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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향한 굶주림 

 

펜실베이니아의 아미시 지역에 자리한 가족 기업 클락 어소시에이츠는 아마존의 성공 비결을 식당 공급 사업에 적용해 180억 달러 규모 시장에서 약 5분의 1을 빠르게 차지했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그랬듯이 이들도 더 많은 점유율을 원한다.

▎마법사의 제자들 프레드 클락(가운데)은 클락 어소시에이츠를 자신의 아들인 CEO 진 클락(오른쪽)과 뛰어난 인재인 COO 데이비드 그로프(왼쪽)에게 물려주는 것이 “내 생애 가장 힘든 일이었다”고 말했다. / 사진:PHOTOGRAPH BY JAMEL TOPPIN FOR FORBES
눈 오는 1월의 어느 아침에 찾은 펜실베이니아 랭커스터, 메노파 기독교의 초등학교 건물이었던 곳에서 평면 모니터 한 대가 웹스토랑스토어의 현황을 보여준다. 웹스토랑스토어는 2만5000달러짜리 워크인 냉장고부터 15센트짜리 배달용 용기까지 음식점에 필요한 모든 것을 판매하는 곳이다. 사업은 호황이다. 설립 53년 차 가족 기업 클락 어소시에이츠의 인터넷 상점인 웹스토랑스토어는 오전 9시까지 이미 80만 달러 매출을 올렸다. 전날 매출은 860만 달러였다.

아직도 벽에 칠판이 걸려 있는 구 교실 옆에서 직원들이 수요를 예측하며 클락의 창고에 15㎏들이 피넛 버터 통, 부츠 모양의 맥주잔 등 웹사이트에서 판매하는 42만 개 제품이 충분한지 확인한다. 재고를 유지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클락 어소시에이츠의 매출은 2009년 8000만 달러에서 현재 40억 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연간 무려 32%씩 성장한 셈이다. 같은 기간 동안 직원은 350명에서 7000명으로 늘었다. 그 결과 초등학교 건물을 매입하게 된 것이다. CEO 진 클락(39)은 “공간이 절실히 필요했다”고 말했다.

진은 2020년 아버지 프레드(65)로부터 CEO직을 물려받았다. 말투가 퉁명스러운 프레드는 전기기사 출신으로 경영을 독학했으며 상식을 거스르기를 즐겼다. 모두가 음식점 설비는 온라인으로 잘 팔기엔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양문형냉장고만 해도 해산물 음식점을 운영하는지 한적한 동네 카페를 운영하는지에 따라 150가지 방식으로 구성이 가능하다. 그러나 프레드는 이러한 통념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는 큰 성공으로 이어졌다.

2004년 웹스토랑스토어를 시작하기 전까지 클락 어소시에이츠는 지역 내에서 음식점 설비를 공급하는 수백 개 업체 중 한 곳이었다. 상업용 부엌을 만들어주고 작은 구멍가게 체인 몇 개를 운영하기도 했다. 지난해 회사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 웹스토랑스토어는 클락 어소시에이츠를 업계의 거물로 바꿔놓았다. 클락 어소시에이츠는 디지털 매장과 창고 물류망, 하루 이틀 내에 전국 배송이 가능한 포장 시스템을 결합해 최소 180억 달러 규모인 미국 시장에서 약 20%를 점유했다. 무역 간행물 푸드서비스 이큅먼트 앤드 서플라이즈의 순위에 따르면 2022년까지 클락의 매출은 가장 가까운 경쟁사인 트라이마크 USA에 비해 약 10억 달러 앞섰다.

클락 측은 자사가 외부 자본 하나 없이 이러한 성과를 이뤄냈으며, 수익을 재투자하여 자본을 늘렸고 현재 은행 대출은 2억7500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다른 물류사업과 마찬가지로 수익률은 높지 않다. 특히 경쟁사 사업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부가가치 디자인 서비스에 비해 전자상거래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전문가들은 클락의 수익률이 20% 미만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러나 클락 일가를 억만장자 가문으로 만들기에는 충분한 금액이다. 진과 프레드는 클락 어소시에이츠 지분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데, 적게 잡아도 12억 달러 가치다. 나머지 세 임원이 적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프레드는 흰 타일로 장식되어 분위기가 밝은 본사 휴게실에 앉아 “절대 원래 계획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건물로 만든 통제 센터에서 400m 정도 떨어진 위치였다. 예를 들어 가장 중요한 웹스토랑스토어는 당시 대학생이었던 진이 여름방학 프로젝트로 집에 있는 동안 제품 수백 개의 사진을 찍으면서 시작됐다.

