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NEW YEAR ESSAY 2024] 다시, 초심(39) 김소형 PBG 대표 

처음도, 앞으로도 미술과 함께하는 삶을 위하여 


▎김소형 PBG 대표
2023년은 프린트베이커리의 10주년이었다. 프린트베이커리는 멀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미술을 누구나 가깝고 부담 없이 향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미술 대중화 브랜드다. 집을 꾸밀 때 가구를 사듯 당연히 미술품을 고민하고, 집들이 선물로 가볍게 그림 한 점 들고 갈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며 시작했다. 놀랍게도 사람들은, 더욱 쉽게 미술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든지 이 낯선 문화를 소비할 자세가 되어 있었다. 가볍게 소장할 수 있는 에디션 작품을 선보이던 것에서, 패션, 라이프 스타일, F&B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도시의 공공미술 작업 등 일상의 모든 틈새에서 미술을 만날 수 있도록 활동 영역이 넓어졌다.

2023년 1월, 드디어 국내 미술시장 1조원 시대가 열렸다는 호재가 들렸다. 국내 시장의 성장이 국제 무대에서의 활약으로 확장되기를 바라며 다들 기뻐하던 때가 기억난다. 프린트베이커리 역시 본격적으로 한국 미술의 세계화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반가운 소식은 잠시,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라 미술시장도 금세 위축됐다. 계속 상승곡선을 그리던 브랜드의 성장 역시, 시장의 위축과 함께 정체기를 맞았다. 매력적인 아티스트도, 유일무이한 작품도, 거대한 유통망도 모두 갖춘 우리가 이 시기를 타개할 방법은 무엇일까?

물망초심(勿忘初心)이라고, ‘처음의 의지와 마음가짐을 끝내 잃지 말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어디에서든 미술을 누리는 사회’, 이것이 나와 프린트베이커리의 근간이다. 일을 하고 밥을 먹는 작은 순간들을 미술과 함께하고, 그것으로 모두의 삶이 더 풍성해지는 것. 2024년은 시장의 위기에 맞서 다시 초심으로, 더욱 더 대중을 위한 미술을 선보일 것이다. 시장의 위기가 브랜드의 위기는 아님을 공고히 하고, 오히려 이 순간에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꾸미길 바라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펼칠 예정이다. 처음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모두의 삶이 미술과 함께 행복하길 바라며.

202401호 (20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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