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계절을 재촉하는 트렌드 중에서 이번 시즌을 장악할 핵심 키워드 6개를 추렸다.
▎1. PRADA 2. AMI 3. DOLCE & GABBANA 4. GMB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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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TURN OF BIG SHOULDER2022년 F/W 시즌의 런웨이를 지배한 키워드를 딱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파워 숄더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어깨를 사방으로 늘린 과장된 파워 숄더가 화려하게 컴백하며 완전한 부활을 예고했다. 디자이너들은 어깨를 얼마나 넓힐 수 있을지 실험하듯 칼로 베어낸 듯 날카롭게 각진 어깨 실루엣의 코트부터 우스꽝스러울 만큼 큰 어깨 패드를 덧댄 재킷까지, 다채로운 파워 숄더 아이템으로 런웨이를 채웠다. 허리 벨트를 바짝 졸라매 과장된 어깨와 대비되는 드라마틱한 실루엣을 연출하는 프라다의 레더 트렌치코트, 초현실적으로 부풀린 볼륨감 넘치는 돌체앤가바나의 파워 숄더 라이더재킷은 이번 시즌 트렌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 아이템. 올가을이야말로 좁은 어깨로 위축됐던 과거를 훌훌 털고 태평양처럼 넓은 어깨로 당당히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LEATHER CHIC
▎1. HERMES 2. BIANCA SAUNDERS 3. VALENTIN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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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에는 옷장 속에 있는 가죽 아이템을 일찌감치 꺼내 놓는 것이 좋겠다. 찬 바람 부는 계절이면 매력을 발산하는 가죽 소재가 올 시즌을 압도하는 대표 소재로 떠올랐기 때문. 드레이핑이 돋보이는 가죽 바지, 번지르르한 광택이 흐르는 가죽 코트, 부드럽고 유연한 가죽으로 만든 블레이저 등 다양한 가죽 소재 아이템이 두각을 드러냈다. 가죽 아이템 하나만으로도 멋스럽지만, 아우터와 팬츠를 가죽 소재로 통일해 풀 레더 룩을 연출하는 것이 이번 시즌 식 가죽을 입는 방법. 올 블랙 룩에 컬러풀한 이너웨어나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거나, 에르메스 컬렉션을 참고해 내추럴한 무톤 코트로 부드러운 가을 남자로 변신해보길 추천한다. 비앙카 손더스처럼 비비드한 컬러의 가죽 슈트로 차분한 계절에 산뜻한 활기를 불어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GO ON SAFARI
▎1. LOUIS VUITTON 2. PRADA 3, 4. DI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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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과 실용성은 남성복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올 시즌 기능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데다 스타일리시한 면모까지 두루 갖춘 사파리재킷이 트렌드의 최전선으로 복귀했다. 디올, 루이비통, 폴스미스, 프라다 등 내로라하는 디자이너들은 다양하게 변주된 사파리재킷으로 런웨이를 장악했다. 어떤 디자인이어도 상관없다. 그저 수납에 용이한 넉넉한 포켓이 잔뜩 달린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다.
FUR TRIM
▎1. HERMES 2. COACH 3. AMI 4. PRA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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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사이 모피 사용을 반대하는 ‘퍼 프리(FUR FREE)’가 패션계의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퍼 프리 캠페인에 동참하는 브랜드가 많아져서일까? 이번 시즌 런웨이에는 풍성한 모피로 몸을 감싸는 대신 에코 퍼 트리밍 아우터나 액세서리로 볼륨을 더한 스타일링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프라다가 배우 제프 골드블럼을 앞세워 선보인 벨에포크 시대에서 영감을 받은 퍼트리밍 코트는 럭셔리하면서도 우아한 매력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이번 시즌 발군의 아이템. 안감에 푹신한 퍼 트리밍을 더한 에르메스, 투박한 텍스처의 퍼 트리밍으로 빈티지한 무드를 연출하는 코치의 코트도 눈여겨보자. 보온성과 스타일을 끌어올리고, 강렬한 존재감을 더해주니 금상첨화다.
ALL ABOUT BAGGY
▎1. VIANCA SAUNDERS 2. ZEGNA 3. ETRO 4. LOUIS VUITT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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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헐렁한 듯 넉넉한 실루엣의 팬츠가 공식적으로 컴백을 선언했다.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의 향수를 자극하는 Y2K 패션의 ‘필수템’ 배기팬츠가 한결 정제되고 우아한 모습으로 재해석된 것. 블랙에 가까운 생지 데님부터 복고적인 하이웨이스트, 우아한 드레이핑 팬츠 등 소재와 핏은 각기 달라도 넉넉한 바지통으로 대동단결한 배기팬츠를 만날 수 있다. 블루종재킷과 매치해 셋업 룩을 연출한 비앙카 손더스, 크롭트재킷에 벨트를 더한 로라이즈팬츠를 선보인 루이비통 등을 참고해 색다른 배기팬츠 룩을 즐겨보자.
HOURGLASS TAILORING
▎1. DIOR 2. HERMES 3. VETEMENTS 4. DUNHILL 5. PRADA 6. GMB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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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를 닮은 아워글라스 실루엣이 이번 시즌 남성 슈트의 대세 실루엣으로 각광받고 있다.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는 지금, 잘록하게 집어넣은 허리로 여성적인 실루엣을 대표하던 아워글라스 실루엣이 직선적인 요소가 다분한 테일러링을 대신해 남성복의 영역으로 펼쳐진 것. 기품 있게 흐르는 곡선 실루엣의 재킷에 직선으로 뚝 떨어지는 팬츠로 우아하면서도 댄디한 비즈니스룩을 연출한 던힐의 룩은 트렌디한 비즈니스룩의 모범 답안. 디올이 제안한 아워글라스 실루엣의 블레이저에 조거 팬츠를 매치해 생경한 듯 신선한 룩은 올가을 한 번쯤 따라 입고 싶은 스타일이다. 잘록해 보이는 허리가 관건인 만큼 지금부터라도 지난 몇 년 동안 넉넉하고 편안한 실루엣에 길들여진 몸에 바짝 긴장을 불어넣어야 할 때다.- 정소나 기자 jung.sona@joongang.co.kr·사진 각 브랜드 제공,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