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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한민국 파워 유튜버 100] 신사임당 

평범한 사람이 돈 버는 노하우에 2040이 열광한 이유 

조직생활이 힘들어 퇴사 후 사업을 시작한 30대 청년. 여러 실패 끝에 사업으로 월 1000만원을 벌 수 있게 된 노하우를 유튜브에 하나둘 올리기 시작했다. ‘가난에서 벗어나는 방법’, ‘1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현실적인 방법’ 등 본인이 맨땅에 헤딩하며 겪은 노하우들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고, 지금은 100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확보한 유명 채널이 됐다. ‘신사임당’ 채널을 운영하는 주언규씨의 이야기다.

주언규씨가 2018년 5월 신사임당 채널을 개설한 이유는 “인터넷에서 유명해지고 싶어서”였다. 언론사 PD 출신인 그는 퇴사 이후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장님이 됐지만, 마음 한편엔 ‘언젠가 다시 언론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남아 있었다. 조직 내에서 승승장구하는 선후배들을 보며 PD로서 경력 공백을 메꾸기 위해 뉴미디어인 유튜브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퇴사 이후 맞닥트린 현실을 직시하며 사업을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얻게 된 깨달음과 노하우를 발산하기 시작했다.

신사임당 채널의 특징은 주씨가 사업에서 직접 부딪히며 습득한 팁을 알기 쉽게 전달한다는 점이다. 주씨는 개인사업자라면 누구나 궁금하지만 어디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소위 ‘작지만 중요한 정보’들을 소개하며 빠르게 구독자를 확보해나갔다. ‘다 귀찮고 하기 싫을 때 보세요,’ ‘실패해도 쓰러지지 않는 멘탈케어 방법’ 등 동기부여에 대한 영상, 퇴사한 친구에게 쇼핑몰 운영 방법을 가르치는 ‘창업다마고치’ 시리즈 등 퇴직 후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는 콘텐트로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현재는 현직 대기업 CEO부터 주식·부동산·재테크 등 경제 전문가, 의사, 사업가, 직장인, 전업주부 등 다양한 사람의 경제관념과 삶의 노하우를 인터뷰하며 영상별 조회수와 구독자수 모두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는 “내가 들었을 때 재미있어야 구독자분들도 재미있게 봐주시는 것 같다”면서 “조회수가 얼마나 나올 수 있을지 항상 염두에 두고 인터뷰이를 선정한다”고 말했다.

주씨는 2018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세웠던 월 500만원 수익 달성 목표를 2년여 만에 10배 초과 달성했다. 언론사 PD로 일할 당시 월 200만원 남짓한 월급을 받았던 그는 현재 유튜브 수익 월 5000만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로 돈 버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클래스101 강의로 월 5000만원 이상을 벌어들이며 36억원짜리 건물도 매입했다.

이날 인터뷰에 앞서 자라(ZARA)에서 정장 한 벌을 구입했다는 주씨는 “여름엔 검은색 반팔 티, 겨울엔 긴팔 티만 입어서 옷이 필요없다”며 웃어 보였다. 직접 만들어 입는다는 검은색 티셔츠는 이제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신사임당 채널이 구독자들의 공감대를 얻어내며 재테크 유튜버로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평범함이 쌓여 비범함이 된다는 메시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출난 능력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었는지 과정을 상세하게 공개하며 ‘나도 해볼 수 있겠다’는 희망을 심어줬다. 그의 메시지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실패해도 주저 앉지 않는 구조를 만들려면 작은 규모로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밑천이 없는 사람이 모든 것을 걸었다가 실패하면 남는 게 없기 때문에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규모로 계속 도전해야 한다. 성공할 확률이 10%라면 열 번 이상 시도하면 된다. 그렇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작은 사업부터 시작하라는 그의 메시지는 월급만으로는 평생 집 한 채 구하기 힘들어진 젊은 세대에게 직장생활 이외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단순히 마인드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문제”라며 “그렇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작은 사업부터 시작하고, 안정적인 사업 구조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근로소득을 버려서는 안 된다. 30만원짜리 사업 구조를 성공적으로 만들면 그것을 기반으로 1000만원짜리 사업을 만들기는 더 쉽다”고 설명했다.

