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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위기, 해결책은? 

 

팬데믹으로 석유 가스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공급까지 끝장났다. 그나마 좋은 점이 있다면? 전반적 공급 부족으로 가솔린 가격이 갤런당 8달러까지 급등하면서 늦었지만 대체에너지를 위한 유의미한 투자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덕분에 원자력과 목재 펠릿처럼 괄시를 받던 에너지까지 투자를 받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여행 제한령이 내려지기 전인 2020년 2월, 국제석유주간을 맞아 석유산업의 거물들이 런던에 모였다. 초대받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만찬 행사에서 상품 트레이더인 피에르 앙뒤랑(Pierre Andurand)은 놀라운 주장을 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전파되면서 각국에서 봉쇄정책이 시작될 것이고, 그럼 원유 비축량이 늘어나면서 석유 가격이 ‘제로’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옥스퍼드에서 수학을 전공한 그는 초기 중국 우한에서 나온 의료진 보고서를 상세히 검토한 후 유가 급락 시나리오에 강한 확신을 갖게 됐다. 현재 자신의 헤지펀드 자금(현재 17억 달러로 증가)을 투입해 원유 선물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크게 잡았다.

2020년 4월 20일 실제 유가가 제로에 가까워지면서 앙뒤랑 캐피털의 펀드는 60%에서 155%에 달하는 수익을 챙겼다. 2022년 2월 초, 앙뒤랑은 다시 놀라운 예측을 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팬데믹 정점이 지난 2022년에 중앙은행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수요가 급증하겠지만 그간 화석연료와 대체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저조했으므로 곧 유가가 치솟는다고 주장한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충격적 공급난이 발생하기 전의 일이었다. 앙뒤랑의 최대 펀드는 4월까지 112% 수익률을 올렸다. 그는 지금도 유가가 추가 상승하여 배럴당 20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그럼 해변 지역 주유소에서는 갤런당 가격이 8달러에 달할 것이다. 앙뒤랑은 “푸틴은 일부러 공급 부족 시기를 잡아 침공을 했다”고 말했다.

억만장자 존 고프는 “전쟁은 공급 부족으로 가는 여정을 가속화했다. 앞으로는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본사를 둔 크레센트 에너지(Crescent Energy)의 회장으로, 2019년부터 파산한 석유 자산을 인수하는 중이었다. 그는 “투자 부족은 심각한 수준이고, 에너지 전환 정책은 세상 물정 모르고 순진했으며, 수요는 아직 정점을 지나기 전”이라고 덧붙였다. “저도 청정에너지를 원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계획이 필요해요.”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고 온전히 3개월이 지난 5월 말을 기준으로 원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110달러 근처에서 소폭의 등락만 거듭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이는 중국의 엄격한 코로나19 봉쇄정책으로 일시적으로 수요가 억눌렸기 때문이고, 미국은 매일 100만 배럴의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배럴당 200달러의 유가를 피할 유일한 방법은 심각한 불경기뿐이다. 그러나 이건 누구도 바라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지금의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좀 더 희망적으로 볼 방안도 있다. 위기가 닥치면 자금력을 가진 사람들이 신속하게 창의적 방안을 찾고, 정치인들은 섣불리 규제로 발목을 잡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원자력발전소 설계 허가부터 배터리 및 전력망 개선을 통해 태양에너지와 풍력의 저장·유통에 이르는 모든 산업에서 혁신적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 석탄 대신 목재 펠릿을 땔감으로 이용하는 임시변통의 해결책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렇게 되면 화석연료 투자 급감, 독일과 일본의 원자력발전소 가동 중단, 지역이기주의로 인한 시위로 미국에서만 수백 개 풍력단지 건설 중단 등 지난 수년간 계속된 흐름이 역전될 수 있다.