2004년에는 이미 아마존이 미국인의 쇼핑 방식을 바꿔놓은 뒤였지만, 그 변화는 음식 업계에 훨씬 늦게 찾아왔다. 요식업자들은 늘 하던 대로 지역 판매업체의 영업 사원을 직접 만나 물건을 구매했다. 알맞은 장비를 알맞은 구성으로 가져다 놓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판매업체는 학교 구내식당, 패밀리 레스토랑, 아니면 경기장이나 테마파크 같은 대형 공간 등 특정 틈새시장에 전문화되어 있었다.

예를 들면 냉장고가 유리문이어서 요리사가 안을 볼 수 있어야 하는지, 아니면 더 튼튼하고 보냉성이 좋아야 하는지, 바퀴와 다리 중 어느 쪽이 좋은지, 음식점이 휴스턴처럼 습한 지역에 있는지, 컴프레서가 위와 아래 중 어디에 있는지 등 고려할 사항이 대단히 많다.

그런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클락은 고객에게 선택사항을 알리려고 자체적으로 촬영한 고해상도 이미지와 동영상을 넣어 상세한 구매 가이드를 수백 개 만들었다. 그럼에도 궁금한 것이 있다면 전화를 하면 된다. 클락은 잘 훈련된 상담 직원 400명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장점은 낮은 가격이다. 클락 어소시에이츠의 방대한 물량 규모는 제조사에 이점을 준다. 저명한 업계 컨설턴트인 로빈 애시튼은 “클락의 구매력은 타사에 비해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클락은 PB 제품 라인업에도 투자를 많이 했으며, 현재 PB 제품은 전체의 20%를 차지한다. 여기에는 종이접시나 프라이팬 등 기본적인 제품부터 냉장고, 컨벡션 오븐, 맥주 저장고 등 저렴한 가전도 포함된다. 랭커스터에서 카페를 하는 크리스털 위버는 클락의 설비 품질에 대한 악평이 높아 “버리는 브랜드”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며 “제품이 오래가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클락측은 자사 PB 제품과 타 브랜드 제품 간의 결함률에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많은 음식점이 종잇장 같은 마진으로 운영되므로 당장 몇 푼을 아끼는 것이 미래에 수리비를 내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

수년간 웹스토랑스토어의 핵심 고객은 동네 음식점이나 소규모 자영업자였다. 그런데 패스트푸드 체인들이 프랜차이즈를 시작한 뒤 웹스토랑스토어가 모회사 공급업체보다 저렴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진 클락은 “이런 체인들로부터 ‘전국 배포 담당 부서와 이야기하고 싶다’는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며 “당시 나는 ‘그런 부서는 없는데요’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있다. 클락 어소시에이츠는 최근 도미노와 올해부터 시작되는 60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사상 최대 규모의 전국 계약이다. 또 칙필레, 서브웨이, 디즈니와도 계약을 체결했다. 지금까지는 작은 조리 도구, 주방용품, 냅킨과 컵 등 일회용 제품만 공급했다. 그러다 소규모 체인(레이징 케인스와 덕 도너츠)에 설비 판매를 시작했으며, 클락은 이 시장에 아주 관심이 많다. 컨설팅업체 테크노믹에 따르면 상위 500개 체인이 미국 전체 요식업 매출에서 약 60%를 차지한다.

“우리 자금만으로 성장할 것”

진 클락은 주방 너머를 보고 있다. 클락 어소시에이츠는 웹스토랑스토어의 인프라를 활용하여 청소용품 등 자사 제품 일부를 다른 업계에도 판매할 수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진은 “그리들은 필요로 하는 곳이 아주 많다”며 “대걸레 양동이는 사용하지 않는 업체가 단 한 곳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쟁이 만만치 않다. 음식점 공급업체가 통합되고 있다. 음식점 공급 대기업 시스코가 클락의 두 번째로 큰 경쟁사인 에드워드 돈을 지난 12월 인수했다. 아마존도 있다. 컨설팅업체 배리 프렌즈 오브 펜탈렉트에 따르면 인터넷 최대 소매업체인 아마존은 2022년에 음식점 설비·소모품 부문에서 5억 달러 매출을 올렸다. 프레드 클락은 걱정하지 않는다. 프레드는 “우리는 아마존에 비하면 구멍가게”라면서도 “이 구멍에서는 우리가 최고”라고 말했다.

프레드는 1976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아버지와 삼촌이 운영하는 전기설비 업체에서 일했다. 클락 어소시에이츠의 전신이었다. 그는 학업에 흥미가 없었다. 프레드는 “학교는 돈을 버는 데 방해가 될 뿐이었다”고 말했다.

1970년대에 랭커스터 지역에 아미시 교도를 보러 오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먹일 곳이 필요해졌다. 인근에 대규모 패밀리 레스토랑 스타일 음식점이 생겨났고, 클락 일가는 그들의 가전을 고쳐주는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개발했다.

