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 여름 산불 시즌이 다가오자, 제스티.ai는 머신러닝을 활용하여 보험사와 집주인이 정확하게 위험평가를 하고 집과 재산에 대한 피해를 줄이도록 돕는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외곽에 선 아틸라 토스(49)는 숲이 무성한 주변 언덕들을 둘러봤다. 이 CEO는 지역 주민들이 ‘마을’이라고 부르는 곳을 내려다보고, 저 멀리에 있는 ‘도시’ 샌프란시스코를 바라봤다. 가까운 곳에 삼나무, 유칼립투스, 오크 등이 얽혀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거기에 도사린 화재 위험도 함께 보였다.이 ‘산림 인접지’는 1991년 오클랜드 힐스 산불이 발생한 곳에서 그리 멀지 않다. 당시 산불은 주거 밀집 지역에서 갑작스럽게 번졌다. 4일 동안 도시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의 집 3000채가 파괴되어 약 15억 달러(현재 가치로 32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25명이 사망했다. 토스는 이 지역에서는 거의 확실히 다시 산불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다.확실하지 않는 건 그 시기다. 또 어떤 지역이 위험한 지도 확실치 않다. 토스는 “핵심은 모든 집주인과 기업 오너들이 겪고 있는 데이터 중심적 이해 부족”이라고 말했다.그래서 설립 7년 차에 접어든 토스의 회사 제스티.ai의 역할이 중요하다. 제스티.ai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머신러닝 모델을 학습시켜서 고객(대체로 보험회사) 대신 산불 등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을 평가한다. 토스는 “위성 이미지, 건물 허가 데이터, 현지 기상관측소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기후변화가 재산에 미칠 영향을 설명한다”고 말했다.수요는 넘친다. 캘리포니아 삼림화재보호국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서만 역사상 최악의 산불 10건 중 8건이 지난 5년 새 일어났다. 이 산불로 보험 처리된 산불 관련 손실이 250억 달러 넘게 발생했다. 하지만 모든 재산이 보험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 앨라배마주에 있는 보험 대리업체 CRC 그룹은 2018년 캠프 화재 한 건으로 인해 발생한 비보험 손실액을 90억 달러로 추정했다.보험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서 집 한 채 보험에 들어가는 평균 비용은 연간 1177달러다. 주에서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시장임에도 지난 10년 동안 비용이 25% 증가했다. 보험업협회는 캘리포니아에서 보험 처리된 손실을 가장 많이 일으킨 산불 상위 10 건 중 8건이 2017년 이후에 발생했으며, 단 한 건만 20세기에 발생했다고 밝혔다. 재보험사 뮌헨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산불로 인해 2017년에서 2018년 사이에 발생한 보험 처리된 손실은 그 이전 10년간 발생한 손실 총액보다 많다. 보험정보연구소는 “이러한 손실 대부분은 산불 위험을 포함해 위험에 취약한 지역으로 사람들이 이사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보험사로부터 계약을 거부당한 고객(주로 시골 지역)이 연간 수십만 명에 이른다.제스티.ai가 보험회사에 홍보하는 내용은 이렇다. 지나치게 일반적이고 낡은 지도에 의존해서 보험에 등록할 건물과 집을 결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제스티.ai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용평가 점수처럼 산불 위험을 재산별로 측정하는 점수를 생성한다. ‘Z 화재(Z-Fire)’ 점수는 건물 건축 연도, 자재, 지붕 유형, 주변의 식생 분포, 인접한 땅의 기울기 등 집과 관련된 온갖 정보를 포괄한다. 일반적으로 보험사가 위험을 평가할 때 항상 고려하는 요소들은 아니다. 또 이 회사는 허리케인, 홍수, 기타 자연재해로 인한 위험을 평가하는 점수도 개발하고 있다.제스티.ai는 다른 AI 스타트업에 비해 비교적 적은 액수로 운영된다. 피치북에 따르면 2018년 이 회사는 벤처 펀딩에서 4740만 달러 가치를 평가받고 128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제스티.ai 측은 이 가치평가가 정확하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올해 초이 회사는 핀테크 업체 브렉스로부터 벤처 대출 100만 달러를 받았다. 파머스 인슈어런스, 에이온, 메트라이프, 버크셔 해서웨이 등 대형 보험업체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포브스는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을 2500만 달러로 추정했다. 회사 측은 재무 상황에 대해 2021년 매출이 3배 증가했다는 것 외에 다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새 위성 수백 개가 수집한 데이터와 항공 이미지용 드론 덕분에 즉시 사용 가능한 이미지가 급증하면서 사업이 크게 탄력을 받고 있다. 토스의 회사는 이러한 이미지를 수집하고 자산 기록, 건물 허가, 날씨, 화재 이력 등의 데이터와 결합한다. 토스는 자사 소프트웨어가 2D 이미지만으로도 오차율 10% 이내의 3D 지붕 모델을 빠르게 렌더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산출되는 제스티.ai의 점수는 이 재산이 재난 지역에 있을 확률이 어느 정도인지, 만약 그렇다면 재난의 심각성은 어느 정도인지 등 복잡한 질문에 답할 수 있다.토스는 “일부 고객은 AI를 무슨 주술처럼 생각하는 데, 그런 고객에게는 ‘나를 요리사라고 생각하라’고 말해준다”며 “스튜에 무엇이 들어갈까? 우리는 식생 밀집도와 경사를 본다. 바람의 패턴은 대단히 중요하고, 이전에 산불이 난 지역과의 거리도 중요하다. 산불은 안타깝게도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이런 AI 스튜를 만드는 데는 본질적으로 절충이 뒤따른다고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총괄 이사 마이크 라이언스가 말했다. 라이언스가 제스티의 모델을 특정하여 말한 것은 아니지만, 업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포브스에 “일부 기업은 확장이 대단히 어렵다. 