“2020년대에는 에너지 시장이 구조적 강세를 맞을 것이다. 규율은 과거보다 개선됐고, 7년간 급감했던 투자를 만회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10년 전 38살 나이에 액티브 에너지 트레이딩에서 은퇴한 존 아널드가 말했다. 이후 억만장자 자선사업가로 변신한 그는 수년 전부터 태양에너지 단지, 핵융합, 심해 석유시추 플랫폼 등에 투자했다. 그는 풍력과 태양에너지가 생산되는 외딴 지역과 도심을 연결하는 전력망 허가권 발행을 좀 더 용이하게 만드는 규제 개정에 특히 관심이 많다. “기후변화가 정말 실존적 위협이라고 생각한다면 그에 맞게 행동을 해야지, 무작정 모든 프로젝트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 되죠.”

유럽, 새로운 에너지 공급처를 찾아야

서구 국가들은 이보다 시급한 과제에 직면했다. 유럽 대부분이 의존했던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신할 에너지를 찾아야 공장을 계속 가동할 수 있고 사람들이 올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다. 유럽은 전쟁 전 연간 1550억㎥에 달하던 러시아산 에너지 3분의 2를 올해 말까지 대체하길 희망한다. 새로 찾게 될 에너지 절반은 새로운 공급처에서 확보한 액화천연가스(LNG)가 차지하고, 재생가능에너지는 20%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영하 160℃로 온도를 낮춰 액화시킨 천연가스 LNG는 대형 절연 탱크선으로 수송해서 수출된다. 유럽에서는 LNG를 해상으로 받기 위해 부유식 재기화 시설 준비가 한창이다.

충분한 양의 LNG를 매입하고 이를 실어나를 탱크선을 확보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지금 추가 생산 여력이 있는 LNG 업체들은 하나도 없다”고 억만장자 마이클 스미스가 말했다. 스미스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텍사스 천연가스액화시설 프리포트 LNG의 지분 63%를 보유한 CEO이자 회장이다. 그는 아시아와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생산된 LNG 대부분을 판매하고 있지만, 요즘에는 이 중 상당량이 다시 유럽으로 재판매되는 추세다. 그런데도 유럽은 여전히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3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르술라 폰 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올해 유럽이 미국에서 5250억 입방피트(ft3)의 LNG를 추가로 수입하고 이후 수입량을 계속 늘리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LNG 수출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있다. 그러나 그러려면 시간과 함께 자본이 필요하다. 2005년 세계 최대 화석연료 수입국이었던 미국은 수평시추와 수압파쇄를 이용한 프랙킹 방식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순 수출국으로 변모했다. 미국 프랙킹 업체들이 지나치게 많은 석유가스를 시장에 공급하면서 2015년부터 에너지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부실업체들은 도산했고, 그나마 살아남은 프랙킹 업체들은 투자자의 채무상환 압박, 환경보호단체들의 오염 복구 요구에 시달렸다. 컨설턴트 우드 맥켄지는 지난 5년간 미국 내 화석연료 투자가 프랙킹 산업 전성기 시절 연간 7500억 달러 대비 연간 4000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추산한다.

유럽에도 셰일층이 있지만, 프랙킹 붐은 발생하지 않았다. 유럽의 경우 광산 채굴권을 가진 주체가 민간의 토지 소유주가 아니라 정부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러시아산 가스 수입이라는 편한 방법이 있는데 굳이 프랙킹으로 유권자의 반감을 살 필요가 없다. 그런데 이제는 러시아산 가스 수입이라는 편한 선택안이 사라져버렸다.

LNG판에 자금을 들고 뛰어든 신생 기업가 중에는 억만장자 웨슬리 에덴스(60)가 있다. NBA 밀워키벅스의 공동 구단주인 에덴스는 2017년 소프트뱅크에 매각한 사모투자사 포트레스 인베스트먼트 그룹을 공동 창업하면서 엄청난 부를 축적하기 시작했다. 지금 그는 ‘패스트(Fast) LNG’를 개발 중인 상장사 뉴포트레스 에너지(New Fortress Energy) CEO다. 모듈화된 천연가스 액화 장치를 조선소에서 조립한 후 기존 해상 석유 플랫폼을 개조하여 그 위에 설치하는 방식이다. 에덴스는 “LNG를 위한 모델 T 공장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보유한 뉴포트레스 지분 35%는 현재 가치가 30억 달러를 넘어가고 있다.

