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젠더 고정관념은 아이의 놀이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 세계 부모 10명 중 7명(71%)이 장난감 업계가 젠더 고정관념 형성에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 부모는 79%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았다. 또 전 세계 성인 10명 중 7명(70%)은 젠더 차이가 생물학적 요인보다 사회적 요인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응답했다. 한국 성인은 이 비율이 71%로 사회적 요인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젠더에 따라 아이들을 다르게 대한다고 응답한 성인은 78%, 한국 성인은 77%로 젠더에 대한 고정관념이 성인과 부모의 행동에 따라 놀이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한국인은 전 세계 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런 젠더 차이를 더 크게 인식하는 편이었다. 한국 성인 60%는 어린 시절 ‘자신의 성별에 맞는’ 장난감만 허용됐었다고 응답해 전 세계 평균 48%보다 훨씬 웃돌았다. 한국 부모는 특히 전 항목에서 전 세계 평균 대비 젠더 차이를 강하게 인식했다. 특히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관심사가 다르다’고 응답한 비율이 71%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놀이의 효과에 대해서도 성별에 따라 다르다고 말한 응답자는 49%로 세계 평균 36%보다 높았다. 이런 영향인지, 한국 어린이들도 전 세계 평균에 비해 놀이에서 젠더 차이를 높게 인식했다.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같은 장난감을 좋아한다는 데 세계 어린이들이 72%로 답한 반면, 한국 아이들은 64%로 평균을 밑돌았다. 또 한국 어린이 2명 중 1명(50%)이 ‘다른 성별의 장난감’을 갖고 놀면 놀림을 받는다고 응답해 전 세계 평균 45%보다 높았다.
장난감 종류에 따라 젠더 고정관념도 존재해 전 세계적으로 장난감 종류에 ‘남아용’과 ‘여아용’을 구분하는 경향성은 존재하는 편이었다. 놀이의 종류마다 남아용, 여아용, 중립용일지 묻는 질문에서 ‘돌보기 키우기 장난감’이나 ‘패션 인형’, ‘옷 입히기’, ‘미술·만들기·공예’ 등은 여아용이라는 인식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자동차나 탈것’, 슈퍼히어로나 액션피규어, STEM 등은 ‘남아용’이라는 인식이 높았다.특히, 한국의 경우엔 전반적으로 전 세계 평균보다 고정관념이 강하게 나타났다. 특히 STEM(과학/기술/수학/공학) 및 코딩 관련 장난감과 스포츠/아웃도어는 ‘남아용’이라는 응답이 각각 45%, 44%(전 세계 25%, 16%)였고, 옷 입히기 놀이는 ‘여아용’이라는 인식이 한국이 전 세계 평균 45%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인 74%를 기록했다.
- 박지현·신윤애 기자 center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