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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진학성과로 주목받는 NLCS 

 

지난 9월 제주도 소재 영국계 국제학교 NLCS(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제주의 2021년 졸업생들이 전 세계 유수 대학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올해 졸업생들은 지난 5월 치른 국제 공통 고교 학위과정인 IB디플로마 시험에서 높은 평균점수를 기록했다. 이로써 아시아 명문 국제학교로 발돋움한 NLCS제주의 이자벨라 슬로친스카 대학진학상담부서장과 저스틴 올리버 IB코디네이터를 만나 이번 성과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NLCS제주의 이자벨라 슬로친스카(왼쪽) 대학진학상담부서장과 저스틴 올리버 IB코디네이터는 학생이 관심 분야를 찾아가고 열정을 도전으로 전환하도록 지원한다.
지난 2011년 제주 영어교육도시 내 첫 번째 국제학교로 개교한 NLCS제주가 10년 만에 뛰어난 진학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NLCS제주에 따르면 IB디플로마(International Baccalaureate Diploma) 시험 평균 39점(45점 만점)으로 글로벌 상위 50위권에 포함됐다. 또 본교인 NLCS런던도 영국에서 가장 높은 IB점수(43점)를 기록했고, NLCS두바이도 평균 40점을 기록해 제주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상위 50위 안에 들었다. NLCS의 본교와 분교가 모두 상위권에 포진하면서 NLCS 교육과정의 우수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다른 국제학교에 비해 NLCS가 높은 점수를 얻은 비결이 뭔지 저스틴 올리버 IB코디네이터에게 물었다. 그는 NLCS가 전통적으로 학업과 관심의 균형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를 통해 학생의 열정을 끌어내고 다양한 과목 및 과외활동을 탐험하려는 의지를 강력히 유도한다는 것이다.


▎NLCS제주 2021년 졸업생의 BI 디플로마 시험 평균점수가 글로벌 상위 50위권에 포함됐다. / 사진:NLCS 제주
“학생들은 아주 다양한 과목을 고를 수 있어요. 심지어 우리 학교에는 한국에 많지 않은 라틴어 과목도 있죠. 역사, 지리, 경제, 심리학, 철학, 과학 등 뭐든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각 학문들을 연결하도록 교육해요. 그리고 학생이 관심 과목을 찾았다면 심화 과정으로 학생의 열정을 뒷받침해요. 수학의 경우 대학 수준의 어려운 수학도 경험할 수 있죠. 학생들은 자신을 시험하려는 듯 고급과정을 많이 선택하는 편이에요.”

그는 IB교육의 특성인 전인교육을 통한 학업 성취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즉, 특정 주제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단순히 학문적 시험 결과에 한정하지 않고 교과외 활동을 통해 넓혀나가도록 돕는다. 올리버 IB코디네이터는 “교과목에서 배운 내용에 대해 비판적 사고방식으로 접근하도록 돕고, 더 나아가 그 이슈를 지역사회, 글로벌에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할지를 고민하도록 한다”며 “일례로 우리 학생들은 제주에 체류 중인 난민들에게 지역사회 차원에서, 글로벌 차원에서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며 실제 봉사활동단체를 조직해 실행에 옮긴다”고 설명했다.

세계 명문대 입시, 도전정신 높게 평가


▎NLCS제주는 다양한 과목 선택권과 심화과정이 학생들의 관심과 열정을 지원한다.
실제 글로벌 상위 대학들은 지원자들의 우수한 성적과 함께 다양한 활동, 또 그와 연계된 학업·진로 계획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자벨라 슬로친스카 대학진학상담부서장은 “세계 유수 대학의 지원자는 모두 학업 성적이 우수해 그 이상으로 학생이 가진 열정과 지식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도전 결과로 결국 판가름된다”며 “그래서 우리 학교는 학생들이 주도적인 리더십을 갖고 교실에서 배운 내용을 기반으로 다양한 도전을 하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러한 도전은 확실히 학생의 시야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IB과정이 학생에게 요구하는 것은 위험감수(Risk Taking)태도예요. 학교 밖 여러 기관·단체에서 도전 정신을 높이 사죠. 결국 역동적으로 사회문제에 참여하면 진학 시 구미 대학에서는 학생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죠. 학생들이 도전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우리 학교에서는 매주 토요일 아침 프로그램으로 특정 분야의 관계자를 초청해 강연하고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져요. 그리고 학생들은 여가나 방학을 이용해 외부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해요. 일례로 방학 동안 서울에 올라가 백신센터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한 학생도 있어요.”