에덴스는 최초의 패스트 LNG 공장을 루이지애나주 그랜드 아일에서 25㎞ 떨어진 해상에 설치할 계획이다. 해변에서 멀리 떨어진 만큼 운영 허가를 받기는 수월할 것으로 예상한다. 백악관이 공언한 대로 신속히 허가를 내어준다면 내년 초에는 LNG 운송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익은 보장되어 있다.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수출 가격이 입방피트당 22달러로, 미국 판매가의 2.5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에덴스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유일한 상품이 바로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미 많은 시간이 날아갔다. 2015년 억만장자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은 LNG 시장의 개척자 차리프수키(69)를 셰니어 에너지(Cheniere Energy) CEO 자리에서 밀어냈다. 셰니어 에너지는 수키가 1996년에 창업한 회사다. 대체 무슨 잘못을 저질렀길래? 아이칸 같은 주주들에게 주는 배당금을 늘리는 대신, 에너지 부족을 예견한 수키가 값비싼 LNG 생산시설을 하나 더 건설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수키는 셰니어에서 나와 텔루리안 에너지(Tellurian Energy)를 설립했고, 7년 뒤 찰스호 남쪽에 있는 루이지애나 해변가 부지 404만㎡를 확보한 후 1200억 달러를 투자해 이전에 계획했던 프로젝트 첫 단계를 시작했다.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도 운송이 시작되는 해는 2026년이다.

그때가 되면 분명 액화시킬 천연가스의 생산량은 늘어날 것이다. 생산시설들이 다시 가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5월 중순 미국에서 운영 중인 굴착기는 750기다. 1년 전 453기와 비교하면 많이 늘었지만, 프랙킹이 붐을 이루었을 당시 2000기가 가동됐던 걸 생각하면 아직 3분의 2밖에 회복하지 못했다. 시추업체들은 숙련된 프랙킹 기술자들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굴착기와 파쇄용 모래 부족, 늘어난 부채도 사업 확장을 막고 있다.

“실질적 증산이 이루어질 때까지 6개월은 기다려야 한다”고 해롤드 햄(76)은 말했다. 그의 가족은 미국 최대 프랙킹 업체인 콘티넨털 리소시즈의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굴착 비용이 연간 15%씩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그는 석유가스 가격 급등을 이용해 채무를 상환하는 중이다. 시간이 갈수록 그가 유리해지는 구조다.

러시아 사태로 매일 300만 배럴씩 공급되던 에너지가 사라졌다. 신속히 대체하기는 힘들 것이다. 번스타인 리서치는 OPEC에서 그나마 늘릴 수 있는 생산량을 일당 150만 배럴로 추산한다. 사우디 아람코가 100만 배럴을 보탤 계획이지만 이는 2027년이 되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시간표는 그리 중요치 않다. 전제주의 정권에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는 역사가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제는 원자력이다

“사람들은 직접 두 눈으로 봐야 믿더군요.” 미스릴 캐피털(Mithril Capital)의 아제이 로얀 전무이사의 말이다. 미스릴 캐피털은 억만장자 벤처투자자 피터 티엘의 자산운용사다. 2014년 미스릴은 워싱턴주 에버렛에 본사를 둔 헬리온 에너지(Helion Energy)에 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수십 년 전부터 말이 나왔던 핵융합(수소원자 융합으로 헬륨 원자핵을 만들어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태양에너지가 방출되는 방식과 동일) 발전 계획에 가장 가까이 도달한 회사가 바로 헬리온이다. 헬리온의 기업가치를 30억 달러로 평가하고 5억 달러를 목표로 내세운 투자 라운드에는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 더스틴 모스코비츠,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 레이드 호프만 등이 참여했다.

핵융합 경쟁에 뛰어든 또 다른 회사로는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Commonwealth Fusion Systems)이 있다. 18억 달러가 모집된 커먼웰스의 투자금 라운드에는 빌 게이츠와 로린 파월 잡스, 존 도어, 조지 소로스, 존 아널드 등 억만장자들이 몰려들었다. 헬리온과 커먼웰스 모두 10년 뒤면 핵융합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해 시장에서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기대한다.