때로는 가전을 교체해야 했다. 젊은 프레드는 필라델피아까지 128㎞를 운전해서 스토브 등 설비를 싣고 왔다. 매출이 오르기 시작하자 1993년 랭커스터에 가전, 냄비, 팬, 주방용품 등을 판매하는 레스토랑 스토어를 열었다. 현재 미국 동부 연안 지역에 11개 매장이 있으며 올해 매출은 3억2000만 달러로 전망된다.

진 클락의 사무실은 랭커스터 레스토랑 스토어 뒤편에 작은 칸막이로 이뤄져 있는데, 책상에 있는 CEO 명판이 아니면 CEO 사무실임을 알아보기 어렵다. 진은 사모펀드 업체로부터 수억 달러를 받아서 오프라인 매장을 플로리다까지 확장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외부 자금을 받으면 2년 안에 새 매장을 12개는 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은 그런 자금을 받지 않는다. 진은 “우리 자금만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웹스토랑스토어의 접근법도 마찬가지다. 2004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 직원 4명이 랭커스터 레스토랑스토어의 창고 안에 합판으로 만든 판잣집에서 일했다. 그 4명이 매대에서 주문을 채워 넣었다.

대부분의 음식점 공급업체는 규모가 작으며 낮은 마진으로 운영한다. 온라인 판매로 실험을 할 만한 여유가 없다. 인터넷으로 진지하게 실험을 했던 덴버의 푸드서비스 웨어하우스는 과도하게 공격적으로 확장한 끝에 2016년 파산했다. 레스토랑 스토어를 운영하는 스티브 리먼은 경쟁사들이 이 사례에서 온라인 판매는 안된다는 잘못된 교훈을 얻었다며 “사람들은 웹스토랑스토어가 언제 문을 닫을지 묻곤 했다”고 말했다.

2020년 CEO에서 회장으로 물러난 프레드 클락은 자신이 아들의 경영을 방해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했다. 프레드의 은퇴 후 계획은 클락 어소시에이츠에 물건을 공급할 새 사업을 일구는 것이다.

프레드는 메릴랜드에 휴지, 페이퍼 타월, 컵, 냅킨 등을 제조하는 작은 자동화 공장 3개를 세우고 있다. 목표는 클락 어소시에이츠가 현재 해외에서 조달하는 제품을 국내에서 더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는 것이다. 프레드는 “나는 이 일이 좋다”며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How To Play It - 진보적인 주들을 중심으로 음식점 노동자 급여를 올리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동네 음식점에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그런 업체에 냅킨이나 냄비를 파는 업체에도 좋지 않은 소식일 수 있지만, 식품 가공 장비 제조사에는 좋은 소식이다. 생존하는 음식점들은 직원 수를 줄이고 자동화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할 것이다. 한 시간에 피자 74판을 만들어내는 컨베이어벨트 오븐부터 로봇 빵 굽기 기계까지 온갖 제품을 만드는 미들바이가 대표적이다. 또 집에서 요리하는 사람들에게 6100달러의 바이킹 브랜드 주방 제품을 판매한다. 주가는 지난 30년 동안 2만5100% 증가했지만 2024년 예상 실적에 비해 14배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윌리엄 볼드윈은 포브스의 투자 전략 칼럼니스트다.

※ 랭커스터의 명물들
- 필라델피아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인 클락의 본사 소재지 랭커스터는 미국 최대의 아미시 공동체 프랭클린 앤드 마셜 칼리지와 더치 원더랜드 테마파크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이 테마파크는 2001년까지 클락의 친척들이 소유하고 있었다. 진 클락은 “큰 도시는 아니지만 자랑거리가 아주 많다”고 말했다. 진이 좋아하는 도시 명물들을 소개한다.


▎사진: PATRICK WELSH FOR FORBES, CASTLE/ALAMY
버드인핸드 패밀리 레스토랑 앤드 스모가스보드 - 수제 파이, 미트로프, 칠면조구이 등 진이 좋아하는 아미시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마을 근교의 1700년대부터 있었던 터에서 영업한다.

풀턴 극장 - 1852년에 문을 연 이 영화관에서 [찰리와 초콜릿 공장],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등을 볼 수 있다. 마크 트웨인, 무성영화 스타 새러 번하트 등이 이곳을 찾았다. 진은 “보석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랭커스터 컨트리 클럽 - 운이 좋게 이곳의 회원이 된다면 윌리엄 플린이 설계한 걸작 18홀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다. 회원이 아니더라도 괜찮다. 올해 5월 개최되는 2024년 미국 여성 오픈 티켓을 구하면 LPGA 프로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다.

캐블라 미트 컴퍼니 - 도시의 역사적 구역에서 정육점과 햄버거 음식점이 결합된 이 매장에 방문하여 현지 육류와 농산물로 만들어진 햄버거나 파스트라미 샌드위치를 맛보자. 진은 “훌륭한 버거를 먹고 싶다면 여기만 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 Jeremy Bogaisky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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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호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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