특히 입시를 고려해 NLCS의 진학상담팀은 학생의 관심 분야, 교과과정, 과외활동에 대한 상담을 매우 일찍 시작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한다. 보통 대학 지원 4년 전부터 진학상담팀은 특정 분야에 대해 학생이 어떻게 접근하고 진행할지를 조언하고 전략 수립을 돕는다. 슬로친스카 대학진학상담부서장은 “학생과 카운슬러는 서로를 아주 잘 알아야 한다”며 “상호작용을 통해 여러 관심 분야에서 선택할 전공 과목을 좁혀나가고, 세계 각 대학에 대한 진학 정보를 제공해 목표 대학을 정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학교와 학생 모두 글로벌 명문대 진학에 대한 열망이 매우 강하다”고 덧붙였다.

“초기 상담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보여요. 수학, 과학을 좋아하면 경연대회 출전이나 고급과정을 권하고, 엔지니어링에 관심을 보이면 무엇이든지 만들어보도록 주문해요. 또 IB디플로마는 리서치를 권장하므로 학생들이 연구조사 프로젝트 주제를 정해 관심 분야에 대해 깊이 고민해볼 수 있도록 해요. 예를 들면 생물, 옥스퍼드대에 관심을 가진 한 학생은 수직텃밭(HYDROPONIC)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벽에 만든 텃밭에 농작물을 기르기 시작했죠. 수학·물리 선생님이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했고요. 물고기 배설물로 식물을 기르는 프로젝트를 하며 17~19살 나이에 농업, 생물학을 실제 과학자처럼 경험했고 이 전공 분야에서 저명한 학교로부터 긍정적인 입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죠. 인문학에서는 국제학, 언어학, 비정부기관에 관심을 갖고 접근하며 장래희망을 UN 근무로 정하곤 해요. 한편 선거, 정치에 관심을 갖고 정치인과 정당의 시각에서 연구, 분석하는 학생도 있어요.”

IB교과과정은 끊임없이 학생들에게 비판적 사고를 주문한다. 지식이론 교과목에서 습득하는 정보에 대해 “무엇이 지식인가”, “믿을 수 있는가”란 질문을 던지게 하고 증거를 찾아내도록 모든 커리큘럼이 설계돼 있다. 이와 함께 인성교육을 위해 개인사회성발달(personal social development)과 윤리 지도 프로그램을 강하게 추진한다. 올리버 IB코디네이터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과 어떻게 관계를 가져야 하는지에 집중하며 인격 함양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모든 교사는 학생에게 비판적 사고를 유도하고 생활지도를 할 의무가 있어요. 수업, 기숙사, 교과외활동 가리지 않고 모든 과정에서 리더십, 오너십, 리스크 테이킹을 강조하는 전인교육입니다.”

학생들과 친밀하게 지내는 두 사람에게 학생들이 NLCS 생활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점을 물었다. 이에 두 사람 모두 입을 모아 “학부모의 압박”이라고 답했다.

“학부모 대부분이 자녀에 대한 기대가 크고 그들이 진로를 정해놓곤 해요. 아이들은 부모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에 많은 압박감을 느껴요. 그래서 우리는 학부모와도 자주 대화를 해요. 학부모, 학생, 교사가 삼자대면한 자리에서 학생에 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학생이 진정 뭘 원하는지를 함께 풀어가요. 부모의 역할이 학생의 성공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요. 학교지원팀은 학부모와 수시로 대화함으로써 신뢰를 얻고 협업을 하고 있다고 자부해요.”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한국의 많은 학부모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물었다.

“제주는 너무나 아름다운 환경이에요. 우리 학생들은 양질의 교육시설과 제주의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역동적으로 다양한 자질을 키워나가요. 여기서 스쿠버다이빙, 수학에 빠져 지내는 우리 학생들은 아주 좋은 경험과 커리어를 갖게 됩니다.”

