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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외길 24년1993년 삼성물산 신기술사업부에 입사한 김 대표는 당시 미국의 선진 IT 기술을 한국에 성공적으로 이전하는 업무를 담당했고, 이때 벤처 비즈니스를 처음 접했다. 이후 종합금융사의 국제금융부서로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벤처캐피털을 공부했다. 그는 미국과 대만의 벤처캐피털 현황을 가까이에서 경험하면서 투자 안목을 키워갔다. 수년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김 대표가 직접 투자를 집행하게 된 것은 1999년 일신창업투자에 입사하면서부터다. 당시 활황이던 코스닥 시장을 바탕으로 벤처산업이 본격적으로 태동하면서 대규모 자본이 시장으로 흘러들어왔다. 그러다 2002년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이 시기에 만들어진 많은 펀드가 손해를 봤다.김 대표가 1999년에 처음 만든 벤처펀드는 이런 상황에서도 높은 수익을 냈는데, 그 이유는 투자 기준을 명확히 세우고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코스닥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거품이 끼는 오버 밸류에이션 현상이 생겼는데, 당시 펀드의 만기가 5년인 것을 염두에 두고 내가 판단한 기준보다 금액이 높게 설정된 곳에는 투자하지 않았던 것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후 2006년 컴퍼니케이파트너스를 설립한 그는 2020년까지 22개 벤처투자조합(5958억원)을 결성해 운용하며 다양한 분야의 성장 유망 중소 벤처기업에 투자해왔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1537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조합 3개를 결성하며 전체 운용자산(AUM)이 6000억원대로 증가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직방, 리디, 왓챠, 샌드박스네트워크, 레이니스트, 아데나소프트, 와이팜, 고바이오랩 등 우량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해왔는데, 김 대표는 창업가들과의 긴밀한 소통과 스킨십이 투자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김 대표는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가”라며 “정말 준비된 사람인지, 해당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적임자인지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를 결정하기까지 평균 6개월에 걸쳐 해당 기업의 가능성을 평가하고, 시장의 예상 수요가 얼마나 발생할 것인지 파악하는 데 주력한다.김 대표는 국내 1위 모바일 부동산 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한 직방의 가능성을 눈여겨본 투자자 중 한 명이다. 그는 “매출이 아예 없을 때부터 초기 투자를 결정했는데, 당시 직방 팀의 분위기가 너무 밝고 활기차서 투자자로서 큰 보람과 뿌듯함을 느꼈다”면서 “10명 안팎의 초기 멤버가 회의실도 없는 작은 사무실에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방문할 때마다 참 좋은 기운을 받았다. 지금은 국내 부동산 앱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1위 사업자로 성장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의 가능성컴퍼니케이파트너스의 산업별 투자 비중을 보면, ICT서비스(42.1%), 바이오·의료(32.1%), ICT제조(10.3%), 기타(15.6%) 순이다. 특히 최근 수년간 바이오·의료·헬스케어 분야 기업들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컴퍼니케이파트너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도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 분야는 대학교수, 의사 등 오랜 기간에 걸쳐 노하우를 쌓아온 전문가들이 창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장의 기대가 크다.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네오팩트(뇌졸중 재활치료기기 및 콘텐트 개발), 마이크로디지탈(바이오/의료용 정밀기기 연구개발 전문기업), 앨앤케이바이오메드(척추 임플란트 전문기업), 안트로젠(줄기세포 치료제) 등에 적시에 투자하며 효과적인 가치 증대를 이뤄낸 경험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김 대표가 중요시하는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자질은 전문성과 인성, 소통 능력이다. 국내 150여 개가 넘는 VC 기업 중에 김 대표가 컴퍼니케이파트너스를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요인이 바로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 구성원들의 자질이다.그는 “투자사와 눈높이를 맞춰서 같이 성장해가는 과정 자체에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 투자수익도 좋아진다”면서 “스타트업이 밝고 즐겁고 창의적으로 일해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처럼, 그들의 미래에 투자하는 우리도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수 기자 kim.minsu2@joins.com·사진 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