핵융합과 같은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노력과 더불어 원자력의 부활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억만장자들은 핵융합 원자로의 안전성 개선 및 업그레이드 설계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런 노력은 의미가 깊다. 대체에너지가 많은 관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의 80%는 석유,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에서 나온다. 20년 전과 비교해서 화석연료의 비중은 그리 감소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세계 에너지 공급에서 원자력이 증가세를 멈췄을 뿐 아니라 7%에서 5%로 비중이 오히려 감소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원자력발전이 증가하긴 했지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독일과 일본에서 원자로 개발을 전면 보류하면서 전체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미국에서는 1979년 스리마일아일랜드 원전 사고 이후 신규 원전 프로젝트가 전반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정치적 형세가 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수명이 수십 년 더 남았는데도 2025년 해체가 결정된 디아블로 캐니언 원자로의 가동 유지 여부를 두고 논의가 한창이다. 일본도 보유 원자로 중 일부를 다시 가동하는 추세다. 서구 유럽에서 가장 원자력 발전량이 많은 프랑스는 56개 원자로 중 가동이 중단된 20% 원자로를 다시 가동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원자력 산업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빌 게이츠 또한 원자력을 미는 중이다. 그는 원자력이야말로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가동할 수 있는, 유일한 무탄소 에너지원이라고 주장한다. 2008년 테라파워(TerraPower)를 공동 창업한 그는 GE 히타치 원자력과 함께 나트륨 원자로를 개발 중이다. 나트륨 원자로는 용융염으로 주변을 에워싼 저농축 우라늄 ‘패스트’ 원자로다. 용융염은 노심 용해를 막을 뿐 아니라 장기 에너지 저장소 역할도 한다. 2018년 중국과 무역 갈등이 고조되자 미국 정부는 중국에 최초의 나트륨 원자로를 건설하려는 테라파워의 계획을 중단시켰다. 그러나 지금은 에너지부에서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자회사가 보유한 와이오밍 석탄발전소 부지에 최초의 상업용 나트륨 원자로 1기를 건설하도록 비용 중 절반인 2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합의한 상태다.

게이츠와 뜻을 같이하는 억만장자들이 더 있다. 2018년 캐나다 억만장자인 펀드매니저 브루스 플랫은 자신의 운영사 브룩필드 비즈니스 파트너를 통해 도시바의 글로벌 원자력 사업에 46억 달러를 투자했다. 당시 파산선고를 했던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 컴퍼니도 도시바에 인수되어 투자를 받았다. 웨스팅하우스는 이제 조지아에서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서던 컴퍼니의 AP1000 원자로 2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미 원자로 4기를 건설해준) 중국에서도 원자로 4기를 추가로 주문 받았고, 폴란드에서는 원자로 6기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가압 경수로인 AP1000은 미국에서 운영 중인 원자로 100기와 유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설계가 훨씬 단순하고 자동 안전장치가 보강되어 안전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업 전력이 아니라 중력과 물에 의존해서 용융을 통제하고 온도를 낮추는 방식이라서 원자력 사고에 민감한 유권자와 정치인들의 불안을 잠재우기에 적합하다.

