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소비자가 선택한 최고 브랜드
1990년대, 트렌드 좀 알던 사람들이 찾던 맥주는 단연 ‘버드와이저’였다. 병따개가 필수였던 국산 맥주에 비해 스크루 마개는 그 자체로 트렌디함의 상징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2010년대 들어서자 이를 즐기던 ‘X-세대’도 꼰대 취급을 받았다. 맥주 이미지도 트렌디함에서 올드함으로 바뀌었다.지금은 어떨까. 요즘 버드와이저는 MZ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브랜드로 변신했다. 변화의 이유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해답은 브랜드다. 버드와이저는 2017년부터 브랜드에 ‘음악’ 문화를 덧입혔다. 젊고 유망한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하고, 공연을 후원했다. 철저한 리브랜딩으로 이미지를 변신시켰다.요즘 SNS에선 버드와이저를 손에 든 MZ세대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소 고루한 것처럼 느껴졌던 과거 이미지를 벗어나 젊은 층의 문화와 감각을 적극 받아들인 결과다. 이제 MZ세대는 버드와이저라는 브랜드를 힙한 ‘뮤직 컬처’를 상징하는 브랜드로 받아들인다.브랜드는 영원불멸의 가치가 아니다. 브랜드를 어떤 방식으로 각인시킬 것인지, 콘셉트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에 따라 죽었던 브랜드가 가장 트렌디한 브랜드로, 또는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 수 있다.중앙일보와 포브스코리아가 최고의 브랜드를 엄선했다. 소비자·전문가 집단과 함께 분야별 브랜드의 가치를 평가했다. 기업과 지자체 총 53개 기업·기관 58개 브랜드를 뽑았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중앙일보·포브스코리아가 주최·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JTBC가 후원한다. 누적 선정 횟수가 많은 브랜드부터 소개한다.- 장진원 기자 jang.jinwon@joongang.co.kr
심사평 | 이명호 한국외대 경영학부 교수
“브랜드는 기업 수익 창출의 원천”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강력한 브랜드는 기업 수익 창출을 보장하는 소중한 자산이다. 브랜드를 육성하고 관리하는 것은 모든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핵심 과제다.기업의 상품과 서비스 개발 그리고 홍보·판매 등 마케팅의 전 과정이 브랜드 관리를 주축으로 전개된다. 기업체의 구조도 기존의 마케팅부서에서 브랜드매니저 조직으로 재편돼 브랜드가 기업 경영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브랜드 중심 문화를 구축하는 일은 결코 한 순간의 이벤트가 아니다. 치밀한 계획과 인내가 요구되는 사고, 삶의 방식에 대한 일생 동안의 헌신이다.브랜드 중심의 문화를 창출하는 일은 무형의 귀중한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공장 건설에 비유되곤 한다. 징표가 되는 성과물은 소비자의 더 큰 만족,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둔감도, 극소수의 고객 이탈, 성공적인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해 점점 높아가는 고객의 지출, 더 많은 고객의 추천, 사업의 확대 재생산 등으로 나타난다. 이번 2024 소비자선정 최고의 브랜드 대상에 선정되신 관계자 여러분의 그간 노고에 다시 한 번 깊은 찬사를 보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