신사임당 채널은 “언론에서 다룰 정도의 규모는 아니지만, 결코 별거 아닌 게 아닌 우리의 이야기들”을 다룬다. 초창기 아내와 친구, 지인들의 이야기로 시작한 인터뷰 코너는 이제 그가 직접 섭외하지 않아도 신청이 쇄도하는 수준이 됐다. 주씨는 인터뷰 형식의 콘텐트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장사를 4년 정도 했는데 10개월쯤 이야기하고 나니까 더는 콘텐트가 없더라. 그래서 인터뷰로 전환했다”면서 “인터뷰를 신청하시는 분들의 콘텐트 가치를 판단한 뒤 하루에 적게는 1명, 많게는 3명씩 만나 촬영한다. 편집은 하루에 2시간씩 직접 한다”고 설명했다.

많은 이가 꿈꾸는 경제적 자유를 이뤘지만 그의 씀씀이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에도 카드 명세서를 보니까 한 달 생활비로 120만원 정도 썼더라. 예전에 돈 못 벌 때도 그 정도 썼다. 현재 소득의 99%를 저축한다”고 말했다. 이토록 저축에 올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게 묻자 “아이가 자라서 미래에 대략 월 500만원을 쓰게 된다고 가정했을 때 앞으로 50년 더 산다고 하면 30억원이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게 생각하면 돈을 쓸 수가 없다. 살면서 무슨 사고가 생길지도 모르고…”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2018년 목표 ‘인터넷에서 유명해지기’, 2019년 목표 ‘유튜브로 월 수익 500만원 올리기’를 모두 초과 달성한 그는 이제 금전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지금까지 안정성 확보가 목표였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시도를 하기 위한 탄환을 모으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신사임당 주언규씨가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만화가 허영만씨를 인터뷰하고 있다. 오른쪽 위는 '유퀴즈온더블럭'에 출연해 방송인 유재석과 인터뷰하는 모습.
이를 위해 여러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먼저 그는 “신사임당 외에 또 다른 채널 두 개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매체를 다변화하기 위해 유튜브 이외에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려고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채널은 직원을 고용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얼마 전 구독자수 100명을 넘었다. 만 명쯤 되면 0명에서부터 어떻게 운영했는지 데이터 등 노하우를 공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주씨는 쇼핑몰 검색과 관련된 소프트웨어도 직접 개발한다. 그는 “개발자 두 명과 함께 쇼핑몰과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라며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며 경험한 불편한 점들을 개선해주는 소프트웨어를 내년쯤 론칭하고 프로모션을 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튜브를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항상 “유튜브는 경쟁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오히려 “나와 같거나 비슷한 콘텐트를 만드는 크리에이터가 잘돼야 해당 분야 전체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기계발 콘텐트의 경쟁 상대는 언박싱과 같은 소비 채널이지 또 다른 자기계발 채널이 아니다. 방송 시간대가 겹치는 채널들끼리 경쟁하는 기존 미디어와 달리 유튜브는 다른 채널이 잘된다고 해서 질투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오히려 내 채널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채널을 한 번이라도 보는 사람이 있어야 내가 연관 추천으로 뜰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그는 지금 시대에 할 수 있는 최고의 재테크 중 하나로 유튜브를 꼽았다. 주씨는 “유튜브는 온라인 상권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세대가 윗세대에게 ‘왜 그때 강남에 아파트 분양을 받지 않았냐’고 물어보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 세대는 현세대에게 ‘왜 그때 유튜브 안 했어’라고 물어보게 될 것이다. 공짜로 분양받을 수 있는 온라인 상권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는 회의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유튜브는 방송과 달리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골라 보기 때문에 연예인들의 인기와는 다른 개념인 것 같다”면서 “2년 전엔 유명해지고 싶었지만 지금은 얼굴이 너무 많이 알려져서 이젠 조용히 잊히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주씨는 그간의 사업 운영 노하우와 유튜브 채널을 키운 과정을 얼마 전 책으로 엮었다. 책에 나와 있는 그의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한다.

많은 사람이 매일같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힘들게 직장 생활을 이어간다. 나는 억지로 쥐어짠 열정과 시간 그리고 체력을 갈아 넣는 대신 퇴사를 선택했다. 회사를 떠나서도 충분히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온라인 사업을 하고 유튜브 방송도 시작했다…(중략) 인생은 운이다. 자영업자가 90% 망한다면 1000번 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뛰어들어야 한다. 동전 던지기에서 10번 연속 뒷면만 나올 준비를 미리 해야 한다. 힘든 일이라도 실행해보자. 언젠가 결과는 나타날 것이다.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좀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는 꿈을 가지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맞이하는 데 나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책 『킵고잉(KEEP GOING)』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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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수 기자 kim.minsu2@joins.com·사진 김현동 기자

202009호 (202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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