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재해 없는 안전한 사업장’ 실현을 위해 스마트 안전 기술을 도입했다. 포스코는 제철소 내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작업과 작업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안전관리를 할 수 있는 ‘지게차 자동 정지 기술’과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작업 수행 전 작업자가 출입증을 스마트폰에 태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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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지게차 사고의 심각성과 기존 안전 기술의 한계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지역 중소기업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여 지난해 11월부터 ‘지게차 자동 정지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지게차 사고 재해자가 총 5800여 명에 달하며, 이 중 사망자는 173명으로 연평균 30명을 상회한다. 특히 지게차와 작업자 간 부딪힘에 의한 사망 비율이 30%를 넘을 정도로 충돌 위험성이 크다.일반적으로 지게차에 적용된 안전 기술은 충돌 위험시 운전자에게 경고 알림을 보내는 정도다. 일부 업체에는 지게차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술이 있으나, 지게차와 사람 간 정확한 거리 측정이 어렵고 별도의 태그(Tag)를 부착한 작업자만 감지하는 등 기술적 한계가 있다. 또 작업자를 감지하더라도 지게차 기어를 중립으로 전환해 멈추는 방식으로 관성에 의한 정지거리 불균일, 경사로에서의 밀림 등으로 2차 사고 위험성이 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RIST·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 연구원이 공동으로 개발한 ‘영상 인식 기술’과 ‘자동 정지 제어 기술’은 AI·딥러닝을 활용한다. 영상 인식 기술은 AI·딥러닝 기술로 영상의 사람과 사물을 구분하여 인식할 수 있다. 지게차에 설치된 광각렌즈로 촬영한 영상을 좌표계로 변환해 지게차와 사람 간 정확한 거리 값을 계산한다. 덕분에 기존 기술과 달리 지게차와 작업자에게 별도의 태그를 부착하지 않아도 충돌 위험을 쉽게 인지할 수 있다.자동 정지 제어는 사람이 지게차에 근접 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자동으로 지게차가 정지하는 기술이다. 충돌 위험 거리가 6m 이내일 경우 알람이 울리고(1단계), 4m 지점에서는 감속이 시작되며(2단계), 2m 이내에 작업자가 접근하면 지게차가 자동으로 멈춘다(3단계). 전동식 지게차의 경우 개발된 안전시스템이 위험 상황을 인식하고, 이 상황을 지게차 중앙 제어장치(ECU)와 통신해 자동 정지한다. 또 엔진식 지게차의 경우 별도 제작된 제동용 기계장치를 활용해 위험 상황별 감속 혹은 제동 정도를 조정해 지게차가 효과적으로 정지한다.이러한 기술을 개발한 데는 지역 중소업체와의 협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게차 정비 수리 업체인 ‘마천중기’는 지게차 구조, 제동원리 등에 대한 전문지식을 포스코그룹에 제공해 지게차 자동 정지 기술에 대한 방향성 수립과 핵심 기술 개발을 도왔다. 안전기술 개발 업체인 ‘세종시스템’은 지게차에 설치된 카메라 센서와 제동장치를 연결해 작업자와의 충돌 위험 시 지게차를 정지시키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포스코는 기술을 개발한 지 6개월 만인 지난 5월 ‘지게차 자동 정지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제철소 스테인리스 공장 지게차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후 포스코 협력사인 ‘영남산업’과 ‘대명’의 지게차 각 1대에 ‘지게차 자동 정지 기술’을 적용해 협력사까지 확대했다. 포스코는 앞으로 ‘지게차 자동 정지 기술’이 필요한 국내 기업 및 기관에도 기술을 전파할 계획이다.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작업관리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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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개발한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은 작업별 위험정보, 개소별 작업자 현황, 관계사 투입 현황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관련 인원은 누구나 각 작업 개시 전부터 안전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실시간으로 확인함으로써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한다.포스코는 기존에도 제철소 내 작업 및 작업자 정보를 관리하고 관련 부서 및 담당자가 모니터링해왔다. 그러나 작업관리자가 직접 수기로 작성했기 때문에 실시간 통합관리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특히 각 작업개소에 투입되는 작업자들이 공정별 작업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포스코는 현장 작업자들의 이러한 불만사항을 수렴하고 문제점 개선에 나서 제철소 환경에 최적화한 실시간 통합 작업정보 관리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포스코는 포스코ICT와 협업해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을 완료, 현재 전 사업장에 적용했다.포스코의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의 주요 기능은 크게 3가지다. 첫째, 용역 작업을 포함한 제철소 내 모든 작업 및 작업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은 작업현황을 공장별 세부 작업개소로 구분하여, 작업별 고소(高所)·밀폐공간·화기취급 개소 등 위험정보와 해당 작업을 수행하는 작업자의 안전교육 이수 여부, 작업이력 등 상세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작업자는 당일 예정된 작업과 관련된 유사 재해사례를 확인하고 위험요소를 사전에 인지해 해당 작업의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업무에 임할 수 있다. 둘째, 작업관리자는 시스템을 통해 작업자의 안전교육 이수 여부, 작업 수행 이력 등 정보를 사전에 확인하고 최적의 안전작업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안전교육 미이수자, 초도 작업자, 고연령자 등은 시스템에서 별도 표시돼 미적격자의 작업 투입을 제한하고 취약 작업자의 고위험 작업 배치를 방지할 수 있다. 셋째, ‘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계획된 작업자와 실제 투입되는 작업자를 현장에서 최종 확인할 수 있어 작업자 임의 변경에 따른 마지막 안전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 작업 수행 전 안전 미팅(Tool Box Meeting)에서 작업자가 출입증을 스마트폰에 태깅(Tagging)하면 계획된 작업자와 실제 작업자의 일치 여부가 확인된다.‘작업현황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은 5월 현재 관계사를 포함해 제철소 내 근무자 1만1000여 명이 활용하고 있다. 특히 실제 제철소 내에서 작업을 수행하는 포스코 및 관계사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