특정 회사나 건물에 대한 구체적인 추천은 굉장히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라이언스는 모델이 많은 재산을 아우를수록 구체적인 사실보다 일반적인 추정에 의존하게 되기 때문이라며 “어느 정도 발견적 추론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토스는 1972년 헝가리에서 태어나 부다페스트 경영전문대를 졸업한 1995년에 미국으로 갔다. 2003년 시카고에서 노스웨스턴대 MBA를 취득한 뒤 7년 동안 컨설팅 업체 EY, 매킨지에서 일하며 전국의 여러 기업 사무실을 돌아다녔다.2008년 토스는 선에디슨(Sunedison) 부장으로서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약 700㎾ 전력을 제공하는 매사추세츠 스테이플스 프레이밍엄의 대규모 태양광 패널 설치도 포함됐다. 선에디슨에서 토스는 자신이 전 맥킨지 동료 쿠마 두부르와 다시 함께 일하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두 사람은 2015년 함께 제스티.ai를 설립했다. 두부르는 현재 제스티의 제품 부문 대표다.토스는 “이 사업을 시작할 때는 보험사업이 아니라 지붕을 보는 사업이었고, 미국 내 지붕 700만 개를 모델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7년 텁스 화재가 발생하면서 오클랜드에서 96㎞ 북쪽에 위치한 나파와 소노마카운티의 일부가 불탔다. 당시 화재는 23일 동안 지속되면서 145㎢를 불사르고 구조물 5600개를 파괴했다. 그 절반 정도는 산타로사에 있는 주택들이었다.제스티.ai가 재산에 대해 생성하는 점수는 고정불변하는 것이 아니다. 신용 점수처럼 개선될 수 있다. 화재 전문가들은 집주인에게 항상 ‘방어 가능한 공간’에 대해 말한다. 집 주변에 화재 위험이 최소화된 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 외에도 방화 지붕을 추가하는 등 여러 예방 조치가 있다.로드아일랜드 소재 아미카 상호보험의 선임 부사장 윌리엄 피츠는 회사가 텁스 화재로 큰 손실을 입은 뒤 화재 위험 모델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집 4만 채에 보험을 제공하는 아미카는 제스티의 경쟁사인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소재 코어로직의 제품을 사용했다. 그러나 손실을 분석하면서 코어로직이 ‘산불 위험 낮음’으로 표시한 일부 건물이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미카는 제스티.ai와 Z 화재 시스템으로 옮겨갔다.피츠는 이메일에서 “Z 화재가 아미카의 캘리포니아 포트폴리오 전체를 완전히 다시 보장하는 데 사용됐더라면 2020년 아미카는 캘리포니아주의 산불 손실 95%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현재 캘리포니아주는 주 단위 보험 규정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최초로 보험사들에게 “위험평가 대상인 개별 재산과 관련하여, 재산 차원에서 산불 위험 완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줄어든 산불 위험을 기반으로” 요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캘리포니아주가 이 산불에 한정된 보험 규칙을 제정할 경우, 미국 최초의 사례가 되며 제스티에는 큰 호재다. 이 규칙이 통과되면 보험업체는 제스티나 그 경쟁업체 중 하나와 함께 일하거나 자체적으로 모델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제스티.ai의 최대 경쟁사는 저지시티 소재 베리스크다. 그 외에는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자리한 코어로직과 케이프 애널리틱스가 있다.베리스크의 주요 제품인 파이어라인은 충분히 빠르게 조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았다. 지난 2018년 미국 소비자 옹호 단체인 유나이티드 폴리시홀더는 캘리포니아 보험국에 파이어라인의 확산이 캘리포니아주의 화재 취약 지역에 있는 집주인들의 보험으로 인한 캘리포니아의 “시장 위기”에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유나이티드 폴리시홀더는 제스티의 접근법도 완전히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유나이티드 폴리시홀더의 총괄 이사 에이미 바흐는 “제스티의 발전이 앞으로 기대되기는 하지만, 이 회사가 결코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제스티는 자사의 독점 특허 AI 기술이 장기적으로 힘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또 이 회사는 점수 산정에 고려되는 요인을 공개하기 때문에(즉 ‘블랙박스’가 아니기 때문에) 캘리포니아주, 애리조나주, 몬태나주, 오리건주, 뉴멕시코주, 유타주 등 6개 주 보험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토스는 “이는 대단히 큰 차별화 요소”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의 승인을 받은 산불 위험 모델은 제스티와 베리스크의 모델 단 두 개뿐이다. 또 토스는 올해 말까지 회사의 모델이 25개 주에서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제스티는 다른 자연재해도 다룰 수 있도록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토스는 회사가 이미 바람, 해일, 기타 폭풍우로 인한 피해 모델에서 상당히 높은 신뢰도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스위스리 연구소에 따르면 다음 도전 과제는 지난해 82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손실을 일으킨 홍수 피해를 모델링하는 것이다. 토스는 자신의 회사가 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토스는 “보험은 필요악이었습니다. 그렇죠? 돈은 내지만 절대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라니까요”라고 말했다. “저는 보험을 가장 중요한 것을 보호해주는 데이터 기반 파트너로 완전히 탈바꿈시킬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제스티.ai의 아틸라 토스 CEO가 1991년 오클랜드 힐스 화재가 발생한 지역과 가까운 ‘산림 인접지’에 서 있다.- Cyrus Farivar, Alex Knapp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