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인 작가 | 내면의 감정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작가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예술사와 전문사 과정을 졸업했다. 최수인(34)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봤을 법한 다양한 감정이 다채롭게 되살아난다. 작가는 강렬한 색감과 대담하면서도 섬세한 붓 터치를 통해 본인이 생생하게 느꼈을 감정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세상을 살아가며 맺게 되는 여러 관계 속에서 경험한 심리 상태들을 파도와 산, 돌 등 자연의 풍경으로 그려낸다. 관객들은 작품에 드러난 풍경의 느낌으로 작가의 의도를 유추해볼 수 있다. 최수인 작가는 작업할 당시의 기분과 의도를 작품 제목으로 풀어내기도 한다. 지난해 7월 열린 개인전 ‘페이크 무드’에서는 ‘이 기분은 가짜’, ‘노란 기분’, ‘내가 잘 숨겨줄게’ 등 작가의 감정을 드러내는 듯한 제목으로 눈길을 끌었다.다음은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추천사. “최수인은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붓질과 다채로운 색을 회화로 구현한다. 작가 개인의 경험과 감정을 화폭에 풀어내면서 연극적인 공간을 구성한다. 산과 돌섬 같은 풍경이 전면에 드러나지만 그 안에는 털로 위장된 생명체가 공존하고 있다. 풍경은 자연 그대로 그린다기보다 일시적이고 변형 가능한 공간으로 그려지고 털로 위장된 생명체와의 만남을 통해 하나의 장면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장면을 대하는 관람자의 감정, 심리 상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지만, 결과적으로 보여진 이미지 외에는 어떤 이야기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들은 인간 주체와 타자의 관계를 고민해보는 시간을 부여한다. 회화의 조형 요소들이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동시에 진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하는 작위적인 방법이 흥미롭고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다.”
박지윤 바이올리니스트 | 라디오프랑스필 최초의 동양인 악장2004년, 바딤 레핀, 장자크 캉토로프, 김남윤을 배출한 티보 바르가 콩쿠르에서 18세 나이로 1위 및 청중상을 석권한 박지윤(36)은 2005 롱티보 콩쿠르, 2009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우아하고 성숙한 음악성을 겸비한 젊은 바이올리니스트로 주목받고 있다.2018년 11월,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종신 악장으로 임명되며 명실공히 프랑스 최고의 관현악단을 이끄는 첫 동양인 악장이 됐다. 한국 클래식의 위상을 드높인 공로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2020년 2월에는 관객과 평단의 찬사 속에서 라디오프랑스필 악장 선임 이후 고국에서의 첫 단독 리사이틀을 가졌다.4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한 박지윤은 소년한국일보 콩쿠르 대상, 조선일보 콩쿠르 1위로 두각을 드러냈다. 2000년 예원학교 3학년 재학 중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으며, 이듬해 프랑스의 Concours des jeunes interpretes에서 우승하고 2002년 파리고등국립음악원에 입학하여 로랑 도가레일을 사사했다. 박지윤은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수원시향 등 국내 주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2007년 금호라이징 스타 독주회, 2009년 서울 바로크 합주단 이태리 투어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2010년 교향악축제에 초대되어 정치용의 지휘로 원주시향과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했고, 2019년 교향악축제에서 다시 한번 원주시향과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했다.또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 등 세계의 주요 오케스트라와 다수의 협연 무대를 가진 바 있으며, 프라하 체임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캐나다 초연으로 미하엘 하이든 바이올린 협주곡을 캐나다 7개 도시에서 순회연주를 하는 등 전 세계로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다.
윤지원 큐레이터 첼리스트 | 음악과 미술의 경계를 허무는 아티스트윤지원(34)은 프랑스에서 첼로를 전공하며 자연스레 미술에 빠져들었고, 음악과 미술을 함께 즐기며 깨달은 새로운 매력을 대중에게 전달하고자 ‘큐레이터 첼리스트’라는 타이틀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2013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예술전문사 졸업 후 2016년 프랑스 베르사유 국립음악원 최고 연주자 과정 및 실내악 과정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석으로 졸업했다. 이후 프랑스 말메종 국립음악원 최고 연주자 과정을 수료했으며, 프랑스 베르사유 국립음악원에서 수석을 역임했다. 2014년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 선라이징 아티스트로 선정, 2015년 프랑스 정부 공식 인정 연주 단체인 오라투어 멤버 역임, 2016년 코윈프랑스(재불한인여성회) 차세대 아티스트로 선정됐으며, 1인 공연 기획자 아트콤플렉스를 설립하고 조형미술과 재즈, 한국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과 협업하는 공연들을 기획했다. 2017년에는 세계한인여성회 프랑스지부 예술감독을 역임하면서 파리에서 음악과 미술이 어우러지는 ‘코윈프랑스 차세대 예술인 축제’를 기획, 감독했다. 또 프랑스 파리 OECD 사무국 초청으로 [고대에서 현대까지],[바그너에서 칸딘스키: 예술과 전쟁]을 주제로 렉처 콘서트를 진행했다. 2018년에는 국가전문자격시험인 박물관 및 미술관 준학예사 시험에 합격하여 연주자, 전시기획자, 강연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클래식 음악과 미술이 어우러진 융합형 강연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CGV와 전속 공연 계약을 체결, 렉처 콘서트 [윤지원의 클래식하게]를 선보이고 있다.
좌혜선 작가 | 사회 참여 목소리 내는 작가제주에서 태어나 자라고 성균관대 미술학과와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좌혜선(37) 작가는 장지에 분채와 목탄을 사용해 우리 삶의 평범한 순간들을 따듯한 흑백 그림으로 만들어낸다. 2010년 ‘끼니’, 2015년 ‘낯익은 풍경’, 2018년 ‘가장 보통의 이야기’, 2020년 ‘971 855… 500’ 등 개인전을 통해 먹고사는 일의 고단함과 그로 인해 우리가 사회에서 견뎌내야 하는 여러 부조리한 상황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작가가 주제로 삼는 인물들은 평범한 풍경 속에 있는 평범한 우리이다. 출근길과 밤늦은 귀갓길, 버스 정류장과 공원, 지하철역, 형과 동생이 학교를 마치고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 등 우리가 매일 몸소 살아내면서 마주하는 모든 것이다.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옆모습이나 뒷모습으로 그려져 표정을 알 수 없지만, 인물들의 실루엣과 풍경에서 작가의 따스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평범함을 주제로 다양한 인생사를 따듯한 시선으로 그려낸 좌혜선 작가의 작품들은 관객들로부터 특별한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연 개인전에서는 육체노동으로 돈을 버는 건설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몸부림치는 육체’로 표현해 주목을 받았다.암호 같은 전시 제목 ‘971 855 … 500’은 정부가 발표한 산재 사망자 숫자에서 착안했다. 2018년 산재 사망자 수 971명, 2019년 855명, 2022년 목표 산재 사망자 수 500명. 작가는 사망자 수가 목표가 될 수 있는지, 앞으로도 같은 사고로 떨어지게 될 500명의 목숨에 대해 ‘monster dancing’이라는 작품을 시리즈로 발표하며 화두를 던졌다.- 김민수 기자 kim.minsu2@joins.com·사진 김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