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ANNUAL BRIEF 2024] 인터뷰 | 박석길 JP모간 이코노미스트 

연착륙 가능성 커진 세계 경제 

이진원 기자
글로벌 경기가 2024년 중에 연착륙(Soft Landing)할 수 있다는 희망이 커졌다. 연착륙은 경기의 변동성이 크지 않으며 서서히 안정기로 접어들어 그만큼 경제주체들이 예상치 못한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적고 안정적·지속적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한국 경제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선도적으로 연착륙할 것으로 JP모간은 내다봤다.

금리 하락으로 전반적인 정상화의 해

“2024년을 맞이하며 경기 전망에 대해 ‘어느때보다 불확실성이 높다’, ‘어렵다’,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의견이 일부 있지만 저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지난 2020년 말을 돌아봅시다. 당시는 팬데믹 발발로 인해 경제학적 요인이 아니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 고민했었죠. 이제 팬데믹이 종료하고 금리, 인플레이션 등 경제학적 전망의 이슈로 회귀했고, 지금은 그때에 비해 예측의 오차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성장률, 교역,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통화정책, 재정정책 등 거시경제 여건을 기반으로 금융 변수를 예측하는 박석길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는 금리 하락으로 전반적인 정상화의 해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올해도 여러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지만, 이슈는 경기가 얼마나 부드럽게 착륙하느냐이며 시장에 파괴적이 아니라 얼마나 부드럽게 영향을 줄 것인가가 관심사라고 했다.

그는 “한국이 통화정책의 변화, 금리 인상과 인하를 다 겪어도 미국 등 주요 선진국보다 금리차가 구조적으로 크게 발생할 수 있는가, 그리고 환율이 미칠 영향이 있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국내 경제가 기초체력에 기반해서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기준금리가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지난 몇 분기 동안 높게 유지됐지만, 통화정책의 정상화 과정에서 부작용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한국은 내수시장의 최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평가되므로 선제적으로 연착륙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기업가들은 (거시경제와 관련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긍정적 메시지를 던졌다.

GDP성장률, 순수출 순풍으로 올해 2.1% 회복

JP모간은 한국의 연간 실질 GDP성장률이 지난 2023년 1.3%로 소폭 성장한 반면 2024년에는 2.1%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큰 회복 원동력은 순수출(수출에서 수입을 뺀 금액)에 있다”고 설명했다. JP모간 보고서는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기술 사이클의 지속적인 회복과 둔화로 2024년에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2024년에는 2023년보다 성장이 둔화되는 글로벌 추세에 맞서, 한국은 기술 주기 회복과 내수 조기 연착륙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은 점진적으로 2% 목표에 접근

국내 인플레이션은 2024년 3분기까지 이상적 수치인 2%에 접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 전제 조건은 안정적인 국제유가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박은 일단락됐고 핵심 가격은 안정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근원인플레이션(Core Inflation)은 노동비용, 원부자재 가격 이차 여파 등이 있었지만 지난 3개월간의 가격 증가율 추이를 봤을 때 2%로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 주요 배경으로는 “첫째, 글로벌 상품 가격의 안정, 둘째, 국내 노동시장은 유연한 공급으로 임금 압박 면에서 선진국에 비해 양호한 상태이기 때문”으로 짚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3.5% 유지

JP모간 보고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CPI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지속적으로 수렴하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적어도 몇 달은 중립보다 높게 머물 것”이라며 “2024년 상반기까지 3.5%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4월 총선으로 인해 정책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 있으나, 거시경제 정책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선거 기간 중 경제정책 의제에는 미시적인 정책 논의가 포함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과 대외 수지를 안정화하기 위해 정책 입안자들 간에 합의가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공급망 등 지난 수년간 기조 이어질 것

글로벌 이슈와 관련해, 올해 세계 각국에서 선거가 예정돼 정치적·지정학적 변곡점이 있을 수 있어 기업들의 우려가 많다. 이에 박 이코노미스트는 “지정학적 배경은 빠르게 변할 수 있겠으나 기업 활동, 교역, 공급망 등에서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지난 몇 년 전부터 변화는 진행돼왔고 시차를 두고 변하기 때문에 현재의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 박석길 이코노미스트는…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인디애나대 경제학 박사, 한국은행 조사역, 국제통화기금 이코노미스트, JP모간체이스은행 서울지점 한국 이코노미스트(현)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 _ 사진 최기웅 기자

202402호 (2024.01.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