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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쉐어/29CM 독립적으로 운영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스타일쉐어와 29CM. 스타일쉐어는 15~25세 여성들이 직접 패션을 제안하는 커뮤니티 기반의 커머스라면 29CM는 25세 이상의 젊은 층에게 뭘 사고 어떻게 활용하면 되는지를 직접 보여주는 콘텐트 기반의 커머스다. 윤 대표는 두 플랫폼을 합쳐서 시너지를 내기보다는 각각의 차별점을 살려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부 임원진을 제외하곤, 두 회사의 직원을 따로 두었어요. 서로의 경험에서 얻은 인사이트만 공유하는 최소한의 협업만 하고 있습니다.”다만 윤 대표는 지난해 양 사 직원들에게 같은 메시지를 주문했다. ‘차별화된 가치’다. 최근 패션 커머스 경쟁이 치열하다 못해 과열 양상이어서 새로운 가치를 줘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20년을 돌아보면 스타일쉐어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젊은 층의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니즈를 충족해 주었고, 29CM는 니치한 서비스로 시작했다는 초심으로 돌아가 유니크한 브랜드 발굴에 힘썼던 것 같아요.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고요.”국내 최초로 ‘라이브 커머스(생방송 전자상거래)’를 도입한 스타일쉐어의 도전도 차별화된 가치 제공의 일환이다. 지난해 2월 정식 서비스를 출시한 스타일쉐어의 라이브 커머스 ‘스쉐라이브’다. 브랜드와 크리에이터가 협업해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서비스는 젊은 층의 쇼핑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파일럿 서비스를 했던 2019년 9월 대비 2020년 3월 ‘스쉐라이브’ 트래픽은 약 4배 증가했고 방송마다 4000~5000명이 동시에 시청할 정도로 인기가 폭발적이다. 윤 대표는 “MZ세대들은 모바일과 동영상, 라이브 포맷에 익숙하다”며 “국내 처음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시도할 수 있었던 것도, 스타일쉐어의 유저 대부분이 MZ세대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비대면 쇼핑이 활성화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스쉐라이브는 현재까지 100개가 넘는 브랜드와 협업했고, 최근엔 현대백화점, AK백화점과 백화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브랜드로 시리즈를 진행하기도 했다.론칭 11년 차를 맞은 스타일쉐어. 당시 20대였던 윤 대표도 30대 중반이 됐다. MZ세대 유저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게 이전보다 힘들진 않을까.“어렵죠. MZ세대의 취향은 어찌나 빨리 변하는지 따라잡기 힘들어요. 내부적으로 젊은 유저들을 잘 대변해 줄 수 있는 젊은 직원을 많이 채용하고 있습니다. 또 그 직원들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도록 유연한 분위기를 만들고, 그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합니다. ”이 밖에도 유저들의 니즈와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유저를 초청해 직접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를테면 ‘쇼핑의 여정’에 트렌드를 조사할 때, 라이트유저부터 헤비유저까지 다양한 소비자를 선정해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듣는다. 또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특성상, 유저들의 대화가 활발히 오고 가기 때문에 그 내용에서도 힌트를 얻는다고.
코로나19로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에 주목최근 윤자영 대표가 관심 있게 보는 트렌드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다. 코로나19로 많은 이의 생활양식이 변했고, 그에 따른 선호 제품군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아직 정확한 데이터를 추출하진 않았지만 큰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새로운 시도로 가득했던 2020년. 결과는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무엇보다 업무 효율에 대한 고민이 컸다. 단적인 예로, 예전엔 모든 시간을 스타일쉐어에 쏟아부었다면 이젠 절반밖에 할애하지 못하고 있다.“처리하는 일이 두 배 이상 많아지다 보니 한 사안에 대해 예전보다 충분한 피드백을 주지 못하는 느낌이에요. 결정권을 위임하기도, 회의체계를 바꿔보기도 했는데 아직 완벽한 해결책은 찾지 못했습니다. 함께 고생해준 직원들에게 감사하고 미안할 뿐이죠.”2021년, 윤자영 대표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스타일쉐어는 패션, 29CM는 라이프스타일·홈 분야에서 젊은 세대들이 참고할 만한 트렌드를 제안하는 회사가 되고 싶어요. 어렸을 때는 패션에 집중하다가도 나이가 들면서 라이프스타일로 관심 분야가 확장돼요. 스타일쉐어 유저들이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29CM로 유입되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