[박스기사] 정혜교 NLCS제주 2021년 졸업, 영국 UCL 진학 - 건축가 김수근에 심취


올해 NLCS제주를 졸업하고 영국 UCL(University College London) 건축학과에 진학하는 정혜교 학생은 미래 건축디자이너를 꿈꾸고 있다. 그는 오랜 시간 심사숙고한 끝에 영국 학교 진학과 건축학 전공을 결정했다. 2013년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NLCS제주에 다닌 혜교 학생은 이듬해 초등학교 졸업여행으로 간 영국 NLCS본교에서 수업을 참관했다. “수업 분위기가 많이 달랐어요. 학생끼리 협업하고 논의하는 수업 방식을 보며 영국에서 공부해보고 싶다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어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지리, 물리학, 예술 등 여러 관심 분야를 활용할 수 있는 건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영국 대학의 건축학과는 예술 중심 수업도 많아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잘 맞을 것 같았다”며 “학교에서 상담하며 관련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혜교 학생은 점차 관심 분야를 구체화했고 소논문 주제를 건축가 김수근을 중심으로 ‘사회정치학적 변화와 건축에의 영향’으로 정했다. 그는 “한 건축가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회환경의 차이로 김수근이 설계한 경동교회는 미학적 독창성을 지녔지만 한편 같은 건축가가 설계한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은 기능과 목적에 충실했다는 내용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소논문을 쓰는 과정은 힘겨웠지만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하는 방식을 키워나갈 수 있어 좋았다”고 덧붙였다.

[박스기사] 오성현 NLCS제주 13학년 - 주가예측모델을 만들다


현재 NLCS제주 재학생인 오성현 학생은 제주 출신이다. 제주에 들어서는 국제학교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 NLCS제주에 초등학교 때부터 다녔다. 그는 11학년 때 IB과정에서 경제수업을 들으며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환경에 대해 통계적으로 접근하고 이를 과학적으로 모델링하는 것에 큰 흥미를 느꼈어요. 그래서 수학 과목 프로젝트로 주가예측모델을 만들어봤고 그 과정은 어렵고 힘들었지만 결과물을 만들어냈을 때 큰 성취감을 느꼈어요.” 성현 학생은 하나하나 자기주도적으로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한다.

“IB과정에서 선생님이 도움을 주지만 어려운 과제를 혼자 해나가야 하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하지만 겨우겨우 해나가다 보니 어느 순간 스스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나를 발견했어요.”

그는 NLCS제주에 다니면서 가장 좋았던 점으로 원하는 활동을 맘껏 누려볼 수 있다는 점을 최우선으로 꼽앗다. “7~9학년 때 교과외 활동으로 정말 다양한 경험을 했어요. 수학, 경제뿐 아니라 농구와 스포츠에 대해서도 한동안 많은 활동을 했어요. 평생 가져갈 제 자산인 것 같아요.”

성현 학생은 미국 시카고대 데이터과학과 진학을 목표로 현재 자신이 그동안 NLCS제주에서 키워온 능력들을 집결하고 있다.

[박스기사] 오승주 NLCS제주 13학년 - 압박 벗어나 열정으로


오승주 학생은 NLCS제주에 다니며 자신의 특별함을 재발견했다.

초등학교 시절 일본에서 지낸 승주 학생은 귀국해 예술중학교에 다니다 NLCS제주로 왔다. 그는 어릴 때부터 많은 시간을 투자해왔던 바이올린에 대한 열정과 방향을 한동안 잃었던 경험이 있다. 예술중학교에서 바이올린으로 인한 중압감을 종종 느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NLCS 제주에서 음악에 대한 열정을 되살리고 전공으로 삼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었다.

“NLCS제주에서 예술 관련 과외 활동을 많이 했어요. 특히 음악 관련 동아리, 소사이어티,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있어 실제로 공연 기획을 하면서 음악을 즐기고 매진하는 나를 다시 발견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승주 학생은 요즈음 음악뿐 아니라 인문학에도 심취했다. 역사, 문학, 인류학, 국제정치학 등을 점점 깊이 파고들며 예술과 인문학이 깊은 연관되어 있음을 발견해나가고 있다. 그는 “IB과정의 인문학을 섭렵하며 시야가 넓어졌고 지식인이 갖춰야 할 책임감 등을 깊게 깨달았다”며 “향후 내가 쌓은 지식과 경험을 세상에 환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영미권 대학의 음대와 인문대, 두 가지 길을 열어두고 자신의 커리어 방향을 찾아가는 그의 여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 제주=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202110호 (202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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