다. 북·남 아메리카와 유럽, 아시아에 5288개에 이르는 수력·풍력·태양력 발전 및 저장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규모는 차치하더라도 높은 수준의 현금 배당을 포함해서 연평균 12~15%의 총수익 달성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 브룩필드의 투자가 갖는 매력이다. 2020년 평균 수입은 30억 달러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2% 증가한 금액이다. 2019년 잉여현금흐름은 10억2000만 달러 또는 주당 5.81달러였다. 높은 현금배당률을 유지하는 동시에 사업성장 투자 확대를 추진해도 될 만큼 충분한 금액이다.

- CHRISTOPHER HELMA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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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호 (202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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