태양, 바람, 그리고 나무

인내심과 두둑한 자금이 필요한 건 핵융합뿐이 아니다. “스위치를 켠다고 재생가능에너지가 바로 나오는 건 아니”라고 덴버의 유력 기업가 필 안슈츠가 말했다. 그는 와이오밍의 10만 에이커 부지에 풍력터빈 700기를 건설하고 라스베이거스 송전을 위해 고압선을 연결하는 허가권과 지역권을 얻어내기 위해 무려 16년을 기다렸다. 검독수리를 몰아내기 위해 허가를 받고 뇌조 서식지를 지나가기 위해 지역권을 따내야 했지만, 결국 그는 모든 규제 장벽을 뚫고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지난 1년간 전 세계에서 풍력발전은 12%, 태양에너지 발전은 21% 증가했다. 수요를 따라가기에는 충분치 않다. 그래도 고무적인 발전이 있기는 했다. 간헐적으로 생산되는 태양에너지와 풍력 저장에 필수적인 배터리 기술에서 괄목한 만한 발전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구리, 니켈, 리튬 등 원료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배터리 업체들은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정유사 코크 인더스트리즈의 소유주 찰스 코크는 친환경주의자로 볼 수 없는 기업인이지만, 청정에너지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실용적 접근법과 수익 보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아는 사람이다. 전 세계 재산 순위 21위인 코크(86)는 2021년 초 희귀 원자재에 대한 필요를 줄이고 규모를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태양에너지 배터리 솔루션에 17억 달러를 투자했다. 배터리 재활용, 코발트를 철로 대체, 3D 배터리 출력 등도 투자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일단 무작위로 돈을 뿌린 뒤 되는 걸 선택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체에너지에서 “완벽한 답은 꽤나 괜찮은 답의 적”이라고 제프리 유벤이 말했다. 2020년 당시 58세였던 유벤은 20년간 운영해온 125억 달러 규모의 행동주의 헤지펀드 밸류액트(ValueAct)에서 은퇴한 후 운용자산 30억 달러인 인클루시브 캐피털 파트너를 맡았다. 엑손모빌 이사회에 소속된 그는 회사의 탄소격리 이니셔티브를 지원했고, 세계 최대 목재 펠릿 기업 엔비바(Enviva) 이사회에도 이름을 올렸다. 남동부 6개 주에 목재 공장을 둔 엔비바는 지속가능한 삼림 관리를 통해 얻은 나무와 폐목재를 모아서 압착해 3인치 길이의 펠릿을 생산하는 회사다. 생산량은 연간 600만 톤으로, 영국과 일본 등에서 이를 수입해 석탄 대신 발전소 연료로 사용한다. 유벤은 남동부가 “목재 생산의 사우디아라비아”라고 장난스레 말했다.

엔비바 CEO 존 케플러는 2027년까지 두 배 증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가들의 시선은 곱지 않지만, 유벤은 목재 펠릿이야말로 영리한 단기 해결책이라고 믿는다. 그는 “목재 펠릿이 조만간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자연스러운 단기 해결책이 하나 더 있다. 러시아산 에너지가 시장에서 사라졌기 때문에 수요를 잠재울 정도로 글로벌경제가 둔화되지 않는 이상 에너지 가격은 계속 치솟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문제는 자연히 해결되겠지만, 단기적 고통을 감내해야 하고 비화석연료 부문에서는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제에너지기구는 대체에너지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두 배 늘어나서 2030년까지 총 12조 달러를 투자해야 지구 기온 상승을 2℃ 이하로 잡아둘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래도 희망의 여지는 있다. 존 아널드는 이 기사에서 언급된 모든 방법을 시도하여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고, 지나친 정부 규제와 님비에서 비롯된 방해를 물리치면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는 더욱 저렴한 에너지를 찾는 데 뛰어난 능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 매진: 마이클 스미스(67)는 130억 달러를 투자해 2019년 LNG 생산시설을 완공하고 장기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유럽이 올해 겨울까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할 만큼 충분한 LNG를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독일에서는 갈탄을 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갈탄은 환경운동가들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규탄하는 갈색 역청탄이다.

※ 돈키호테의 전진: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낚시나 가는 게 낫겠다”고 억만장자 필 안슐츠(82)가 말했다. 16년 만에 관공서 규제를 모두 돌파하는 데 성공한 그는 미국 최대의 풍력단지 건설을 시작했다. 완공까지 80억 달러 자금과 4년의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전력 부족

저탄소 대체에너지는 미래 에너지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지만, 화석연료와의 경쟁에서는 아직까지 성적이 변변치 않다. 팬데믹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감했음에도 화석연료는 전 세계 1차에너지 공급 중 80%를 차지하고 있다.

- CHRIS HELMAN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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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호 (20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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