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business)과 여가(leisure)의 합성어인 ‘블레저(bleisure)’ 문화가 확산하면서 호텔업계도 변화가 한창이다. 올봄 오픈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는 판교테크노밸리의 고소득층이 원하는 웰빙과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한다.
▎더블트리 서울 판교의 피타 루이터 총지배인은 “가족·연인·강아지와 함께 등 일상의 모든 순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더블트리 바이 힐튼 브랜드의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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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도 성남 판교가 호텔업계의 각축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0년 연말 ‘조선 그래비티서울’이, 2021년 여름 ‘나인트리프리미어’가 들어선 데 이어 올봄 ‘더블트리 바이 힐튼’이 오픈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올해 안에 ‘베스트웨스턴’도 문을 열 예정이다.호텔업계가 판교에 주목하는 이유는 풍부한 지역 내 수요 때문이다.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네이버, 카카오 등 IT기업에 8만여 명이 근무하면서 주변에 ‘영&리치’가 모이는 신흥 부촌이 형성됐다. 이들이 굳이 서울까지 나오지 않고 지역 안에서 ‘호캉스’를 즐기려는 경향이 늘면서 호텔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기업이 많아 장기 출장이나 비즈니스 행사 수요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지난 4월 오픈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이하 더블트리 서울 판교)’는 지하 4층~지상 21층 높이의 건물 두 동이 이어진 형태로, 자연채광이 가득 들어오는 호텔 객실 432개와 레지던스 170실을 갖춘 경기 남부권 최대 규모의 호텔이다. 레스토랑, 카페, 실내수영장,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테니스코트, 사우나 등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한 부대시설도 마련했다. 특히 대형 LED 미디어월, 음향장비 등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그랜드볼룸은 성남 최대 규모의 연회장으로 꼽힌다.8월 중순 더블트리 서울 판교에서 만난 피타 루이터 총지배인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업무의 시간·공간 제약이 없어지면서 직장인들이 휴가지에서 개인 비용을 들여 체류하며 업무를 보는 ‘블레저’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우리 호텔은 럭셔리한 호텔 객실뿐 아니라 장기투숙객을 위한 레지던스, 비즈니스를 위한 이벤트 장소, 지역 고소득자를 위한 웰빙 옵션, 개인과 가족을 위한 F&B 제안 등 ‘풀서비스 업스케일’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호텔 자체가 여행의 최종 목적지’ 추구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는 경기 남부권 유일의 5성급 호텔이다. ‘풀서비스 업스케일’을 지향한다. / 사진: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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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트리 바이 힐튼은 전체 힐튼 호텔그룹의 포트폴리오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다. 현재 50개국 이상에서 640개 넘는 호텔이 영업 중이며, 호텔업계에서는 시그니처인 따뜻한 초콜릿칩 쿠키로 고객을 맞이하고 지역사회 봉사에 열심인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피타 루이터 총지배인은 “영&리치는 특별한 경험을 중요시하는 소비성향을 보여주는데 이는 호텔을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라며 “우리도 이런 흐름에 맞춰서 ‘5성급 호텔’ 공간이 주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더블트리 서울 판교는 2인 코스 디너와 스페셜 어메니티 등으로 구성한 ‘마법의 숲 패키지’, 반려견과 함께 투숙이 가능한 ‘리틀 버디(Little Buddy)’, 양봉 프로젝트와 연결한 ‘비 해피(BEE Happy) 패키지’ 등 다양한 패키지와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더블트리 서울 판교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묻자 피타 루이터 총지배인은 힐튼의 아너스 멤버가 되는 것을 추천했다. 아너스 멤버가 되면 전 세계 19개 브랜드의 힐튼 호텔 어디서나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는 호텔 자체를 여행의 최종 목적지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모든 시설과 서비스를 다 경험해보고 추후에 그 시설을 다시 누리고 싶어 방문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가족·연인·강아지와 함께 등 일상의 모든 순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더블트리 바이 힐튼 브랜드의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피타 루이터 총지배인은 “한국 소비자들은 호텔 이용법을 매우 잘 알고 있어서 원하는 서비스나 시설 등이 뚜렷하며, 만족도가 떨어질 경우에는 피드백을 빠르게 주는 편”이라며 “힐튼은 ‘Make it Right’ 프로그램을 통해 투숙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빠르게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 프로그램에 한국 소비자들이 많이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더블트리 서울 판교는 경기 남부권에서 유일한 5성급 호텔이자, 최근 성남시가 MICE 산업을 키우고 있어 이에 대한 전략도 세워두었다. 그는 “이제는 다운타운에서 멀더라도 호텔 안에서 MICE 관련 서비스와 호텔 서비스를 모두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기능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MICE 산업에서 호텔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공간과 음향시설인데 우리 호텔은 성남 최대 규모와 최첨단 시설을 갖추었다”고 말했다. 호텔의 장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도심에 자리하지 않더라도 MICE 수요 유치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설명이다.오픈 초기라 마케팅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그는 “힐튼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인프라나 네트워크가 굉장히 글로벌하고 촘촘하게 펼쳐져 있어서 글로벌기업들에 우리 호텔을 알리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다”며 “호텔 인근의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성남에 자리한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고객 대상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철학을 호텔에 담았다” 피타 루이터 총지배인은 힐튼에서 20년간 경력을 쌓았다.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홍콩, 태국, 일본, 한국에서 다양한 커머셜 포지션을 역임했고 가장 최근에는 콘래드 서울에서 커머셜 디렉터로 일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은 지향하는 가치에 따라 소비하는 ‘가치소비’를 추구한다. 선한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착한소비’, 친환경적인 제품을 소비하는 ‘그린슈머’ 등을 위해 지갑을 여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이는 힐튼이 추구하는 가치와 일맥상통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힐튼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을 위해 글로벌 ESG 캠페인 ‘목적이 있는 여행(Travel with Purpose)’을 진행하는데 우리 호텔도 그 일환으로 자원순환과 효율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대표적인 것이 피타 루이터 총지배인이 직접 기획한 ‘도심 속 양봉 프로젝트’다. 도시 양봉 전문 사회적기업 어반비즈의 도움을 받아 지난 4월 레지던스동 루프톱에 양봉장을 조성했다. 벌통 10개를 설치해 꿀벌 20만 마리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아카시아 철과 여름을 거치면서 개체 수가 훨씬 늘었다. 지난 6월 처음 벌꿀을 수확했고, 연간 100~120㎏가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렇게 수확한 벌꿀은 각 식음(F&B) 업장에서 다채로운 스페셜 메뉴로 선보이고 있다. 피타 루이터 총지배인은 “루프톱 양봉 프로젝트로 좋은 이웃이자 지구의 사려 깊은 주인이 되고 싶은 우리 호텔의 철학을 전하는 동시에 게스트의 참여를 유도해 재미있고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기회가 생겨 이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면 어떤 코스를 추천하겠냐”는 물음에 그는 “아름다운 전망과 따뜻한 초콜릿칩 쿠키는 물론이고, 테니스코트와 골프연습장을 포함한 웰빙 시설은 투숙객이 가장 좋아하는 서비스”라며 “제가 만약 1박을 묵는다면 퍼스널트레이닝 세션을 통해 액티비티 활동을 하고, 루프톱 닉스에서 초록빛 포레스트 뷰를 구경하며 애프터눈티와 샴페인을 즐긴 후, 저녁엔 수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선임기자 chodj21@joongang.co.kr / 사진 지미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